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채용 - 태도를 보고 채용하라.
지난 이 책의 리뷰 1편에서 우리는 스타트업의 채용에서 그 어떤 요소보다 후보자의 태도(성향)가 중요하며, 그 태도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지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들에 대해 알아 보았다. 이번 리뷰는 실제 채용 프로세스 진행(JD작성, 인터뷰 진행 및 후보자 평가)에서 이러한 시도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려 한다.
1편 다시 읽기 : https://brunch.co.kr/@kcode883wbw/6
앞선 리뷰에서 우리는 고성과자들을 찾아내기 위하여 우리 조직문화의 특징과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요소인 '갈색 반바지'에 기반한 질문을 던져야 함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찰력 높은 질문에 대한 후보자들의 답변을 어떻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러한 답변의 측정과 평가를 위하여 좋은 답변과 나쁜 답변임을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조직의 인사, 조직문화, 채용 담당자들은 이를 주도적으로 구축하고 모든 현업의 hiring manager 들에게 주지해야 한다. 이에 기반한 평가를 통해 인터뷰에 참여하는 여러 면접관들이 채용 방향성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령 '갈색 반바지' 질문으로 "상사나 고객이 요청한 일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던 경험을 이야기해 줄 수 있나요?"를 던졌을 때를 예시로 들자면, 가이드라인은 크게 경고신호('다음 종류의 답변은 우리 회사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임을 보여준다'), 긍정적 신호('이런 종류의 답변은 우리 회사 문화에 잘 맞는 사람임을 보여준다')와 같이 나누어 면접관들이 후보자들의 답변을 토대로 우리 조직과의 culture-fit을 판단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과연 저런 답변 리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앞 편에서 다룬 것처럼 우리 조직의 갈색 반바지 리스트를 만들고 긍정적인 갈색 반바지(고성과자들의 특징)와 부정적 갈색 반바지(저성과자들의 특징)의 행동 예시를 구성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또한, 후보자들이 답변한 내용들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주며 그 답변이 과연 어떤 신호에 해당할 지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계속 인터뷰에서 활용하며 경험과 데이터를 쌓으면 그 정확도는 놀랍게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답변들에 대한 채점, 평가표 양식은 이미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중요한 포커스이자 노하우는 5점 척도보다는 7점 척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7점 척도보다 더 한정된 3,5점 척도를 사용할 경우 점수가 중간점수로 치우칠 확률이 높다. (중심화 경향)
일반적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면접관 역시 후보자를 처음 본 상황에서 그 사람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을 할때 함부로 평가하지 않겠다는 미명하에 중심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보다 더 넓은 7,10점 척도를 쓸경우 보다 죄책감없이 보다 솔직하게 낮은 점수를 줄 수 있다. (2~3점 등) 그리고 우리는 중요한 갈색 반바지 질문에 이런 낮은 점수를 받은 후보자를 파악하고 빠르게 포기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간혹 여러 면접관의 점수가 너무 달라서 결정이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로 면접관들간 가운데 점수 (5점척도 - 3점 , 7점 척도 - 4점)를 주지 않기로 약속하고 오로지 적합하냐 아니냐만을 판단하는 데 집중할 경우 이러한 편차를 매우 감소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저성과자를 판단하는 점수는 몇점이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조직이나 경우에 따라 항상 다르지만 보편적인 7점 척도를 기준으로 갈색 반바지 질문에 대하여 어느 하나라도 1~3점에 해당할 경우 그 후보자는 우리 조직과 갈색 반바지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이 한 두가지의 항목으로 향후 개인과 우리 조직 모두가 난처함과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단 하나라도 1~3점의 항목이 있다면 고려대상에서 냉정하게 제외하는 것이 이러한 채용 방법의 효율과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우리는 HR과 조직 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채용 프로세스 운영에서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채용의 본질은 앞의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 처럼 우리 회사의 '갈색 반바지'(우리회사의 문화적 특성에서 높은 성과를 낼수 있는 성향과 태도, 즉 고성과자들이 가진 특징)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내고 함께 일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영입하기 위해선 우선 우리의 핵심 고객인 고성과자들의 니즈와 pain point를 이해하고 이에 기반하여 접근해야만 승산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고성과자들은 항상 좋은 기회와 유혹에 둘러쌓여 있다. 우리 회사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그 역량과 재능을 탐내며 서로 영입하기 위하여 항상 그의 동향을 주시하며 달콤한 제안을 건넨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후보자들이 채용공고를 읽을 때 우리 조직문의 '갈색 반바지'를 이해하고 현재 회사에서 채워지지 않는 성취동기를 충족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즉 "당신이 이 곳에서 일하고 싶어할 이유는 이것입니다"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당장 원티드, 사람인과 같은 채용사이트에서 회사들의 채용공고를 읽어보면 대부분 직무에 대한 사용 설명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앞 단락 마지막의 이야기한 문장보다 오히려 "당신이 이 곳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과 경험은 이것입니다."에 가깝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이러한 점을 문제 요소로 지적한다. 한단계 더 나아가 대부분의 회사의 채용공고가 이러한 흐름과 내용이 비슷하여 그 어떤 부분에서도 후보자에게 명확한 차이점과 지원하고 반드시 함께 일하고 싶은 포인트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고성과자가 우리 회사에 지원할 확률에 대해 아래와 같은 공식을 통해 설명하고 나 역시 공감했다.
P(Probability) : 고성과자가 우리회사에 입사할 확률
고성과자들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육체, 정신적 노력을 하면서 우리 회사에 지원할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확률을 말한다. 고성과자들은 앞에 언급한대로 본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우리 회사만의 독특한 문화가 부합된다고 생각할 때 긍정적으로 지원을 고려한다. 우리 조직을 다른 조직과 구분하는 특성이자 조직 내에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분하는 2가지 측면에서 본인이 고성과자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갈망한다.
또한, 현재 회사에서 충족되지 않는 성취 동기가 있어야 한다. 만약 현 직장에서 이미 높은 성취감을 느끼며 행복하다고 느끼는 상태라면 이러한 수고를 하며 떠날 이유가 없다. 프로 스포츠에서 스타 플레이어들이 팀을 옮기며 "현재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루어 새로운 동기가 필요하다"고 인터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우리는 영입과정에서 그들이 현재 직면한 동기 상실 요인이 무엇인 지 진솔히 이야기 나누고 이를 돌아보도록하며 우리 조직에서 채울 수 있음을 어필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확률에서 기본이 되는 원칙은 진실성이다. 그 누구보다 많은 달콤한 제안을 받는 이들에게 진실성 없는 이야기는 금방 흥미를 잃게 한다.
A(Attraction) : 우리 회사의 '갈색 반바지'에 대해 고성과자들이 느끼는 매력
고성과자들이 우리 회사에 대해 인지하고 지원을 고민하게 되는 접점은 보통 채용공고를 접할 때다. 그러므로 우리는 JD에 다른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조롭과 포괄적인 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갈색 반바지'를 선전해야 한다. 고성과자들은 우리 회사의 문화가 다른 회사들과 어떻게 다른 지 알고 싶어하지만 모호하고 애매한 표현은 그들에게 명확한 답을 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이를 검색엔진 Bing에서 "직업적 성장 기회"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했을 때 1,300만개의 채용공고가 검색되고 "열정적인 동료", "엄청난 직업적 성장기회"등의 단어 역시 전혀 특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 회사의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들의 행동 구체성, 고성과자로 인정받을 때의 메리트를 명확히 기재함으로써 이러한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런 시도들을 하지 않는 것은 모든 후보자들에게 보다 넓게 어필하려는 의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길 요소는 단순히 지원자수 퍼널을 넓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우리의 '갈색 반바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지원해서 인터뷰에 참여하고 최종 합격하여 오퍼를 수락하고 합류하여 고성과자로 기여하는 지다. 그러므로 우리 회사 채용공고의 핵심은 이러한 매력을 높여 고성과자들이 지원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다.
U(Urgency) : 고성과자들이 현재 몸담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다급성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이러한 고성과자들의 채용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래도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많은 회사들이 고성과자들을 업무에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하며 역량을 성장시키는 데 서툴고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현 직장에서 이러한 불만족, 아쉬움을 느끼거나 약간의 만족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영향을 주며 더 나은 우리 회사로 옮기고 싶게끔 지속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만족감의 단계와 현재 회사의 재직 기간 등 이직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변수들을 정의하고 이에 따라 잠재적 후보자들을 라벨링하여 나누어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라벨에 따라 아직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지 않은 집단에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계속해서 우리회사에 대한 좋은 영향과 인상을 줄 수 있는 시도들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또한, 확률이 높은 집단에게는 적극적으로 그들이 현재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제안을 건네야 한다. 가령 "최근 몇 개월 중 의욕상실, 번아웃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가" , "최근 몇 개월중 당신에게 높은 동기부여를 주거나 흥분하게 했던 경험은 어떤 것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심층적으로 접근하며 그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우리가 될 수 있음을 호소한다면 그 확률을 높일 수 있다.
S(Suspicions): 우리의 진정성에 대해 지원자들이 갖는 의심
지원자들중 우리가 주목하는 고성과자들은 우리의 채용 공고와 이야기에 진정성을 의심한다. 이러한 의심의 대부분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모호한 표현에서 기인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다 현실적이며 진정성을 갖고 우리의 '갈색 반바지'를 후보자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조직문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할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할까봐, 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을까 걱정하기 보다는 채용 과정에서 우리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그 문화에 맞는 고성과자들과 함께하기 위한 것들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최근 HR 영역 전반에서 직원 경험, 생애주기(Employee Experience, EX)가 강조되고 있다. 채용 업무의 성과 역시 이러한 EX관점에서 측정되어야 한다. 즉 단순히 많은 후보자들이 지원하게 하고 목표한 인원을 채용하는 것이 성과가 아니라 우리 조직의 문화와 태도적 특징에 부합하는 고성과자들을 영입하고 이들의 직원 생애주기에 따라 측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문화에 기반한 '갈색 반바지' 정의하기, '갈색 반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조화된 인터뷰 질문의 효율성, 새로 합류한 직원들의 직원 몰입도 설문(100% 노력을 쏟아 부을만큼 동기화되는 정도), 신규 입사자의 근무 기간, hiring manager와 경영진의 신규 직원, 채용 프로세스에 대한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 분석하며 우리는 앞으로의 채용 전략 설정에 있어 시간과 자본을 어디에 더 집중할 지 쉽게 결정할 수 있다.
2편에 걸쳐 살펴 본 이 책은 조직문화의 특성과 이에 부합하는 태도(조직 내의 고성과자들이 갖는)가 채용부터 회사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매우 큰 기여도와 영향력을 가지며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지키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매우 어렵습니다.
이 포스팅을 통해 설명한 방법과 이론들이 당연해보이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며 성장하는 기업들 역시 극소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지향하며 계속해서 우리 회사의 문화적 특징을 구체화하고 이를 채용과 인사 전략에 반영하여 비즈니스와 서비스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조직을 빌딩해야만 합니다.
채용과 조직문화에 대한 어려움과 생소함을 겪고 있을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 경영진, 인사, 채용 담당자 분들께 이 포스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