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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시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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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May 24. 2024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말들


이름을 갇지 못하여 사라진 말들이 있다.


집앞의 벚꽃나무는 

이제 가진거라곤 

초록색 잎뿐이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도

아침에도

밤에도

초록빛만 흔들고 

초록만 떨어진다.


4월에 빛깔이

5월과 다르듯이

어제 보다 조금 

짙은 초록


내일 조금 더

짙어진다고 해도

그냥 초록이라고 

달리 이름이 없어 


매일매일 

다른 초록이 우리에게

왔다가

조용히 사라져 간다.


매일매일 떨구던 

우리의 감정들도

그냥 사랑이라 말하지 말고

무엇이라 불러야 할 걸 그랬어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우리가 무엇이라

불러야 했던

그 이름들


그냥 사랑이라 부르던 것이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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