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보이지도 않는 것,
만질 수도 없고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탐했다.
나는 빈컵처럼
투명하지만 허허롭기만해서
무엇인가 채우려
사람들을 내게로 기울여보았다.
거울앞에 서야만 보이는 것을
찾았다.
욕망했다.
세상의 모서리마다
한참을 뒤져보아도
찾을 수 없는 그 사람을
이제는 조용히 기다린다.
바람이 불던 날
조금씩 번지던 향기가
빈 몸을 채운다.
위태롭게 애써 가득
채우고도 넘치지 않는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그녀를 나는 알 수 있었네
이제 곧 그림자는 사그러 들고
수많은 밤과 또 낮을 지나며
나는 조용히 두 발을 땅에 묻고
꽃을 피운다네.
사랑은 바람이었고
코끝에 잠시 머무는
찰나로 남는
향기라고.
기억이었다가
이내 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