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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호 Aug 27. 2019

43. B2B 상품기획 수립 시 유의사항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신상품 개발가이드

기업을 상대로 하는 상품기획과 일반 고객을 상대로 하는 상품기획은 많이 다르다. <B2B 마케팅 원리, 2009>에서는 B2B 시장과 B2C 시장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1) B2B 소프트웨어 상품의 고객가치 


기업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동기는 욕심이나 두려움 때문이다. 

개인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를 하거나, 취미생활과 같이 개인의 감성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은 감성이 없다. 기업이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욕심 때문이거나, 경쟁에서 뒤 쳐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돈을 벌기 위한 욕심은 주로 업무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다. SAP ERP, 고객관계관리(CRM), 형상관리, 테스트 자동화 도구들이 대표적이다. 경쟁에서 뒤 쳐지지 않기 위한 소프트웨어 상품은 많은 기업에서 고객서비스를 위해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소프트웨어가 해당된다. 챗봇 서비스, 모바일 앱 서비스 등이 경쟁사들의 서비스를 따라 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상품은 생산성향상 보다 사용하지 않으면 고객이 해당기업을 외면할까 두려워 적용한다. 


- B2B 소프트웨어는 가치제안의 혜택을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 

B2B 소프트웨어는 가치제안의 혜택을 매출증가,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리드타임 단축과 같은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업고객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가치제안의 혜택을 수치로 입증해야 하는 이유는 상품구매와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고 구매결정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의사결정은 감성이 아니라 고객 비즈니스 관점에서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수치를 기준으로 할 수 밖에 없다. 


- B2B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르다. 

B2B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특정부서의 직원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신저처럼 기업내 전 직원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산, 영업, 재무, 개발등 소프트웨어 사용부서가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구매자는 기업의 구매조직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구매를 원하는 조직과 구매를 승인하는 조직간에 견제가 발생한다. B2B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은 구매자가 원하는 요구사항(가격, 생산성, 원가절감효과 등)과 사용자가 원하는 요구사항(기능, 성능) 모두를 대응해야 한다. 


- B2B 소프트웨어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요구사항이 발생한다. 

B2B 소프트웨어에서 커스터마이징 요구사항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기업이 기존에 구축한 소프트웨어와 연계되어야 한다. 

기업에서 구매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기존 리거시 시스템과 데이터 연계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매하는 소프트웨어를 변경하여 기존 시스템과 데이터 연계를 위한 기능을 개발하거나, 기존 시스템에서 데이터 연계를 위한 기능을 개발해야 한다. 물론 양쪽 모두 기능 개선을 할 수도 있다.


• 해당기업 고유의 업무 프로세스를 반영해야 한다

다른 시스템과 연계를 고민하지 않아도 구매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자체에 대한 개선요구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영업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는데 구매기업의 영업 프로세스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해결책은 기업 프로세스를 상품에 맞추거나 기업 프로세스에 맞추어 상품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판매회사들이 구매회사 프로세스에 맞추어 기능을 개선해주는 조건으로 구매계약을 한다. 


2) B2B 소프트웨어 상품컨셉 정의시 유의사항 


- B2C 고객개발은 여론조사와 같고 B2B 고객개발은 인구조사와 같다. 

위의 문구는 <린분석,2014>에 나오는 문장이다. B2B 소프트웨어 상품의 경우 대상고객인 기업의 정보를 파악하기 쉽다. 그리고 기업의 담당자를 찾아가서 영업활동을 하기도 용이하다. 다만 개인고객의 구매보다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다. 정확한 인구조사를 위해 가가호호 방문하여 가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듯이 B2B 상품도 발품을 파는 만큼 고객 요구사항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정책을 정의해야 한다. 

B2B 소프트웨어의 경우 많은 고객들이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한다고 가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정책을 미리 정해야 한다. 대응정책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전문 파트너사가 커스터마이징 수행
 이 경우 전문 커스터마이징 파트너(VAR Value Added Reseller)가 있어야 한다. SAP ERP 커스터마이징을 전문으로 하는 개발회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판매하는 소프트웨어가 복잡할수록 전문화된 커스터마이징 파트너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사업모델에서는 그림 * 과 같이 최종 고객과의 계약은 파트너사가 하고 파트너사가 소프트웨어 상품을 구매하여 커스터마이징 한 후 고객에게 납품한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상품을 판매한 회사는 라이선스 대가만 취한다. 초기정책은 커스터마이징은 안하고 상품개발에 전념하기로 했지만, 판매가 미흡하여 수익확보를 위해 커스터마이징을 수행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공급회사가 커스터마이징 수행
 소프트웨어 공급회사가 커스터마이징을 수행하는 것은 스타트업 초기에 발생가능하다. 소프트웨어 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전문 커스터마이징 파트너는 없고, 고객은 커스터마이징을 원할 때 매출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 공급회사가 직접 커스터마이징을 해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상품 매출이 미흡한 경우 생존을 위해 발주사의 커스터마이징 요구사항을 이행하는 SI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상품과 상관없는 개발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SI 프로젝트는 전문 디자이너의 필요성도 낮아 개발자가 디자인의 많은 영역을 커버하며, 상품관리자 역할은 고객이 대신한다. 점점 상품기획의 전문성을 잃어버린다. SI 사업모델이 상품판매 비즈니스 모델보다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B2B 소프트웨어 사업의 경우 생존이 힘들 경우 SI전문회사가 되기 싶다는 것이다. 상품판매 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SI 프로젝트의 달콤함에 빠져 상품조직의 문화를 잃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정고객의 특화기능 요청에 유의해야 한다. 

고객 요구사항과 상품 요구사항은 다르다. 특화기능은 특정고객의 요구사항임에는 분명하지만 상품 요구사항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특화기능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특화기능은 계약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업에서는 상품 요구사항으로 주장하기 쉽다. 특히 경영층으로부터 계약체결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외면하기 힘들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층의 확실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특화기능 반영시 다음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 소프트웨어 복잡도가 증가하여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 특화기능을 개발하느라 중요한 상품 요구사항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 

• 상품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 기존고객의 사용편의성이 낮아 질 수 있다.  

 

3) B2B 소프트웨어 마케팅전략 수립시 유의사항 

 

우수 레퍼런스 확보가 중요하다. 

B2B 상품의 구매 결정 전에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해당 상품을 어떤 기업에서 적용했고 그 결과는 어땠나요?” 그 질문에 대해 동종업계를 리딩하는 기업이 해당 상품을 사용했고 결과가 좋았다면 의사결정이 쉬울 것이다. 반면 적용 레퍼런스가 없고 우리가 첫번째 고객이라면 구매 의사결정이 힘들 것이다. 그래서 B2B 상품의 첫번째 적용시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 B2B 상품은 고가이고 대면영업이 중요하다.

B2B 상품은 사용자 수가 많기에 고가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담 영업대표가 직접 고객을 방문하여 대면영업을 한다. B2B 상품은 광고보다 기업간의 구전효과와 대면영업이 영향을 많이 미친다. 대면영업은 고객의 입장에서 구매 의사결정을 위한 각종 자료제공과 설명회를 포함한다. 


- B2B 상품은 전환비용이 크다.  

B2B 상품은 구매 의사결정이 어려운 만큼 결정후에는 다른 상품으로 전환은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해당 상품과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의 연계가 있다면 그만큼 전환이 힘들다. 

• 다른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기존에 내린 의사결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책임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 기업은 변화에 대해 보수적이라 변화주도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 


- B2B 상품의 영업주기는 길다.  

B2B 상품은 구매금액이 크고, 의사결정이 복잡하여 영업 시작후 계약까지 기간이 6개월 ~ 1년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사업이 오래 걸리니 고객가치에 대한 학습기간도 오래 걸리고 상품개선 주기도 길어진다. 린 스타트업의 성공사례가 B2C 상품에서 많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B2B 상품개발의 경우 B2C보다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실적에 기반한 고객분석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B2B 상품은 구매 고객수가 B2C에 비해 작아 고객에 대한 심층분석이 가능하다. 고객별 매출규모, 수익성을 분석하여 기업에 큰 수익을 제공하는 고객군과 손실을 미치는 고객군을 구분할 수 있다. <린 분석, 2014>에서는 다음과 같이 세가지 유형으로 고객을 분류한다. 

많은 B2B 업체에서 상위 20% 고객들이 전체 수익의 150 ~300%를 차지하는 반면 중간 70%의 고객은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수준이고 하위 10%의 고객들은 수익의 50~200%를 깎아 먹는다. 


구매 의사결정 단계별 이해관계자를 식별하고 관심사항을 분석해야 한다. 

기업용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의 구매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한다. 기업들은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구매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5>에서는 B2B 소프트웨어 구매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평균 5.4명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IT 회사의 경우 CFO(재무책임자), COO(운영책임자), CMO(마케팅책임자), 법률고문, 구매임원의 승인을 받아야 상품을 납품할 수 있다. B2B 소프트웨어 영업을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누가 의사결정권자인지 그 사람들의 관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정리한 문서를 ‘이해관계자 맵’이라고 한다. 구매와 관련된 이해관계자중 유의할 사람이 구매를 반대하는 이해관계자이다. 무언가를 되게 하는 것 보다 안되게 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 MIT 스타트업 바이블,2014>에서는 구매과정 분석시 점검포인트에 대해 다음을 제시하고 있다.  

• 고객은 어떤 경우에 현상 유지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나 기회를 발견할까? 
 그들이 대안의 필요성을 느끼고 행동하도록 자극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 고객은 어떤 경로로 상품정보를 찾을까?

• 고객이 제품을 비교 분석할 때 사용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 의사결정의 열쇠를 쥔 핵심인물은 누구인가? 

• 핵심인물은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 핵심인물의 지출권한과 가용 예산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 단계별 소요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 고객의 구매 과정의 인풋과 아웃풋은? 


고객사 이해관계자를 합의를 도출하도록 지원하라  

고객이 B2B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과정은 크게 ‘문제식별 → 해결방안 결정 →공급자 선정’의 3단계를 거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문제에 대해서 합의를 하고, 해결방안 즉 솔루션에 대해서도 합의를 해야, 그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자 선정으로 이어진다. 이전의 영업이나 마케팅은 공급자 선정시점에서 자사 상품의 장점을 홍보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공급자 관점에서 영업단계는 ‘RFP 접수 → 제안 → 협상 → 계약’의 순서로 인식했다. CIO나 구매임원이 상품을 결정했던 시절은 그러한 방식이 통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이전과 같은 영업이나 마케팅을 하면 공급자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업기회들이 사라지거나 빨리 진행될 수 있는 사업도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와 해결방안을 분석하여 이를 고객에게 제시해야 하다. 자사 상품의 홍보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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