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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ut to Frame Mar 09. 2016

[詩] 파이어볼러(2011)

포수는 진심으로 바란다.

손끝이

하얀 선을 긋습니다


삐죽하게 찔러도

마디를 씹어도

잘근잘근

우두두두

뽀두두두둑 


글러브는 글러브 

정강이는 정강이

허벅지는 허벅지 


각각의 이름들이 제각기 생활하는 기계의 삶이 슬픈 까닭은

아픔이 없어서 너무 슬프기 때문입니다


108대 136048896으로 시작한 게임 

붉은 실밥이 하얀 대지를 깨끗이 먹어치우면

그들이 하던 오델로는 끝이 나겠죠. 


반경 18.44m

모든 것이 연기에 취하고


전염되는 손가락이

글러브에서

팔꿈치로

목덜미로

겨드랑이

사타구니

구석구석 수포를 만들겠죠. 


그래도

붙여주세요

태워주세요

던져주세요

받고 싶습니다


엉덩이가 뜨거워

벌!떡! 

서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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