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탐했다
이름이 없는 여인
아직 세상에 없는,
바라보다가 사랑하다가
꿈을 꾸는 것
그것을 욕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의식의 끝은 나를 향하지 못했고
부표처럼 나는 흔들리고 있었다
한 번쯤은 줄을 끊고
바다를 건너는 꿈을 꾸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곳을 가라 하는 말이
내 귀가 아닌
저 안 어딘가에서 들렸을지도 모른다
신의 계시처럼
두려움보다 설렘이 먼저였다면
흔들리는 마음은
나의 업보였을 것이다
세상에는 없는 것이
내 안에는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을
끄집어내려
팔뚝의 힘줄이 팽팽해진다
자고 나면
다시 꾸는 꿈은
이어지지 않는다
이상한 꿈이었다
보이는데
잡히지는 않는
신기루가 하늘에서 떨어져
가루로 내린다
심장을 짜내어
반죽을 빗는다
팔리지 않는
망상의 글들과
나는
오늘도 식어져 간다
시작이 어디였는지 몰랐고
끝을 알 수가 없었다
이제는 어쩌지도 못하는
나는 외통수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