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국을 향한 신랄한 비판 모음
지난 주에 3박 4일로 도쿄 여행을 처음으로 다녀왔다. 일본 여행이 처음이었다. 솔직히 긴장이 되기도 하고 일본인들과 과거사 이슈로 싸우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할머니(1920년대 생)께서 살아계시기도 하고, 할머니께서 가끔 일본 순사들이 일제시대 때 못되게 굴었던 걸 이야기하시기도 했다. 그래서 일본이 꺼려지기도 했다. 도쿄 여행 가기 전에 도쿄 관련 여행 책 3권을 읽었는데, 도쿄 곳곳에 식민지 시대 때 가져온 한국 문화유적들이 있어서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그래도 도쿄 미술관들에 모네, 마네, 폴 세잔, 로뎅의 작품들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친구와 미술관들을 섭렵하기 위해 향했다. 그렇게 기대 반 걱정 반을 가지고 인천공항에서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도쿄를 향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일본인들과 싸울까 걱정했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면) 친일파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도쿄에서 서울이 천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사람들도 천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기분 나빠하지 마시라.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느꼈던 점들을 기록하여 서울과 한국을 향해 신랄한 비판들을 남겨놓을 것이다. (비판, 피드백이 있어야 성장한다는 점을 간과하는 사람들은 지나가주시면 감사하겠다.)
1) 도쿄의 오래된 건물들도 왜 멋져보이지?
나는 도쿄 나리타 공항에 들어가 일본에 입국했다. 도쿄 나리타 공항은 도쿄 도심으로부터 전철로 3시간, 기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천공항에 떨어진 느낌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차(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도쿄 도심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깥 풍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내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 유럽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바깥 풍경을 봤을 때 낙후된 건물들과 낙후된 생활상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일본의 주변 지역의 생활상을 관찰하고 싶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중심 강남구로 가는 길에 김포, 은평구, 중랑구 같은 주변 지역의 생활상을 관찰하고 싶었다. 우리나라도 서울 주변 지역은 다소 낙후되었거나 중심에 비해 삐까뻔쩍하진 않으니까 일본 도쿄도 어떤 생활상을 할까 궁금해서 유심히 바깥을 구경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진짜 정말 낙후되어서 놀랐엇다..)
그리고 충격적이었다. 10~20년 된 건물들도 되게 견고하고 우아해보였다. 내 경험으로는 한국에서 10~20년 된 신도시 아파트들도 다소 낡아보이는 경향을 띠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도쿄의 건축물들은 시간이 지나도 왜 낡거나 후져보이지 않는 거지?
너무 충격적이었다. 일본에 안도 타다오 같은 유명한 건축가가 있다고 듣긴 했지만, 오래 된 건물도 멋있어보일 줄은 몰랐다. 일본의 건설사들은 아무래도 지진 때문인지 건축자재를 견고하고 비싼 걸 많이 쓰는 건가 생각들었다. 한국의 건설사들은 건축자재를 싼 것을 많이 쓰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 그래서 바로 건축학 전공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한국이 일본의 건축법을 가져오긴 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건축자재는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말해주었다.
궁금해서 인터넷에 한국 일본 건축 비교 관련 글들을 몇 개 찾아보았다.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건축물구조의 강도, 내구성 및 결로·곰팡이 발생 등의 하자 측면에서 훌륭하다고 알려져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건축기준 개선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방향에 참고할 점이 많다.
(중략)
결론적으로 일본의 건축제도는 우리나라와 틀이 같으며 별도의 건축설계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본은 건축하자가 매우 적고 건축분야에서 일찌감치 선진국으로 자리잡았다.
원동력은 수십년간의 정보·자료가 축적된 각종 규격, 자료집, 기술집이 건설업계 전반에서 활용되며 설계코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일본 특유의 환경·문화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지진이라는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를 일찍부터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별도의 건축설계기준이 없어도 건축설계에서 기본적인 품질을 유지해야만 했다.
다른 측면에서는 타인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고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특유의 문화가 건축에 녹아들었다고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설계사무소, 시공회사가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을 확보하는 관행이 꾸준히 유지됐다. 물론 이와 같은 배경에는 적정설계비, 적정시공비가 바탕이 된다.
출처 : http://www.kharn.kr/news/article.html?no=6419
전문적인 내용이라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일본이 건축 쪽 분야에 선구적이라는 사실을 알겠고, 지진이라는 환경적 요소나 일본 사회 문화라는 사회적 요소가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였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도쿄에서 본 모든 건물이 서울에서 본 건물보다 모두.. 모두 예뻤다. 도쿄에서 본 건물들은 겉도 화려하고 속도 단단하고 견고하고 안정된 느낌이었다. 반면, 지금보니까 서울에서 본 건물들은 대체로 속이 빈 느낌이었다. 화려한 건물들도 무언가 속이 빈 느낌이었다. 아마 일본은 지진 때문에 건축자재를 비싼 걸 쓴 것 같았다. 한국은 건설사들이 20~30년 뒤에 재개발하고 싶어서 건축자재를 싼 것을 쓴 것 같았다. 도쿄 오기 전에 서울에서 사진이나 영상으로 볼 때는 도쿄 건물과 서울 건물의 차이를 몰랐다. 하지만.. 와서 보니 좀 충격이었다.
(소결론1) 우리는 건설사들에게 호갱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건축은 왜 10~20년만 지나도 흉물이 되는가? 서울, 경기 신도시들 지금 보아도 점점 낡아보이는데 왜 도쿄의 오래된 건물들은 견고해보이고 예뻐보이는가? 신축 건물들도 마찬가지이다.
2) 서울의 음식점 중에 철학이 있는 곳이 있던가?
(1) 히로시 커피(hiroshi coffee) 서양 음식점
친구가 나를 신주쿠의 한 서양음식점으로 데려갔다. 이름은 히로시 커피(hiroshi coffee)라는 음식점이었다. 거기서 나는 친구의 권유로 일본 메이지 유신 때부터 만들어졌다는 오므라이스를 먹었다.
맛있었다. 친구와 함께 대화나누며 먹다가... 친구가 그 오므라이스의 계란이 두께가 다를 것이라 말해주었다. 오잉? 놀라며 계란의 두께를 보니까 진짜 주변부는 얇고 중심부는 두꺼웠다. 계란이... 이렇게 만들 수 있어..? 그리고 이 그릇이 약간 한국의 뚝빼기 같은 느낌이었다. 열이 지속되었다. 그래서 보통 오므라이스 먹을 때 시간이 지나면 가운데가 살짝 식곤 하는데... 오므라이스를 먹는 동안 가운데가 계속 따뜻했다. 가운데로 갈수록 계란이 두꺼워서 맛이 짙어졌다.
오므라이스 하나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밥은 그냥 밥이지 않나? 음식은 그냥 음식이지 않나? 이렇게 섬세하게 밥을 데피고, 이렇게 섬세하고 계란의 두께를 달리 한다고...? 음식의 섬세함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가격도 만원가량이라 부담되지 않았다. 너무 충격이었다. 음식의 섬세함과 이런 섬세함을 담은 음식이 저렴하다는 사실에 감동받아 살짝 눈물을 훔쳤다.
(2) 이키나리 스테이크(ikinari steak)
친구와 다른 날 점심에 이키나리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스테이크 300g에 1,900엔(19,000원) 가량이라 굉장히 저렴했다.
친구 말에 따르면, 이키나리 스테이크 CEO는 스테이크가 비싸서 서민들이 즐기지 못하자, 서민들도 즐길 수 있도록 이키나리 스테이크 브랜드를 창업했다고 한다. 고급 스테이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서민 분들께서도 특별한 날에 와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행복하길 바라며 만들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시작이라고 친구는 말해주었다.
친구의 말을 들으며... 충격먹고 살짝 눈물났다. 한국 간코쿠에서 건너온 서민 1인으로서 사장님의 경영 철학에 살짝 눈물을 흘리며 스테이크를 냠냠 먹었다. 서울에 있던 VIPS, Outback Steak house, Friday 모두 경영철학이 뭘까? 빕스 한번 검색해서 회사소개 들어가니까 CJ푸드빌 나오면서 자기 자랑밖에 안나오고 소비자들을 위한 철학은 다소 빈약해보였다. (결론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철학을 만들고 밀고 나가기보다는 그냥 소비자 돈 뜯으려고 돈에 미친 기업들 같다 ㅠㅠ) 친구 말이 사실인가 싶어서 이키나리 스테이크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바로 경영철학들이 나오긴 했는데 진짜 CEO가 '서민을 위한다'라는 말은 못찾긴 했다. (https://ikinaristeak.com/concept/)
(3) Pizzeria Capoli
어느 하루 저녁은 도쿄식 피자가 먹어보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신주쿠 근처에 Pizzeria Capoli 서양 음식점을 갔다. 이탈리아 음식을 도쿄식으로 재현했다고 한다. 우리는 피자 한 판과 파스타 하나를 주문했다. 피자는 직접 눈앞에서 화덕으로 구웠다. 맛있었다.
그런데 까르보나라를 먹는데... 한 입 딱 물자마자... 친구도 나도 대경실색했다. 둘 다 처음 맛보는 저세상 맛이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친구 말로는, 밀은 일본 국내산인 것 같고, 고기는 각기 다 두께가 다른 것 보니 냉동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공수해서 직접 커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양념도 깊은 맛과 섬세한 맛이 나서 ~~한 걸 쓰고 어쩌구 등 평론을 남겼는데 결론은 대박이었다.
여기는 까르보나라 맛이 대박이었던 만큼 가격도 대박이었다. 하지만 서울과 비교해보면 그렇게 대박인 것도 아니었다. 두 명이서 피자 한 판과 파스타 하나 먹었는데 4.5만원 가량 나왔는데... 서울에서 좋은 음식점 가면 두 명이면 보통 8~10만 원 나오지 않나...
서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식집의 경우, 좋은 재료를 쓰고 좋은 음식을 주신다. 그런데 거기는 한 명 당 4.5만 원 가량 한다. 무언가... 도쿄 음식점들을 다니면 다닐 수록 서울에서 인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결론2) 서울에도 이렇게 철학이 있고 가성비가 있고 고객들이 행복해하길 바라며 음식을 만드는 섬세한 음식점들이 있었던가? 적어도 나는 one of 서민이라서 좋은 음식점들 가려고 해도 너무 비싸서 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서울에서 브랜드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가게도 몇 개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쿄에서 서울로 돌아온 다음, 친구와 '바른치킨'을 갔다. 기름 한 통으로 58마리만 튀겨서 고객들에게 깨끗하고 바르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철학을 표방한 치킨 프랜차이즈, '바른치킨'. 나는 앞으로 경영철학이 있고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섬세함이 담긴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들을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3) 도쿄는 왜 이렇게 유명한 작품들이 많고, 시민 참여적 미술도 발달한거지?
도쿄 우에노 공원에 있는 국립서양미술관에는 모네, 마네, 로뎅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특히 미술관 앞에 무료로 로뎅의 지옥의 문, 생각하는 사람, 칼레의 시민들이 전시되어있다... 진짜 도쿄에 거장의 미술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충격이 엄청났다. 제국주의로 돈 번 게 많아서 그런건가...
국립서양미술관에는 로뎅의 작품들, 모네, 마네의 작품들... 그리고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꽤나 인상깊은 미술품들도 많았다. 그 옆의 도쿄도미술관에서는 앙리 마티스 전시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도쿄에서는 시민들의 작품전도 상당히 자주한다. 일본의 민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모리 미술관에서도 전세계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전시전을 하고 있었다.
도쿄의 미술관들을 보며 상당히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유명하지만 거장의 작품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일본은 개항도 일찍 하고 제국주의로 번 돈이 많아서 그런걸까? 거장들의 작품들이 일본에.. 많아서 좀 놀랐다. 그리고 앙리 마티스 전시전도 우리나라에서는 안했던 것 같은데... 비싸서 그런걸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왜 시민의 작품들을 많이 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예술품들을 전시한 전시전들을 그렇게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모리 미술관도 그렇고 곳곳의 미술관들은 시민들의 전시를 해서 좀 놀랐다... 이것이 예술의 민주화인 걸까?
아무래도 한국은 이제 발전을 많이 했고 이제 미술, 공연 등 문화적 부분들이 발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격차가 느껴져서 좀 슬펐다. 나도 로뎅의 작품이 상시적으로 전시되어있는 도시에 살고 싶다...
(소결론3) 도쿄와 서울의 미술 수준 차이에 좀 놀랐다.
4) 왜 일본 어르신들은 생활 수준이 높아보이는 거지?
도쿄에서 서울로 돌아오고 다음 날 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파지 줍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그리고 도쿄 모습이 떠오르면서... 도쿄에서 어르신들은 파지를 줍는 분들을 못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르신... 한국이 독립운동하고 일본에 독립한 결과가 이런 걸까요? 노년에 파지 주우며 생활비 버는 나라? 파지 줍는 게 취미면 몰라... 다들 취미 아니시잖아요... 꼬박꼬박 돈 벌려고 그러시는 거잖아요... 옆나라 일본 도쿄 다녀왔는데 거기 할아버지들은 그냥 카페에서 커피마시면서 신문보시던데요? 우리나라가 독립운동 했고 독립했고 경제발전 했으면 일본보다 더 잘 살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런 곳에서 파지를 줍는거죠? 식민지배한 나라 어른들은 저렇게 잘 사는데...'
궁금해서 구글에 일본 연금 수령액을 찾아보았다. 한국일보 2021년 기사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왔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한·일 양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연금수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가구 기준 우리나라의 연금 수령액은 월 82만8,000원으로 일본의 164만4,000원(15만8000엔)의 50.4%에 불과했다. 부부 가구의 경우에도 한국의 월 평균 합산 수급액은 138만4,000원으로 일본(272만6,000원)의 50.8%에 그쳤다.
출처 :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11509140002242
정말 슬펐다. 도쿄에서 서울로 돌아오고 파지 줍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도록 슬펐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사는 걸까요...
(소결론4) 한국의 노인들은 왜 일본의 노인들보다 힘겹게 사는 것처럼 보일까.
5) 일본의 사회적 포용력이 장난아닌 것 같다.
도쿄에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가... 점자가 굉장히 잘 되어있다는 점이었다. 바닥에도, 엘리베이터에도 너무 잘 되어있었다. 한국처럼 코로나를 이유로 구리로 점자를 덮어버린 것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하철역에서도 어느 곳에서든 엘리베이터가 잘 되어있었고, 위험한 휠체어 리프트 따위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보도블럭에 턱이 없었다. 차도와 보도가 똑같은 높이였다. 단지 보도블럭들로 살짝 달라져있었을 뿐이었다. 정말.. 휠체어 탄 사람, 유모차를 끄는 부모님, 시각장애인이 다니기 너무나 좋은 환경이었다.
이런 장애인 포용적 사회 분위기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일본도 투쟁의 결과인 걸까? 근데 와의 민족에서 이런 투쟁이 가능했으려나...? 궁금했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일본은 사회적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성이 한국보다 훨씬 높아보였다. 장애인 친화적 도시 설계도 그렇고... 위에서 언급한 노인 복지도 그렇고... 아무리 일본이 30년 동안 저성장 늪에 빠졌다고 했지만 솔직히 이런 포용성 너무 충격적이었다. 서점에서 어린 애들이 시끄럽게 굴어도 딱히 다들 뭐라 하지 않는 분위기이기도 했다...
(소결론5) 도쿄에서 서울보다 사회적 소수자 친화적 분위기가 놀라웠다.
6) 물가는 서울이 도쿄보다 비싸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의 세븐일레븐에서 코카콜라 500ml 가격은 159엔(약 1,600원)이었다.
서울 귀국하자마자 바로 GS25 가서 가격을 확인해보니, 코카콜라 500ml 가격은 2,300원이었다.
일본에 비해 한국의 코카콜라 가격은 (2300-1600)/1600*100, 즉 약 43.75% 비쌌다.
이거 계산하자마자 한국이 디스토피아라고 결론내렸다.
아... 우리나라는 가격통제도 일본만큼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부분이 많았던가? 100대 기업이나 경제파급효과 같은 경우에 한국은 일본보다 아직 많이 규모가 작지 않나? 근데... 콜라가.. 일본에 비해 한국이 43.75% 비싸..?....
비단 코카콜라의 문제만이 아닐 것 같다. 도쿄에서 대부분의 음식들이 다 서울보다 싸게 느껴졌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개인적으로 나는 서울이 천박해보이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국은 돈만 좇는 사회가 되었고, 돈 때문에 인간성을 버리고, 타자에 대한 감수성도 버리고, 타인을 포용하는 능력조차 잃어버린 사회가 되었다고 느꼈다. 이에 맞물려 한국 기업들은 경영철학을 가지며 경영을 하기보다는 이윤만을 좇으며 천박하게 운영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모두가 다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성장을 좇는 사회에 살았고, 분배에는 인색했다.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에 살았다. 양극화가 심해져도 양극화에 대한 논의보다는 바뀌지 않을 현실에 순응하여 '어떻게든 나는 성공하고 성장하여 승리의 깃발을 꽂겠다'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이 볼 때 한국이나 중국이나 똑같아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끄럽고, 질서없고, 자기주장 강하고, 성장 중심적 생각을 하느라 타자에 대한 포용성을 잃고 있고, 경영철학도 부족하고...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을 보며 혐오를 하지만, 일본 사람들 눈에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비슷해보일 것 같았다.
도쿄를 다녀오고나서 서울이 너무나 비교된다. 파지 줍는 할아버지를 봤을 때도 그렇고, 거리 청결도 그렇고, 복지나 연금제도, 사회적 소수자 친화적 분위기도 너무 비교된다. 이 부분들 때문에 귀국 후 좀 청승맞게 여러 번 눈물이 났다. 우리는 일본놈들 욕하면서 독립운동 하고 독립을 끝내 쟁취했지 않았나? 그리고 잘 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경제성장 하지 않았나? 근데 우리는 왜... 이렇게 양극화도 심하고, 노인빈곤율도 심하고, 자살률이 높은 헬조선이 된 것 같지? 일본인과 한국인은 생긴 것도 비슷하고, 건물들도 비슷하게 생겼고, 겉보기에 도시도 비슷한 느낌이 많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난다고...?
일본은 유럽연합 가입국 같은 느낌이고, 한국은 미국의 51번째 주 느낌이다. 일본은 조용한 천국 같은 느낌이고, 한국은 화려한 지옥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돈만 좇으며 이렇게 천박하게 살게 되었는가? 정부는 어디에 있고, 한국의 정치 철학, 기업 경영 철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래... 북한에 안태어난 걸 감사해야겠지...)
특히나...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게 생겼기에 느낌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 본 글은 일본 도쿄에 처음 여행갔던 사람으로서 겪은 느낌을 서술한 글입니다. 각 분야마다 근거가 상당히 부실한 상태이며, 저의 뇌피셜로 쓴 내용들입니다. 적어도 29년 동안 한국에 살았던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처음 가고 느꼈던 인상들을 뇌피셜 중심으로 서술한 내용으로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참고자료
http://www.kharn.kr/news/article.html?no=6419
https://ikinaristeak.com/concept/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1150914000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