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등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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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권분자



남겨진 달랑 한 장 달력 속

보름달을

고목이 찢으려고

까치발이다


12월을 갈무리하려는 저 손은

뼈마디 앙상한 노인의 손은 아니다


몸은 세월에 얼룩져 있지만

달을 원하는 손은

한 해 동안 자란 새순


1월부터 11월까지

쭉 딸려 나오는 필름은

속도가 너무 빨랐으나

아직도 내 몸 안에는

꺼내지 못한 뜨거움이 잔뜩 남았다


기다리는 달은

동그란 희망의 징표

거기 서서 나무가 되어 기다리면

어김없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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