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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단상 어린이날

집이 최고다 앉은 자리 꽃자리...

by 승환

어제의 무례함과 무심함을 갚을 길이 없어 아침부터 전전긍긍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재재작년에도 어린이날이 가지는 심각성을 캐치하지 못하고 늘 놀러를 갔다.

막히는 차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꽃피우는 것은 두어 시간이 지나가면서 짜증과 한탄으로 바뀌어진다.

애도 없는 우리가 어린이날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 막히고 미어터진다.

그랬기에 또 어딜 가자고 하기도 가잔다고 해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더구나 비는 추적이다 금세 장맛비처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더니 잠깐 우리 부부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이 비록 한 나절을 못 갈지라도 꿈속을 헤매려 도전을 했다.

집안에 있기만 뭐해서 나가볼까 싶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피하려 고심고심하다 파주 문지리 카페를 갔다

스타필드를 비롯한 실내장소들은 교통체증과 인파로 지옥을 맛보았다고 했는데
어제 비 오는 저 멀리 자유로변의 카페에는 어른들이 미어터졌다
책이나 읽고 오지 했던 생각은 중년 어른들의 보편적 감성이었는지 모두 한 손에 책을 한 손엔 젖은 우산을 들고 카페 안을 배회하고 있었다

엉덩이를 의자바닥에 붙여하는 슬픈 나이들이 되었기에 서글프고 애잔한 서로를 바라보며 망연히 서있는다

늘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우리를 힘들게 한다
비 오는 날 창 넓은 가페에 앉아 물멍 비 멍하며 커피 향에 취해있는 내 모습을 그리며 매번 집을 나서지만
그냥 쓴웃음 짓고 집으로 향한다


오다가 코스트코에 장을 보러 가며 여기도 그럴까?

물어보나 마나 역시 사람들은 차들은 밀리고 치인다.

대량생산을 위한 부품처럼 우리들 일상은 참으로 많이 닮았고 비슷비슷 살아간다.

가야 할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원하는 욕망마저도 닮아간다.

요즘의 사람들은 잘 때 꿈도 비슷하게 꾸지 않을까?


사온 찬으로 저녁을 먹었다
집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빗속을 헤치고 날아가는 파랑새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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