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치과에 가기 위해 차를 몰았다. 대구에 살고 있지만 부산에 있는 치과로 원전 치료 가는 중이다. 다들 별스럽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말이다. 잇몸이 무너지고부터는 아무 치과나 들어가 치료받는다고 해서 회복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선생님은 이제 우리병원에 안 계세요”
“혹시 연락처는 알 수 있나요? 개원하신다고 하셨는데… ?
“우리는 잘 모릅니다.”
대구에서 부산까지 의사를 찾아왔는데 내가 찾는 의사의 연락처조차 알 수 없었다. 근무하던 병원에서 사표를 쓰고 개원해서 나간다는 말을 설핏 들었지만, 그 당시는 의사의 개인 전화번호를 물어본다는 생각조차 못했었다. 다만, 치료했던 병원으로 찾아오면 알게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었다. 그때의 생각과는 달리 막상 현실의 사정은 그렇지 못했다. 나는 재차 병원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연락처를 물었고, 다들 고개를 저었다. 의외의 반응에 의아해 하며 알만한 지인에게 전화를 넣었다. 지인들도 나와 같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곤 했었으니까, 암튼 쉽게 그분의 소식을 알 것이라 여겼는데 그건 아니었다. 하루 종일 그분의 행방을 추적하고 다니면서 사람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었다. 그때였다. 그분의 소식을 안다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의사분 돌아가셨다던데요.”
“아직 돌아가실 나이는 아니지 않나요? 50대신데…”
“몸담고 있던 병원과 금전 문제로 분쟁이 있었고, 억울한 부분이 컸었나봐요. 약한 것도 죄잖아요.”
아! 세상은 역시 도덕보다 힘의 논리라는 말이 맞긴 맞는 말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