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상 시
늙은 배나무는
상처 덧난 새의 위장
명치끝 소화되지 못한 옹이에
흰 봉오리 매달고 있다
짓무른 발 바위까지 뚫으려는
번식의 욕구가 꽃을 피운 걸까
시든 몸이 오래 삭힌 종이 내밀듯
달팽이관 되짚어 가지 끝에 거는
귓불의 무게가 가볍다
오래된 나무가 먼 데까지 귀 기울여
내려놓는 꽃잎
발끝까지의 거리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