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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Oct 18. 2021

소백산 나의 고향에 가본다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어 소백산이라고 불리는 소백산은 나의 고향이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소백산을 바라보면 국망봉이나 비로봉 정상은 항상 하얗게 보였다. 그리고 친구의 고향이기도 하다. 산을 넘지 않고 직선거리로 지도상의 거리를 계산하면 친구와 나는 20km 이내에 살았다. 하지만, 도가 다르다. 그래서 같이 소백산을 산행을 할 때에는 애도심을 발휘하여  오줌을 누더라도 자기 고향 방향의 산에서 해결하였다. 한 번은 천둥계곡에서 친구들끼리 소백산을 오르면서 자기의 고향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확인하니 너무나 가까웠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이 친구와 함께 친구의 고향마을 근처에서 소백산을 오를 것이다. 소백산은 경상북도,  충청북도가 어울려져 있고 산을 넘는 고개도 많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죽령,  늦은맥이, 그리고 단종의 애환이 있는 고치령이 있고 마지막으로 마당치가 있다. 그중에 오늘은 늦은맥이에서 령까지 걸어보려고 한다.


소백산을 당일로 산행을 하기 위하여 이른 아침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고속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예전에는 당일로 소백산을 가는 것은 산행버스를 이용하여 단양 쪽에서는 어의곡에서 비로봉을 올랐다가 국망봉을 거쳐 늦은맥이를 거쳐 새밭으로 하산하거나 천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었으며, 영주 쪽에서는 희방사나 초암사에서 올라 비로봉을 거쳐 삼가리로 하산하거나 그 반대 방향이 주였으나 이제는 중앙선이 고속화되어 이른 시간에 기차를 타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단양 쪽에서는 시내버스가 죽령까지 올라가고 영주 쪽에서는 희방사를 거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단양의 경우를 설명하면 6시에 출발하는 고속열차를 타고 단양역에 7시 20분에 내리면 죽령 가는 버스가 7시 30분에서 40분 도착하고 8시경에 죽령에 도착한다. 죽령에서 소백산 연하봉으로 오르기 시작한 후 비로봉 또는 국망봉까지 가면 되는 것이다. 그 후 하산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단양역으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나는 단양역에 친구가 고향에 어머님을 보기 위하여 미리 와 있었고 그 자동차를 이용하여 한드미 마을을  거쳐 새밭에서 늦은맥이로 오르고 죽령으로 하산한 후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단양역으로 접근을 하였다. 충북선을 이용할 경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차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나는 이렇게 추천한다. 겨울에는 삼가리에서 올라간 후 비로봉을 보고 자신이 있으면 주목 군락을 보아야 하므로 천동계곡으로 하산하는 등산로를 여름에는 희방사로 오르거나 천동계곡으로 올라 희방사로 오른 사람은 삼가리천동계곡으로 오르는 사람은 늦은맥이로 하산할 것을 권고한다.

원점회귀를 하는 것은 본인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원점회귀의 대표는 어의곡에서 비로봉으로 그리고 국망봉을 거쳐 늦은맥이를 거쳐 다시 어의곡으로이다. 그래서 어의곡 쪽 등산로가 많이 이용한다. 계곡 입구는 펜션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른 새벽 청량리 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 나는 새벽 5시 출발하는 구로역 첫 전철을 타고 청량리로 고속열차를 타기 위하여 출발한다. 집에서 4시 30분 나와서 산으로 가는 것이다.


며칠 전부터 주말 오전 비예보가 있었고 오늘의 일기예보는 9시까지 비예보가 되어 있어 산행 시작 시 우의를 입고 산행을 각오하여야 한다. 단양역에 내리기 직전까지 하늘을 보니 비는 그쳤다. 높은 산은 이곳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단양역을 나서니 친구가 반가이 반긴다. 친구 왈 오늘 새벽 6시까지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기차역으로 오는데 비가 그쳐 다행이라고 한다. 친구 차를 타고 가면서 멀리 상월봉, 국망봉을 보는데 비구름이 없다. 비 온 후라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아침해가 뜨면 온도 차이,  내린 비가 수증기가 되어 다시 구름이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오늘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하여 준비를 하였는데 문제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새밭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에 자동차를 주차시키니 7시 45분 탐방지원센터에서 입구에 들어서니 7시 47분이다. 산객이 있다. 이분은 비로봉으로 가고 우리는 5km를 걸어서 올라가는  늦은맥이를 거쳐 다시 7km를 비로봉까지를 걸어갈 것이다. 늦은맥이로 하산만 했지 오른 기억이 없는데 오늘은 도전이다. 해발 400m 지점에서 해발 1250m까지 오르는데 5km를 걸어서 가니 가파름도 거의 없다. 2시간을 줄기차게 서서히 오르기만 하면 된다. 예전에 이곳에서 늦은맥이 500m 아래까지 벌채를 하여서 그런지 그곳까지 벌채 한 목재를 이동시키기 위하여 길을 만들어서 그런지 30년 이상된 산판 도로가 산객들의 마음을 흡족시키고 있다. 또한 오늘 아침까지 내린 비로 계곡에 물은 우렁찬 소리를 내면서 흐르고 3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이제 계곡을 가득 메워 이끼계곡을 이루고 있다.

새밭을 어떻게 한자로 표현한 것이 문제인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까지 한자로 표현하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명은 한글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새밭이라는 것은 그 동네에서 사용하는 것이고 국립공원공단에서도 사용하는데 지도상에는 '을전'이다. 일제의 잔재라고 본다. 이제는 새밭을 찾아 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산 이름 중에 '견치산'이 있다. 이를 '개이빨산'으로 돌려주었으면 한다.


고개를 500m 정도 남겨두고 가파르게 오른다. 그렇다고 어려운 구간은 아니다. 해발이 100m를 갑자기 오르기 때문이다. 늦은맥이는 영주와 단양을 넘나드는 길로 지금은  단양 쪽 백두대간 종주길만 남았고 영주로 가는 길 구인사로 가는 길은 폐쇄되어 있다. 여기에서 오른쪽 백두대간 능선을 가면 소백산 정상이고 왼쪽으로 가면 고치령, 마당치, 태백산으로 간다. 비 온 후 지금까지 잠잠하였던 구름들이 몰려온다. 비를 가지지 않았지만 시야는 제로다. 곰탕국물이 진하고 우려 나오면 바로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능선을 오르는데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지난주 영남알프스를 오를 때 반팔로 올랐는데 오늘은 긴팔 셔츠를 입고 오르는데 능선에 오르니 이것도 효과가 없다. 오늘 한파주의보가 예고되어 있고 바람이 세다고 하였는데 현실이 되었다. 겨울 소백산은 칼바람이 유명한데 오늘 그것을 미리 맛보는 것일 것이다. 앞서가는 친구는 벌써 재킷을 입고 저만큼 가고 있고 나는 그래도 늦은맥이를 오르는 땀과 열기가 있어 그래도 재킷을 배낭에 넣고 상월봉을 오른다. 백두대간을 오르는 사람들 능선을 걷는 사람들 대부분 상월봉을 지나치지만 우리는 고향산을 즐긴다.

 상월봉은 상월봉 밑에 있는 주먹 바위는 구인사를 창건한 승려 상월이 도를 깨우쳤다 하여 ‘상월불(上月佛) 바위’라고도 부르는데 이 상월불 바위가 있어 ‘상월봉’이라 하였다고 한다.

늦은맥이를 거치면서 상월봉을 보려고 오르는데 구름이 앞을 가려 상월봉을 담을 수가 없었다. 이제 담아야지 하는데 구름의 속도가 더 빠르다. 

상월봉의 남쪽에는 두 개의 골짜기가 있는데 하나는 북간터골이고, 다른 하나는 석천폭포골이다. 이 골짜기들에서 발원한 소하천들은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에 있는 순흥저수지로 유입한다. 석천폭포골을 따라 흐르는 계곡에는 석천폭포가 나타난다. 예전에는 이길도 등산로가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길이 없어졌다. 석천폭포로 올라 국망봉 근처에 있는 헬기장을 정비하려 매년 어르신들이 올라왔었다. 오늘은 상월암 옆 바위에 앉아 내려다보고 있는데 구름이 넘어와서 이 계곡에서 사라진다. 계곡을 감싸고 있는 공기가 구름을 용납하지 않는다.

 상월봉에 올라 국망봉을 바라보는데 잠시 보여주었다가 구름이 감춘다. 오늘 오전 내내 구름과 숨바꼭질하면서 산을 보아야 할 것이다.

상월암에 가서 상월불을 확인하고 뒤돌아 국망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구름과 바람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새벽까지 비가왔고 비온후 산위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하여 기상청에 알아보니 "이것을 명확하게는 구름이 아니고 활승안개라고 하며 대기 속 수분 입자가 상승기류에 의해 산비탈을 타고 오르면서 단열냉각되어 작은 물방울로 응결하며 대기 중에 떠다니는 현상인데 산안개라고도 하며, 산안개가 산속에서 발생하는 이유는 상승기류에 의해 공기가 차가워 대기 중의 수증기가 물이나 얼음으로 변하기 때문으로 비가 온 후에는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게 되며, 습윤한 공기가 산비탈을 따라 빠르게 상승해 가면서 냉각되고 포화되어 응결하면서 안개가 생긴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그래도 오늘은 구름이다.

햇빛이 비추었으면 좀더 빨리 사라졌을 것이지만 오늘은 햇빛도 거의 없다. 그래서 오전내내 숨바꼭질 한 것이다.

 상월봉을 오르고 내린 후 국망봉,  비로봉, 연하봉까지는 12km 정도의 장대한 해발 1300m 이상의 고지대로 평탄한 능선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조금 오르고 내릴 뿐이지 1439m의 비로봉이 가장 높다. 그리고 그 유명한 철쭉 터널은 상월봉에서 비로봉까지다. 벌써 이곳은 겨울이 시작되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잎은 다 떨어지고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뒤돌아 보니 상월봉과 상월암 그리고 능선을 잠시 보여준다. 바람과 추위가 우리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 국망봉도 보여준다. 늦가을이 아니고 초겨울이다. 오후에는 구름이 다 사라졌는데 오전에는 이러한 숨바꼭질이 계속되었다. 산을 넘는 구름의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산을 넘는 구름은 산을 넘고 조금 지난 후 사라진다. 상층부 공기의 온도 차이가 극심하여 바람은 더욱 세게 분다.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가을철 입는 바람막이 재킷보다는 늦가을 입는 재킷을 입으라고 하여 입었는데 그것이 오늘의 추위와 바람을 이기는 힘의 근원이 되었다. 이제는 장갑도 배낭에 넣어 놓아야 겠다.

어떤이가 말하기를 아내의 말을 잘 듣고,  네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여성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같은 소백산이라도 봉우리 이름이 유래한 것이 다양하고 불교와 관련되지 않는 이름이 이곳이다. 비로봉, 상월봉, 연하봉은 불교적 색채가 있고 도솔봉은 도교적인 색채가 강하다. 국망봉은 마의태자와 관련된 지명 유래가 전해진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56대 경순왕의 왕자 마의태자가 신라를 회복하려다 실패하자 망국의 한을 달래며 개골산으로 가는 길에 이곳에 올라 멀리 옛 도읍 경주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이곳을 ‘국망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구름 속에 정상석도 살짝만 보여준다. 예전에 이곳에서 새밭으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었으나 폐쇄되었다고 한다.

초암사를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비로봉을 거쳐 오는 산객의 얼굴이 추위를 그대로 보여준다. 초암사 방향으로 내려가면 소수서원을 볼 수 있다. 초암사에서 소수서원 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하여야 하지만 갈림길 바로 옆이다.


이제 비로봉으로 간다. 6월 철쭉 터널은 많은 산객을 불러 모으고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산객으로 차고 넘친다. 오늘은 새벽까지 이어진 가을비로 비로봉까지 가면서 만나는 산객이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다. 대부분 산객이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오는데 우리는 오늘 반대로 걷는다. 


어디로 갈 때 뒤 돌아보는 것이 쉽지 않다. 가면서 보는 것이 훨씬 더 잘 보인다. 통상적으로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걷고 우리도 대부분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걸었기에 볼 수 없었던 국방봉과 비로봉 사이의 암봉을 보았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갈 때는 그저 바위가 있고 그것을 우회한다고만 알았는데 그곳에 멋진 암릉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비로봉 능선을 볼 수 있었다. 비로봉과 국망봉을 가르는 안부에서 양쪽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국망봉은 아직 구름에 갇혀있고 비로봉은 잠시 우리에게 자태를 보여 주었다.

비로봉 정상의 능선을 보면서 어의곡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능선을 내려오면서 비로봉의 바람이 세다고 한다. 우리도 추위와 싸우면서 왔는데 더 춥다고 하니 긴장된다. 소백산에서 유명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첫째가 주목이고 둘째가 연하봉, 비로봉, 국망봉, 상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철쭉이고 셋째는 비로봉의 초원지대, 넷째는 소백산 칼바람이다. 소백산 칼바람은 유명하다. 비로봉을 올라 국망봉을 가거나 연하봉까지 갈 때 그 능선의 바람을 안고 가면서 맞는 칼바람은 진짜 유명하다. 겨울 이 능선을 걸을 때 보온장비와 바람막이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동사할 수도 있다. 예전에 나도 한번 이곳에서 연하봉을 가려다가 비로봉에서 삼가리로 회군을 한 기억이 있다. 겨울 상고대를 보러 왔다가 우리가 상고대가 될 수도 있는 곳이 이곳이다.


소백산성이 있었다고 한다.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이 이곳이어서 그 산성이 있었다고 한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그 온달산성도 근처에 있다. 단양군 영춘면에 온달산성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비로봉은 구름에 싸여있다. 우리에게 구름이 곁을 내주지 않는다. 어의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비로봉으로 가는 길이 이제는 산을 보호하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400m도 남지 않은 비로봉은 보이지 않고 데크만이 그 정상을 가리킬 뿐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 길만이 있을 때 우리는 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그 길만을 갈 뿐이다. 그래도 이정표가 있으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등산로가 이렇듯이 우리의 인생길도 같다.

이제 비로봉이다. 삼가리에서 이곳을 몇 번이나 올라왔던가 추억에 싸이고 있는데 친구가 서두른다. 이곳의 바람이 더욱 심해 정상에 머무르는 사람이 없다.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소백산 정상이고 조금 더 있으면 이곳도 머리가 희어질 것이다.


예전에는 이곳에 흙무더기만 있고 초원도 있었으나 이제는 초원으로 복원되고 있다. 주목도 예전보다 조금 더 정상 부근으로 접근해 있다.  삼가리에서 올라온 사람들에게 무엇이라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친구는 벌써 연하봉 가는 능선으로 내려가고 있어 그냥 내려간다.

천동계곡을 내려가는 갈림길까지 아쉬운 마음에 돌아보아도 비로봉의 구름은 비껴 나지 않은데 그래도 또 돌아보니 우리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보여준다. 다시 올라가고픈 생각이 절실하지만 근처의 주목을 담아본다. 소백산 주목군락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고지대의 입지 특성 때문에 강한 바람과 겨울철 강설(强雪)로 인해서 대부분의 줄기가 비틀리고, 가지가 휘어져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대부분 나무의 높이는 7m 정도이고, 둘레는 일정치 않으나 2m 정도에서 밑으로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있다. 겨울에 이곳 주목군락은 멋있는 상고대를 그대로 보여준다.

천동계곡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고 쉼터가 있다. 천동계곡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반바지 차림도 있다. 이곳에서부터 춥다고 하니 보온을 한다. 젊음이 좋기는 좋다. 고민을 하고 이곳에 왔을 것이다.


겨울 산행,  초봄,  늦가을 그리고 5월에 고산지대 산행에서 보온은 기본이다. 보온을 위한 다양한 장비를 배낭에 넣어 다녀야 한다. 이제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을 쳐다본다. 연하제 1봉 연하봉까지는 5km다. 능선으로 좌우를 살피고 앞과 뒤를 볼뿐이다.


천동계곡으로 내려가면 주목군락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멀리 연하봉 능선에 있는 천문대와 예전의 부대가 대피소로 바뀌어 그 모습이 이채롭게 보인다. 대피소까지 가면 사뭇 내리막이다.

연하봉에서 연하제1봉을 거쳐 비로봉을 오는 길이 비로봉에서 연하봉 가는 길 보다 힘들다. 그래도 어떤 외국인은 반바지 차림에 뛰어서 가고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우리는 걷기도 힘든데 산악마라톤을 하면 가능할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이 올라오고 있다. 40분 걸려서 온 거리를 얼마쯤 가면 가능하냐고 묻는다. 우리는 50분이면 가능하다고 하니 맨뒤에 선 친구가 아! 그렇게나 많이 한다.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그래도 따뜻하게 옷을 입고 오르는 것을 보니 안심이다.


연하제1봉에서 연하봉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구름이 산을 숨겼다 보여주었다 한다. 예전에 이봉을 연하봉으로 알았는데 연하제1봉이라고 한다. 스쳐가는 봉우리라 그런가 보다. 별도로 떨어져 있으면 이것이 연하봉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연하봉이다. 연하봉은 산 밑에서 보았을 때 제일 눈에 띈다. 인공구조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예전부터 소백산 천문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이곳에 견학을 해본 기억이 있다. 지금도 견학 프로그램이 있다. 연화봉이라는 명칭은 전국 산지에서 종종 확인되는 이름으로, 이와 같은 이름은 산의 생김새가 연꽃처럼 생겼다 하여 유래한 경우가 많다.


이제 구름이 사라지고 장대한 능선이 보인다. 비로봉까지의 능선이 뚜렷하게 보인다. 저것을 아고산대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아고산대(亞高山帶, sub-alpine zone)는 산림대와 고산대 사이의 식생대로서 기온이 낮으며(연평균 4~5℃ 이하) 비와 눈이 많고 강한 바람이 부는 지역으로
국내는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등 대부분 백두대간으로 국립공원 지역이 해당되며, 생물다양성이 높은 중요 생태계로서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연하봉에 국립천문대가 있어서 그런지 태양계를 표시하고 그 여행을 하게 해 두었다. 태양에서 출발하여 수성, 금성, 지구 그리고 화성, 소행성 등이 죽령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에 계속 나타난다. 어느 순간에 목성도 나타나고 토성도 나타난다. 재미있게 정리를 해 놓았다. 


연하봉에서 희방사로 갈 수 있고 죽령으로 갈 수 있다. 죽령은 7km다. 희방사까지는 2.4km다. 어는 것을 선택하여도 좋다. 그런데 죽령과 희방사 사이는 대중교통이 없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로 예전에는 버스가 넘나들었는데 중앙고속도로가 개통이 되고 나서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연하제2봉으로 간다. 예전에는 군부대가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였으나 이제는 대피소가 설치되어 있고 우량 관측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일반인들에게 전망대로 개방이 되어 있어서 소백산의 그 맛을 다시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운영이 중단되었지만 다시 운영이 되면 산객으로 머무르고 싶은 곳이다. 소백산 천문대가 저리 가라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고 밤에 별을 헤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벽에 일출을 보기 위하여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되는 곳이다.


친구가 말하기를 령에 차 세워 두고 일몰과 일출을 감상하고 내려오면 되겠다고 한다. 아니 밤에 캠핑하는 곳이 될 수도 있겠다. 대피소 주차장에서 바라다보는 장대한 소백산 능선은 일품이다. 위쪽으로 비로봉까지 아래쪽 도솔봉까지 그 능성 자체가 우리를 부른다.

예전 군부대가 있던 시설을 그대로 받아 시설도 좋다고 한다. 코로나로 시설이 운영 중단되기 전 새해 일출행사를 이곳에서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문을 닫았다. 취사장과 화장실만 개방되어 있다. 그리고 옥상정원이 예쁘게 가꾸어져 있다. 헬기장도 있고 위병소는 없지만 예전 그곳에서 차량을 저지할 수 있는 장비도 있는 등  옛날 군부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제는 죽령까지 5km다. 줄기차게 내려간다. 시멘트길에 야자수 메트를 깔아 놓아 걸을 만하다. 잣나무 쉼터도 있고 내려가는 내내 편안할 뿐이다. 올라오는 길은 그래도 힘들 것이다. 5년전쯤 친구랑 둘이서 풍기역에 내려 걸어서 죽령까지 온 후 죽령에서 고치령까지 걸어본 기억이 있는데 당시 일출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죽령에서 연하제2봉을 오르다가 구름이 하늘을 가려 못보고 실망하여 30분 정도 잠을 청하기도 한곳이다. 일찍 오르면 일출을 볼 수 있다.

7시간 20분 걸려서 죽령에 도착하였다. 거리는 24km를 걸었다. 남들이 지나치는 상월봉을 가보고 연하제2봉도 가보고 한 결과이다.

버스는 40분에 출발이고 추위를 녹이기 위하여 죽령고개 마루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는 여유를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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