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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Aug 30. 2021

별미진미 (7) 순천「꼬들배기」김치

김치 씀바귀 잎보다 큰 꽃상치 一名 「人夢김치」 ·"위장병에도 효험"

「꼬들배기 김치」는 전남順天(순천)지역의 향토미각 1호이다. 8월 하순부터 9월하순까지 담궈 이듬해 5월에 먹으면 제맛이 난다.

꼬들배기란 원래 만주지방에서 자라는 꽃상치과의 1년생으로 잎사귀 모양은 씀바귀보다 조금 넓은 편이다.

조리법은 꼬들배기를 1주일동안 물에 담궈 쓴물을 뺀 다음 고추,마늘,파,젓갈,깨,청각,생강,당근등의 양념을 푸짐히 넣어 버므린다. 담근지 1~2週(주)가 지나면 먹을 수 있지만 제대로 제맛을 낼때까지 묵혀두는게 좋다.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으례 꼬들배기 김치를 찾을정도로 맛이 別味(별미). 그 독특한쓴맛으로 해서「人参(인삼)김치」라고도 불리운다. 쌉쌀한 김치 자체의 맛도 맛이려니와 여행자들이 旅路(여로)에 지쳐 입맛이 없을때 식욕을 돋궈준다는 것.

김치를 담그기 시작한 조선왕조말부터 요즘까지 김치맛으로 인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順天(순천)지방에 널리 퍼져있다.

자유당 말기 독신이던 G국회의원은 여행용 가방속에 꼬들배기 김치항아리를 넣는 일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고질이었던 위장병에 상당한 효험이 있기 때문이라했다. 한번은 지방출장때 여관에서 혼자 꺼내 먹다가 밥상을 나르던 주모의 눈에 띄었다. 궁금한 주모가 국회의원이 외출한 사이 살며시 항아리 뚜껑을 열어보고「인삼김치」인 것을 알았다. 다음날 아침 또 밥상을 들고들어온 주모는 손님에게 간청, 위장병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던 여관주인을 위해 조금 나눠줄 것을 간청, 손님은 하도 어이가 없어 껄껄 웃으면서 선심을 베풀고 여관주인과 손님이 함께 위장병을 고쳤다는 얘기도 흘러 들어와 있다.


<순천=김창귀 기자> 조선일보 1973년 8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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