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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강글숙제 바다)사람들은 바다에 가서 무엇을 보고 올까요?

by 승환

욕심쟁이, 투덜이,

떼쟁이와 울보, 겁쟁이들

슬픔을 머리에 진 사람들과

아픔을 뒷주머니에 찔러 넣은 사람까지


바닷가로

바닷가로

사람들이 몰려온다.


크고 시퍼런 덩어리들이

성채처럼 앞을 가로막아 섰다


더 이상 갈 수가 없는

이쯤이면

세상의 끝을 본 듯해


그래 끝이다

우리는 한 번의 생을

끝냈다


끝을 본 사람들은

다시 시작선에 서서

집으로 향한다.


바다는 세상의 끝이었고

시작이었다.


사람들은 애벌레처럼

마음의 껍데기들

벗겨내고


이제 다시

왔던 곳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누군가 뒤돌아

보았더니

바다가 철렁이며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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