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화장실을 갔다 와서 찜찜한 것은 깨끗이 처리하지 못하였기에 그런 것이다. 미루어 놓은 일이 있어도 찜찜한 것이다. 2018년 재약산을 가지 못하였다. 영남알프스를 반원 종주하면서 시간상 제약과 체력의 저하 등으로 운문산에서 가지산, 능동산, 천황산을 거쳐 천황재에서 재약산을 가지 못하고 표충사로 하산을 한 아픈 기억이 있다. 재약산을 거쳐 층층폭포로 하산하여 표충사로 그리고 사자평을 보아야 하는 숙제를 하러 오늘도 산으로 간다.
이른 새벽 산행 버스를 타기 위하여 사당역으로 발을 옮긴다. 전철을 타기 위하여 버스를 탔는데 내 마음은 바쁜데 아저씨는 여유 만만이다. 신호란 신호에 모두 걸린다. 기어 변속을 하는 버스가 힘겹다. 이 버스가 내가 가는 곳까지 갈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게 느리게 힘겹게 간다. 시속 50km가 아니라 30km로 간다. 나 혼자 타고 있고 빈 정류장에 버스는 천천히 섰다가 간다. 답답하다. 전철시간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초초하게 가지만 버스기사는 여유로움을 그대로 표시하면서 전철역 정류장에 버스를 세울 뿐이다.
2분 먼저 도착한 전철을 탔다. 버스가 천천히 움직여도 전철은 속도가 있어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철도 너무 빨리 도착하여 신호에 걸려서 못 간다. 다시 2분의 여유가 사라지고 전철이 잘 가기를 바랄 뿐이다.
사당역에 도착하여 산행 버스를 찾는데 없다. 오늘은 사당역 인근에 관광버스가 주정차 단속에 걸려서 한 바퀴 돌고 있다고 한다. 여유롭게 버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오늘 아침 나도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마음이 바빴는데 운영하는 곳도 바쁘다. 사당역 인근에 주정차할 수 없어 운영하는 쪽에서 목적지가 다르지만 경유하는 양재역으로 모두 보낸다. 그래도 우리 차는 저만치 온다.
과속하는 것은 10분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보고 타이트하게 움직인 결과 마음만 바빴다. 다음에는 10분의 여유를 가져보아야겠다.
사당역을 출발한 산행 버스는 양재역에서 몇 명, 죽전에서 몇 명, 신갈에서 몇 명을 태우고 남으로 남으로 한걸음에 달리고 산객은 가장 무거운 것에 붙잡혀 여유를 찾을 뿐이다.
산행대장이 사람들이 여유를 찾은 시점에서 길 안내를 한다. 천황산, 재약산을 6시간이라는 산행시간을 부여한다. 서울로 늦어도 6시에 출발하여야 한다고 한다. 산객 중 절반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황산을 올라간다고 한다. 밀양의 천왕산 케이블카의 교통체증이 말이 아닌데 이 산객들이 그 시간을 거기에 다 소비하고 체력은 남아 올라올 때는 시간을 잘 지킬 것 같다. 내려가면서 이 예감이 어긋나기를 바랄 뿐이다. 예상은 하였지만 오늘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서 지각이다.
얼음골에 도착하여 멀리 올라갈 곳을 쳐다본다. 산이 우리를 기다린다. 케이블카 상부 주차장이 있고 저기까지 걸으면 1시간 이상 케이블카는 10분이라고 한다.개울을 넘어야 하는데 주차장에서 바로 넘어가야 하나 안내판이 없다. 지도를 펼치고 바라봐도 없다. 저만치 산객이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친구 따라 거름지게 지고 장에 가듯이 산객 따라 걸어본다. 그곳에 이정표가 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이다. 밀양에서 얼음골 입장료를 받는 만큼 이정표를 잘 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거북바위, 용바위 등에 대한 안내를 보고 얼음골로 향한다. 천황산 안내지도를 보고 갈등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10분 케이블카 능선길로 가면 3km 45분이라고 한다. 도립공원 안내도에 나온 지도를 보고 도전해보기로 한다. 얼음골로 가지 않고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난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등산로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래도 많이 이용한 흔적이 역력하고 관리도 되어 있어서 오른다. 3km를 45분에 오르는 것은 전문 산악인이나 가능할 것이다. 1시간 45분을 잘못 표기하였을 것이다. 가파른 능선을 오르고 또 오른다. 전망도 없다. 단지, 10분에 한 번쯤 케이블카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등산객보다 케이블카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오르내리는 경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산을 오르면서 전망이 거의 없다가 살짝 보이는 곳에서 반대편과 옆 능선이 멋있어서 담아본다.
저 옆 능선이 백미라고 하는데 오늘은 못 간다. 시간이 제한된 산행에서 암릉은 2시간이 소요되면 일정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오늘은 평범한 능선으로 오른다. 계곡길도 싫고 입장료를 내기도 싫다. 여름이 끝나가는 가을에 얼음골은 얼음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쯤에는 찬기운도 거의 없어진다. 7-8월 얼음골은 그 자체가 피서지가 된다. 올라오고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보면서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담을 수 없어 상부 정류장에 도착하여 그 모습을 담았는데 교차하고 있고 가지산 자락과 어울린다.
1시간 10분에 상부 정류장에 도착하였다. 남들은 10분에 올라오는데 나는 걸어서 1시간 10분이 걸린 것이다. 이제 천황산을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산을 올라오는 사람들이 남녀노소가 없다. 케이블카의 이점이다. 어르신도 산을 보아야 하고 엄마 아빠도 산을 보아야 한다.그렇게 천황산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얼음골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올라온다.
3년 전 샘물상회를 지났고 이곳에서 바라다본 천황산을 기억이 거의 없다. 그때는 10시간 이상 걸어서 아무것도 기억하기 힘들고 그냥 걸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2km 거리에 있었는데 그저 가까이 왔다는 느낌 그 기억이 있다.
다시 걷기 시작한다. 애들 둘에 엄마 아빠가 천황산을 향해 걷고 있다. 해발 1000m를 케이블카를 타고 왔기에 가능한 것이다. 할머니도 근처의 전망대에서 멀리 가지산 운문산을 본다. 산을 같이 즐기는 것이 좋다. 요즈음은 코로나로 실내생활도 어려우니 여유를 가져야 한다.
천황산 정상에 가까이 오니 억새가 피고 있다. 절정은 아닌데 민둥산에서 보았던 햇빛에 억새가 빛을 발하고 있다.
천황산이다. 3년 전 지친 몸을 이끌고 이곳에 도착하여 천황재까지 어떻게 내려갈 것인지 고민하고 표충사 내려가는 가파른 길을 그저 빨리 내려가는 길로 선택한 기억이 역력하다. 최근 영남알프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어렵다. 10분을 기다려야 한다.
멀리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을 담아보고 앞으로 갈 재약산 능선을 바라다본다. 저번의 상처와 숙제를 해야 한다. 상해에 가 있는 친구하고 둘이서 오기로 했는데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다.
천황재로 내려서면서 아쉬움도 표할 시간이 없다. 그렇지만 뒤를 돌아보고 억새와 함께하는 천황산 정상을 담는다.
3년 전 이곳에서 표충사로 내려갔는데 오늘은 재약산을 거쳐서 내려갈 것이다. 표충사로 내려가는 길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아서 길이 반들반들하지는 않다. 재약산을 갔다가 돌아와서 주암마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천황재에서 재약산을 16분에 올라갔는데, 인증샷을 남기는데 16분 걸렸어' 이렇게 전화로 투덜거리면서 내려오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16분은 좀 심하고 어렵지 않게 올랐는데 기다리는데 많이 걸렸다는 표현일 것이다.
재약산은 천황산과 차이 나게 산을 오르면서 암릉의 연속이다. 바위지대가 있어 조심스럽게 지나야 한다. 조심스럽게 오르고 내리면서 주변도 돌아본다. 정상석도 암릉 가운데 있다. 먼저 온 산객의 말과 같이 2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바로 뒤에 따라오는 산객의 말을 엿들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멀리 간월재의 하얗게 핀 억새를 그저 바라다볼 뿐이다. 여기에서 해운대 장산도 보이고 장산 뒤의 마천루도 보이는데 오늘은 장산만 보인다고 한다. 오늘은 안개로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나는 그런가 보다 하고 쳐다볼 뿐이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산행 버스를 같이 타고 온 사람을 만났다. 나는 안심이 된다. 내가 그렇게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자평이 보인다. 재약산 바로 아래 사자평의 그 억새밭도 유명하다. 간월재의 억새밭, 신불재의 억새밭 그리고 사자평의 억새밭이다.
사자평의 억새밭까지 줄기차게 내려간다, 고사리분교 터로 가는 것보다 길이 좋다. 임도이고 이곳의 암자까지 자동차가 올라오니 좋을 수밖에 없다.
사자평에 예전에 한국전쟁 후 난민들이 이곳에 생활하였고 그 아이들을 위한 학교 고사리분교가 있었다고 한다. 1966년 개교하였다가 1996년까지 유지하였다고 한다. 그 고사리분교는 1999년 철거되어 현재는 그 터만 남아 있다. 사자평에도 이제는 사람들이 주거하지 않으니 억새의 고장이 되어 있을 뿐이다.
억새밭에서 다시 표충사로 간다.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길을 잡고 간다. 계곡에 접어들지 않았는데도 물소리가 요란하다. 재약산과 사자평 그리고 재약봉에서 머금은 물들이 그대로 계곡에 물을 흘러 보내고 있다. 일행이 된 두 분 중 한 분이 힘들어한다. 나도 힘들은 기억이 있어 보조를 맞추어 본다. 앞서가다가 그분이 보이면 또 걷는다. 작전도로라고 표시되어 있는 임도를 따라 걷다가 층층폭포 이정표를 보고 폭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2층 폭포가 우렁차게 내려온다. 이렇게 멋있는 폭포를 저번에 못 보았다고 생각하니 이번에 숙제를 잘하였다고 생각한다.
1단 폭포에 감동을 하고 바로 아래 있는 폭포에서 1, 2단 폭포를 더욱 감동적이다.
다시 내려간다. 흑룡폭포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먼저 구룡폭포를 만났다. 3대가 같이 산행 중이다. 할머니, 딸, 손녀다. 작전도로를 이용하여 편안하게 사자평까지 왔다가 내려가는 길이라고 한다. 가족이 같이 하는 것은 좋다.
재약산 이 계곡은 전체가 폭포다.
이름 없는 조그마한 폭포도 있고 그 폭포의 백미. 흑룡폭포에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옥류동 계곡이라고 한다. 흑룡폭포 전망대는 벼랑 끝에 미국의 그랜더 캐넌과 같이 만들어 절벽 밖까지 걸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다만 미국은 유리로 바닥을 만들었고 이곳 철판으로 만들어 밑을 볼 수 있게 만든 차이가 있다. 그래도 끝에는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한다. 이것을 보기 위하여 일부러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표충사로 들어가지 않고 표충사로 오면서 매표소까지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 가면 작전도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사자평까지 갈 수 있다. 올라갈 때 1시간 남짓 내려올 때 1시간 30분 남짓 이렇게 좋은 길이 없다. 내려오는 길에서 층층폭포, 구룡폭포, 흑룡폭포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입장료도 내지 않고 표충사를 관람할 수도 있다.
가을날 밀양사람들은 이렇게 걸어도 되겠다.
며칠 전 내린 비로 폭포는 더욱 빛을 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을 하지만 3년 전 천황재에서 하산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비경을 여유롭게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때론 한발 물러서는 것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실감하였다.
표충사로 가기 전 계곡에서 산을 다닌 흔적을 지워본다.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하고 발을 담그고 피로를 날려본다.
표충사로 가면서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임도를 만났다.
이렇게 멋있는 계곡을 나 혼자 본다는 것이 그저 미안할 뿐이다. 크로아티아를 갔을 때 폴리티 비체의 경치를 보기 위하여 버스를 타고 올라가거나 걸어서 간 후 경치를 내려오면서 보거나 올라가거나 본 기억이 있다. 여기도 가능하다. 다만, 표충사하고 협상을 해야 할 것이다. 작전도로로 버스나 아니면 suv차량으로 실어 나르고 내려오면 사자평도 볼 수 있다. 관광자원의 보고를 그대로 두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 제일 아래 등산로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다. 비포장도로이지만 쉽게 걸을 수 있다.
계곡을 내려올 때 몇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저 길을 걸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폭포를 감상한 것 같다.
이제 표충사다. 표충사 바로 입구에 있는 주차장은 대형버스를 주차시킬 수 없어 1km를 또 걸었다.
표충사 일주문 근처에 산객들이 걸어서 내려와 먼지를 두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절 입구에 먼지떨이가 있다. 먼지 털기 전 표충사를 사이에 두고 천황산과 재약산을 볼 수 있어 한 폭으로 담아본다. 천황재에서 내려오면 표충사의 오른쪽으로 접근하고 재약산에서 내려오면 왼쪽에서 접근한다.
표충사의 일주문이나 표충사 앞에 있는 어느 산의 표충사가 재미있다.
한자도 다양하고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버스에 도착하여 기다린다. 몇 명이 10분 지각이다. 주차장 1km를 계산하지 않은 주최 측의 문제도 있다. 오늘은 15km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