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만 Apr 05. 2021

단양 제천의 금수산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있는 어느 날 동쪽으로 가면 산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단양으로 새벽기차를 타고 청량리를 출발한다. 비는 온다고 하는데 서해안에서 시작하는 만큼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6시 기차를 탄다. 친구가 고향집에 가 있어 단양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단양역을 들어서기 전 벚꽃이 만발하여 꽃길로 반갑게 맞아준다. 기차는 정시에 도착하고 꽃은 입구를 장식하였다.

마중 나온 친구가 반갑고 비는 12시부터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있다. 4시간 이내 산행을 끝내냐 한다. 금수산 등산로가 있는 상학주차장까지 신속히 이동한다. 하진으로 이동하는 길이 재미있다.  예전에 중앙선이 충주댐 건설 등에 따라 단양역이 이전되면서 중앙선 선로가 강 서쪽에서 강 동쪽으로 이설 되어  폐선이 된 구간을 이용한 것을 보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폐선로를 이용한 구간이 곳곳에 있는 것처럼 이곳은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중앙선 폐선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는 산 중턱에 도로가 있었으나 이제는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터널도 이용하였는데 단선구간이었던 기차터널을 이용하여 교차로 터널을 통과하고 있었다.

야간에는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아 감지센서를 이용하여 신호체계를 만들어 교차하게 하였지만 주간에는 신호수를 두어 교차하게 하였다. 일자리 창출인 것이다. 터널 안은 예전 철도 터널을 그대로 사용하되 조명을 추가하여 어둠이 있었던 철도 터널을 그대로 활용한 모습이 이채로웠다.

금수산 가는 길에 1974년 대홍수 때 14시간을 물탱크 위에서 250여 명의 주민들이 구조대가 올 때까지 밤을 지새웠다고 왔다. 섬의 가장 높은 곳 그곳에서 250여 명이 어른들은 동그랗게 원형을 그리고 스크럼을 짜고 서고 그위에 아이들이 올라서서 하루를 보냈으며 한 명도 움직이면 전 동네 사람이 죽을 수밖에 없는데 갓돌을 지난 아이가 엄마 품에서 죽었지만 엄마가 인고하였다고 한다. 그것을 형상화한 기념비이며 추모비다.  지금은 그 섬이 충주댐 건설로 인하여 흔적만 남았고 주민은 살지 않지만 한강의 밤섬처럼 그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상학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금수산을 바라본다. 산이 이채롭다. 오늘 저산을 누구보다 즐기며 비오기 전에 끝을 내어야 한다. 멀리 소백산의 연화봉도 보인다. 새벽 공기를 가르면서 온 보람이 있다.

상학주차장에서 갈림길까지 얼마 되지 않지만 너나나나 이곳까지 자동차를 가지고 온다. 산을 오면서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아무도 그러한 여유가 없다. 우리는 여유를 가져서 마을 입구에 있는 동제를 지내는 멋진 소나무도 보았고 어느 집 정원의 정원수도 보았다.

금수산에 대한 설명도 보았다.

금수산은 예전에 백암산이었으나 퇴계선생이 단양군수 시절  각양각색의 단풍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고 하여 금수산이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금수산의 형상은 여자가 누워있는 것처럼 머리를 비롯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여자의 기근이 강하여 남자가 단명하며 남근석이 설치된 곳에 초야를 치르며 사내아이를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근석 공원을 설치했다고 한다.

이제 금수산을 안내하고 금수산을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였다. 오른쪽으로 돌면 거리는 짧다, 오르는 구간의 오르막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왼쪽으로 돌면 가파르다. 나는 등산은 가파르게 하산은 완만하게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데 단양의 구예술인촌이다. 등산로 설명이 없으며 이정표가 사라졌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등산로가 어디예요"

"가운데로 올라가요. 돌계단도 있지만 그대로 가세요"

친절한 분 덕분에 알바도 없이 마을을 지나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마지막 집은 민박도 하는데 주인이 벌써 이른 산행을 하고 내려온다. 손에 물병 하나 들고 동네 뒷산을 다온 것이다. 우리는 힘들게 멀리서 왔는데 이런 곳에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곳까지 오는 길도 계단을 올랐는데 이제 본격적인 가파름 자체다.

하지만 낙엽송 지대를 오르면서 돌길이 아닌 흙길로 오를 수 있고 지그재그로 오른다. 낙엽송을 솔방울과 현호색이 반긴다. 조그마한 솔방울이 이채롭다. 나 홀로 땅에 떨어져 그 자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두차례 숨을 들이키면서 능선에 접어드니 바로 앞에 전망대를 가진 절벽이다. 저위에 올라서면 금수산 정상이 그대로 보일 것이다. 예전에 금수산을 올랐던 사람들에게 금수산은 그 곁을 쉽게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그 곁을   데크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멀리 능선을 따라 뷰가 보인다. 층층이 산이 있고 계곡이 있다. 뒤를 돌아보니 이제 금수산 정상이 섬 큼 다가와 있다. 정상이 우뚝 솟아 있다. 저기로 접근은 우회일 것이다. 예측하고 오른다.

단양 상학주차장에서 출발한 등산로와 제천 상천 주차장에서 출발한 등산로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고민을 한다. 이정표에는 없지만 정상을 바로 가는 등산로가 있고 이정표에 있는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기상청 앱을 보면서 마음은 급하지만 안전을 위하여 이정표를 따라간다.


절벽을 우회하면서 마지막은 가파른 계단이다. 계단을 지키는 저돌들이 연인은 아닌 척 지키고 있다.

"견우직녀 바위다"

"단양을 대표하니 온달과 평강공주 바위다"

이렇게 이름을 붙여본다.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계단은 가파르고 계단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너덜지대다. 어쩔 수 없이 요리조리 걷는다. 발을 잘 디뎌여야 한다. 정상은 저만큼 있다. 한 능선 건너서 있는 것이다. 기상청 앱을 보니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그래도 우중산행이 안되기를 바라면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정상에 도착하니 젊은 부부가 애완견을 데리고 올라와 있다. 산행으로 같이 취미생활을 하니 좋다. 애완견이 정상석에서 포즈를 잘 취한다.

어디에서 오셨는지 물어보니 인근에서 왔다고 한다.

정상에 저 소나무가 운치를 더욱 좋게 만든다. 정상석만 있다면 안 좋을 것 같은데 아니다.

사람들은 오르면 주변을 본다.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개들은 영역을 표시하지만 사람들은 사진을 담는다.

 멀리 월악산 영봉도 보이고 가까이에 있는 미인봉 능선도 보인다. 월악산과 금수산은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영역표시를 위하여 인증샷을 남긴다.

우리 생활에 이곳을 왔다 갔다고 남기는 것이지만 남들은 모르지만 나만 아는 것이다. 개들은 냄새로 알고 사람들은 사진으로 안다.

미인봉이 있는 능선의 미인봉은 저승봉이라고 이름이 있었는데 이름이 그렇다고 해서 개명하여 미인봉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산 능선 자체가 흥미롭다. 직벽도 있고 줄도 타야 한다고 하였다. 오늘은 그냥 지나쳐야 한다. 기상청에서 2시간도 안 남았다고 앱으로 안내를 해준다.

인증샷을 남기면서 풀 모드로 사진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가 올라온 길로 안내하면서 약간 가파르다고 설명한다.

이제 하산이다.

내려가는 계단도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저기만 지나가면 가파름은 끝이 날 것 같다. 사진을 찍으려고 스틱을 놓았는데 스틱이 궁금한 것이 있는지 데크 밑으로 간다. 그래도 데크 밑이 궁금한 것도 많지 않고 볼 것도 없었는지 금방 올라온다. 방향에 따라 보이는 것이 차이가 있다. 지나칠 때는 모른다. 한 번쯤  뒤를 돌아보면 놓친 것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그냥 보았다.

데크를 건너온 사람들은 돌아보아야 하지만 앞으로 가면서 보았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이제 하나둘 나타난다. 저 사람들은 비가 오는데 문제없을까 궁금하면서 그냥 스친다. 능선을 벗어나기 전 망덕봉 갈림길에서 살개바위를 보고 정상을 담아 본다.

정상은 항상 가까이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벗어나기 위하여 약간 물러나서 보아야 한다. 정상에 있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내려 갈길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상에 서는 순간 내려 갈길을 보아야 하고 내려가야 하는데 그곳에 계속 있어서 문제가 유발되는 것이다. 백운대 정상도 그렇고 대부분의 정상은 좁다. 그런데 비켜주지 않으면 정상을 올라가고픈 사람과 분쟁이 생기는 것이다. 산 정상에서 하산길을 보고 겸손하게 내려오는 것처럼 정상에 선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옹달샘 근처에 집터가 있어서 여기 사람들의 식수는 했는데 옹달샘이다. 이물은 동물들의 갈증을 해결할 것이다.


너덜바위지대가 끝이 나고 낙엽송 지대가 나타난다.

이곳에 예전에 화전민이 산 흔적도 있고 쉼터도 있다. 낙엽송 지대에 인계 전선을 만들어 보호하고 있다. 무엇을 보호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고압선 주의와 전기에 감전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곳은 왕제비꽃 복원지역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그것을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5210913


이제 설금전망대가 있어서 방향을 틀어본다. 이곳은 단양에서도 따뜻한 지역이라 서리와 눈이 적게 내리는 곳이라 하여 설금이라고 옛 지명이 있어 이렇게 이름이 붙여져 있다.

조금 더 내려가니 남근석 공원이라고 되어있으며 민망한 것을 전시해놓았다. 남성 우위 사회다. 찾아보니 이곳 금수산에 남근 석바위가 있다고 한다. 풍수지리상으로 금수산과 금수산 남근석은 인근에서 유명하여 자식을 바라거나, 아들을 바라는 개인이 정성을 들이거나, 고사를 지내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금수산 남근석의 영향으로 단양군 적성면에서 금수산 남근석 공원을 조성했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올라가는 사람들을 만나서 1시간 이내로 비가 올 것인데 하고 이야기하지만 고민하다가 올라간다. 멀리서 온 것 같다. 멀리서 와서 아쉽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갈림길 직전에 집 입구에 숲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렇게 적어 놓았다. 

자연주의자 Henry David Thoreau의 에세이를 옮겨놓았다

"나는 숲으로 갔다.

내 의지대로, 삶의 본질적인 면과 대면하기 위해,

삶이 가르쳐주는 것을 내가 혹시 배우지 못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죽을 때, 그렇게 살지 않았음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삶이란 그만큼 소중하기에,

나는 진정한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I went to the woods because I wished to live deliberately, to front only the essential facts of life, and see if I could not learn what it had to teach and not, when I came to die, discover that I had not lived. I did not wish to live what was not life, living is so dear

미국의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교양 도서로 선정되어 온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수상집 ≪월든≫이라는 책에 나온 내용이라고 한다.

실천적 초월주의자인 소로는 미국적 삶의 주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실험적 삶을 살았는데, 산업화와 근대화에 사로잡힌 근대적인 삶의 양식을 거부하고 비판, 내면의 풍요로움, 검소한 삶, 자급자족의 삶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직접 숲에서 집을 만들고 혼자 자립해서 살고 난 후 ≪월든≫을 썼지만, 당연히 당시에는 외면받다가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반복된 노동을 비판한 ≪월든≫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이 책을 다음에 읽어보고 소감문을 적어 볼까 한다.


마지막 지점이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비를 피해 산행을 완료했다 하고 이야기하는데 비가 온다. 차로 뛰어간다.


이웃한 말목산은 다음 기회로 남겨둔다.

이전 07화 구담봉 옥순봉을 볼 수 있는 가은산을 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