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버스를 기다리는
어머니는 꿈꾸는 요정이다
갈아 탈 수 있어서 좋겠다며
그리운 정류장을 병실로 옮겨온다
몸을 얹은 침대는 덜커덩거리는 버스
시릿골에서 진보면까지
6개의 정류장이 하나 둘
창 밖 가로수 벚나무로 박혀진다
하르르 웃음을 흔들며 첫발을 올리는 사람들
지긋이 눈 감고 맞이하며
반가운 손짓을 보내는 어머니
연분홍 쉐타에 흰 가운을 입은 간호사가 다가올 때
그 옛날 참았던 오줌이 누구 싶다며 잠시
버스를 세워 달라고 팔목 잡고 조른다
옆에 같이 올라 탄 연당댁 소일댁도
봄 나물 봇짐 꽃샘추위가 남긴
통증의 팔뚝을 걷어 붙이고
버스를 타고 지금 진보면으로 가는 중
흔들흔들 몸 중심을 잡는 어머니
침대모서리를 꼭 붙잡고
다음 정류장으로 건너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