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재재작년에도 어린이날이 가지는 심각성을 캐치하지 못하고 늘 놀러를 갔다.
막히는 차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꽃피우는 것은 두어 시간이 지나가면서 짜증과 한탄으로 바뀌어진다.
애도 없는 우리가 어린이날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 막히고 미어터진다.
그랬기에 또 어딜 가자고 하기도 가잔다고 해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더구나 비는 추적이다 금세 장맛비처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더니 잠깐 우리 부부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이 비록 한 나절을 못 갈지라도 꿈속을 헤매려 도전을 했다.
집안에 있기만 뭐해서 나가볼까 싶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피하려 고심고심하다 파주 문지리 카페를 갔다
스타필드를 비롯한 실내장소들은 교통체증과 인파로 지옥을 맛보았다고 했는데 어제 비 오는 저 멀리 자유로변의 카페에는 어른들이 미어터졌다 책이나 읽고 오지 했던 생각은 중년 어른들의 보편적 감성이었는지 모두 한 손에 책을 한 손엔 젖은 우산을 들고 카페 안을 배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