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늦가을 아스팔트 위를 구르는 낙엽에서,
세상의 무게를 견뎌낸 노인의 마른 등을 본다.
저 얇고 바스락거리는 존재도
한때는 도도한 콧날과 영롱한 입술은 있었다.
갈색슬픔을 꾹 물고 흐린 동공으로 먼 허공을 응시한다.
간혹, 태어났던 나뭇가지에서
아직도 엄마가 보이는지
주름진 얼굴에는 배냇짓하는 천진한 미소가 스친다.
햇살 아래 잠시 금빛으로 빛나다가 빠르게 굳는 무표정,
모든 연결이 끊어진 채 홀로 살아가는
고립된 현대인의 초상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구르고 구르는,
헛되고 헛된 존재의 무상함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오브제를
무심한 발끝이 툭툭 차고 지나간다.
콘크리트 위를 홀로 굴러다니며
내가 너를 모르듯,
너도 나를 모를 뿐이라고 중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