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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호 Jan 28. 2023

일정계획을 잘 수립한 것일까?
실행을 잘한 것일까?

정확한 일정은 추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키는 것이다.

프로젝트 관리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잘한 것이라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관점에서 일정계획을 잘 수립했다는 것은 ‘주어진 업무를 팀원과 함께 끝낼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간’을 추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에서 추정은 실제로 존재하는 값을 예측하는 활동이다. ‘생산제품의 불량률’, ‘시민들의 출근시간’등이 그 예다. 불량률과 출근시간의 추정값은 실제 불량률과 출근시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추정치와 실제 값은 상호 독립적이다. 그러나 일정목표는 실제 완료일자에 영향을 미친다. 분당에서 부산 사직동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5시간으로 추정하여 약속했다면 운전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휴게소를 들르는 횟수, 자동차 속도를 조정할 것이다. 분당에서 부산 사직동까지 4시간 50분이 걸렸다면 추정을 잘한 것일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행을 잘한 것일까? 프로젝트의 성공도 계획과 실행을 모두 잘해야 가능하다. 다만 실행으로 커버가능한 계획일 때 가능하다. 

 

수행기간 추정이 어려운 이유 

업무 수행기간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생산성’과 ‘업무의 규모’를 알아야 한다. 또한 프로젝트는 팀원들과 함께 수행하기 때문에 팀웍은 ‘팀원의 생산성’과 ‘업무의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 팀웍이 나쁘면 팀원의 동기부여가 안되고 부정적인 갈등이 증가하여 생산성이 낮아진다. 또한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미흡하면 요구사항 변경이 많아지고 그 결과는 업무규모가 증가하는 것과 동일하다.                                                       

일정계획 수립의 불확실성

 

업무 수행기간을 추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업무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정계획을 수립하는 프로젝트 착수시점에서 전체 요구사항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요구사항 내용 파악도 어려운 시점에서 요구사항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고객도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젝트 팀이 요구사항의 크기를 파악하기는 더욱 힘들다. 모든 프로젝트의 업무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아파트 건설과 같이 건설할 아파트 규모를 사전에 결정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팀원의 생산성을 파악하기 힘들다.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의 생산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할 사람들에게 주어진 업무를 완료하는데 필요한 기간을 물어보지만 과소추정하는 사람도 있고, 과다추정하는 사람도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팀원들의 생산성을 파악할 때는 각종 시간도둑(time robber)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조사, 휴가, 본사의 업무요청, 팀원들의 개인사(이직, 실연..) 등을 고려한다면 생산성 손실을 어느정도(10~20%) 감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팀웍을 예측하기 힘들다. 

프로젝트 팀웍을 만드는 과정은 역동적이다. 팀원들 간의 상호작용, 리더들의 리더십, 이해관계자들의 성향 등이 어우러져 팀웍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할 때는 우수한 팀웍을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팀웍이 망가지는 상황만 생기지 않길 기대해야 한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대인관계 문제로 팀웍이 나빠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확실한 일정, 불확실한 일정, 불가능한 일정   

프로젝트 착수시점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는 고객과 합의한 프로젝트 일정계획을 세 가지 유형으로 판단할 수 있다. 확실한 일정’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가능한 일정이다. 반대로 ‘불가능한 일정’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일정이다. 불확실한 일정’은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정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일정달성 가능성은 0과 1 사이의 수많은 실수(實數)와 같다. 불가능(0)에 가까운 불확실 일수도 있고 확실(1)에 가까운 불확실 일수도 있다. 


확실한 일정과 불가능한 일정은 업무의 크기(난이도 포함)와 팀원의 역량(생산성)이 결정한다. 팀원에게 주어진 업무의 크기가 팀원의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하면 불가능한 일정이 되고, 팀원의 역량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확실한 일정이 된다. 프로젝트를 착수하는 시점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는 이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확실한 일정은 감사하게 수용하고, 불가능한 일정은 피하거나 불확실한 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불확실한 일정은 업무의 규모, 팀원의 역량, 팀웍의 수준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구사항이 많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고, 요구사항은 적정하지만 티밍이 다 되지 않았거나 이해관계자와 팀원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해 팀원의 생산성 또는 팀웍이 일정 불확실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젝트 착수시점에 미래 프로젝트 성과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에 달성가능한 성과의 구간을 추정할 뿐이다. 주어진 정보를 활용하여 최선의 추정을 한 뒤 프로젝트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프로젝트 일정목표의 달성여부는 추정의 신뢰성과 프로젝트 팀원의 노력(생산성, 팀웍)에 달려있다. 프로젝트 목표 달성은 계획수립과 실행을 잘했을 때 가능하다. 아무리 잘 실행해도 무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달성가능한 일정계획을 수립해도 팀웍이 무너지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착수 시엔 일정을 변수로 추정하고, 진행 시엔 상수로 관리한다. 

        
 프로젝트 계획수립 시점에 일정은 변수일수도 있고 상수일 수도 있다. 계획수립 시점에서 일정이 변수인 경우는 요구사항과 예산을 고객이 확정(상수)하고 일정은 고객과 프로젝트 팀이 협의하여 결정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계획수립 시점에서 일정이 상수인 경우는 일정을 확정한 뒤 목표달성을 위한 예산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아래 그림에서 ①은 일정이 변수이고 ②와 ③에서 일정이 상수이다. 

세 가지 유형의 프로젝트 제약

공장이전, 새로운 법 적용, 고객에게 약속한 상품 출시일과 같이 프로젝트 완료목표일이 확실하게 정해진 경우가 아니라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일정을 상수가 아닌 변수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프로젝트 목표 완료일이 큰 의미 없이 경영층의 말 한마디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정을 변수로 설정하는 계획이 프로젝트 팀에서는 부담이 덜하다. 더 많은 기간을 확보할수록 MM가 줄어들고 품질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프로젝트 일정을 상수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일정을 상수로 관리하려면 품질, 요구사항, 예산,  인력을 변수로 관리해야 한다.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고객과 요구사항이나 품질수준을 고객과 협의할 수 있고, 경영층과 인력 또는 예산을 협의할 수도 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확실한 일정이 아니었다면 프로젝트 일정은 저절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품질, 요구사항, 예산, 인력(잔업포함) 중 하나 이상의 조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다만 일정달성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일정준수를 계속 고집하면 프로젝트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정확한 일정은 추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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