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은 신라시대에는 서다산(西多山), 고려시대에는 용출산(龍出山), 조선 초기에는 속금산(束金山)이라고 불렀으며, 태종 때부터 본격적으로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라 불리어 왔다고 한다.
마이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탑사가 있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CNN은 2020년 진안 마이산의 탑사를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사찰 33곳’에 포함한 바 있다. CNN은 당시 여행섹션에서 역사적 의미가 깃든 한국의 900개 사찰 가운데 여행객이 가볼 만한 아름다운 산사 33곳을 소개했고 진안 마이산의 탑사를 여기에 포함시킨 것이다.또한,
겨울이면 진안군 마이산 탑사와 은수사 주변에서 거꾸로 자라는 신비의 역 고드름을 볼 수 있다고한다.
오늘은 이곳을 간다. 마이산은 탑사가 있기에 이곳을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산행은 암마이산을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 같다. 한 달에 한번 정기산행 모임이다. 코로나19로 모이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4명에서 8까지 늘어났지만 아직도 조심스럽게 모일 수밖에 없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모임 회원이지만 그래도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 KTX를 타고 오는 사람,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마이산으로 간다. 코로나 백신을 2차까지 다 접종하고 2주가 지난 투명인간 4명이 만나서 진안으로 간다. 출발하는데 안개가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어서 어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고속도로를 들어서니 아침 안개는 거의 없어지고 햇빛이 도로를 가득 채우고 운전하는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
마이산을 가기 전 산행기를 찾아보고 하여도 마땅치가 않았다. 그래도 힘이 있을 때 암마이산을 오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북부 주차장에 자동차를 몰아간다. 진안 IC를 벗어나 마이산을 가는데 도로 이정표가 그렇게 잘 되어 있지 않다. 초행길인 우리들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지 않고도 갈 수 있게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번쯤 공신하다가 제길을 찾아간다. 북부 주차장을 찾아가서도 비슷하다. 주차장은 초입에 있고 등산로 초입에 상가가 있고 그 상가 앞에도 주차장이 있다. 어디에 정확하게 주차하여야 하는지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산행 종료지점을 감안하여 북부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마이산을 종주하러 간다. 주차장 앞에 음식점들이 있고 이곳에 돼지고기 집이 많다는 것이 특색이다. 내려와서 이곳에서 산행 중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해보리라 생각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하는데 동네 어르신이 우리에게 마이산의 산행코스를 안내해 주신다. 감지덕지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을 대부분 해소했다.
"상가 주변에 주차시켜 놓을 수 있고 암마이봉을 오를 수 있는데 숫마이봉은 못 올라가 사실 오르기는 오를 수 있겠지만 내려올 수 없어서 헬기를 불러야 할 것이야, 숫마이봉은 화엄굴까지만 갈 수 있어, 4시간 코스면 금당사까지 내려가서 산으로 가면 되고 좀 더 가면 시간이 걸릴 거야"
"화엄굴에는 석간수를 먹으면 아들 낳는다고 먹는데 지금 먹을 수 있나요"
"지금은 먹을 수가 없어"
"20여 년 전에 이곳에 와서 먹은 기억이 있는데요"
이렇게 헤어지고 가는데 바로 앞에 마이열차가 있다. 북부에서 고개를 넘어 탑사까지 가는 길은 508개 계단을 올라야 갈 수 있는데 마이열차라는 셔틀을 타면 쉽게 간다고 한다. 우리는 산객이다. 무시하고 간다. 그것을 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마이산 등산로 초입에는 특이하게 가위박물관도 있지만 모든 것을 패스하고 계단으로 들어간다. 508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10개씩 지날 때마다 숫자가 바닥에 표시되어 있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암마이봉이고 고갯마루까지 508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계단을 예쁘게 관리하고 있다. 508개를 오르고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가 암마이봉이다. 슬쩍 왼쪽을 보고 그냥 오른쪽으로 오른다. 이곳도 계단이다. 위로 솟아 있는 봉우리를 우회하고 지그재그로 계단으로 그리고 수직으로 오르는 것이다. 어느 지점에서는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구분해 놓았다. 겨울에는 위험하여 이곳을 오르는 것을 금지한다고 한다. 눈이 많이 오는 이곳에 위험하다는 것이고 본인들이 책임을 확보할 수 없으므로 암마이봉을 오르는 것을 폐쇄하는 것이다. 홍천의 팔봉산도 겨울이면 폐쇄한다.
암마이봉을 오르면서 힘들다고 전망대도 있다. 숫마이봉을 조망한고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숫마이봉을 중턱에 화엄굴이 있다는 설명도 해 놓았다.
전망대를 암마이봉 정상에 도착했으나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이 많아 정상을 지난 지점에 있는 전망대를 우선 가본다. 암마이봉에서 내려다본 경치가 일품이다. 고금당, 탑영재, 비룡대, 봉두봉 등이 우리를 유혹한다.
산에 듬섬듬섬있는 바위들이 푸른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금당은 금색을 띄고 우리를 부른다. 비룡대의 정자와 그 바위능선이 한껏 멋을 부리고 있다. 암마이봉을 올라오고 나서 숫마이봉을 못 올라간 것에 아쉬움을 전경을 남긴다. 암마이봉에서 주변을 멀리도 볼 수도 있고 암마이봉을 정상석의 필체가 특이하다.
암마이봉을 내려와서 숫마이봉은 언감생신이고 화암굴을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즐거움이 있고 그것이라도 올라가는 것에 감사를 하면서 화엄굴에 올라간다. 20여 년 전 이곳에 와서 석간수를 받아먹어서 아들을 낳으셨다는 일행의 전설을 듣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석간수가 있나 쳐다보지만 없다. 바닥 언저리에 떨어지는 석간수가 있는데 음용금지라고 한다. 화엄굴은 깊지도 않고 5m 남짓 되는 것 같다. 바위 사이에 난 틈이 커져서 동굴이 된 것 같다.
화엄굴을 내려와 은수사로 간다. 고갯마루에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금강의 발원지는 장수군의 뜬봉샘이고 섬진강의 발원지는 진안군 데미샘이다. 다만, 이곳이 분수령인 것이다. 한쪽은 금강 한쪽은 섬진강인 것이다.
고갯마루에서 은수사까지 내려가는 길게 지그재그도 아니고 일직선으로 내려간다. 올라오는 사람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내려갈 때는 시원한 맛이 있다. 올라올 때는 508개를 헤아렸는데 내려갈 때는 그냥 내려갔다.
은수사에 도착한다. 은수사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인연이 있는 사찰이라고 한다. 이성계가 고려시대 말 이곳에서 왕조의 꿈을 꾸고 기도를 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그때의 인연으로 이곳에 이성계가 청실배나무를 심어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고 몽금척수수도와 일월오봉도를 태극전에 모셔두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일반인들에게 다 공개는 하지 못하지만 샘터 옆의 청실 배나무는 그 자리에서 500년을 지키고 있다. 현재는 천연기념물로 지점 되어 관리되고 있다.
은수사는 숫마이봉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은수사와 청실배나무 그리고 암마이봉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파노라마 사진을 활용해본다.
여기까지는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걷고 구경하면 된다. 이제 탑사로 간다. 탑사는 1885년 이갑용(李甲用 1860~1957)이 마이산에 들어와 솔잎을 생식하며 수도하다가 1900년 무렵부터 탑을 쌓기 시작했고 당시에는 절 이름도 없었으나 그가 평생 동안 만불탑을 축성했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탑사(塔寺)로 불리기 시작했으며 이갑용은 1957년에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평생 동안 108기의 탑을 완성시켰지만 현재 80여 기의 탑이 남아 있고 이 탑들은 ‘마이산탑(馬耳山塔)’이라는 이름으로 전라북도 기념물 제35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갑용의 손자 이왕선이 한국불교 태고종에 사찰 등록을 하면서 정식으로 탑사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누가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관람료가 성인 1인당 3000원이다. 1000명이 이곳에 온다면 하루에 3백만 원이다. 주말에는 이보다 많을 것이다. 금당사인지 탑사인지 모르겠다. 사실 이곳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탑사 때문에 오는 것인데 금당사는 숟가락을 올려놓은 것 같다.
일제강점기시 이곳에 들어온 그분이 이곳에 탑을 쌓았고 후손들은 그것을 이용하여 먹고산다. 로마나 그리스나 선조들의 유산으로 먹고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탑사는 태고종, 금당사는 조계종이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모든 것을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금당사가 토지가 많을 것 같고 탱화가 있어서 수익을 어느 정도 배분받을 것 같다. 절 입구에 고깃집이 즐비하다. 육식을 금하는 사찰에 입구는 육식과 관련된 음식점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탑영제를 지난다. 탑의 그림자가 이곳까지 비친다고 하여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나는 암마이봉의 그림자가 이곳에 비추어져 마이산을 하나 저수지 속에서 볼 수 있어 이름을 이렇게 붙여진 것이라고 본다. 지금 데크가 수변을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금당사 입구를 지나 남부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한 매표소 근처까지 내려온 후 고금당으로 방향을 잡고 산으로 간다.
금당사는 신라 헌강왕때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괘불탱화가 가장 유명하고 이것이 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17세기 후반 작품으로 괘불탱화를 걸고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온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사실 기우제라는 것이 비가 너무 오지 않아서 제를 지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시기가 되면 비가 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때쯤 기우제를 지내고 그러면 비가 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유원지에 온 것 같았다. 암마이봉을 오르는 길도 등산로라고 보기에는 너무 잘 다듬어져 있었다. 암마이봉을 내려와서 은수사, 답사, 금당사까지는 넓은 길이고 행락객이 넘쳐났다. 하지만. 고금당을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냥 등산로이다. 금빛 찬란한 지붕을 보고 그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고금당을 올라가는 초입에 일주문이 있다. 재미있다. 현수막을 설치하고 탄금봉 고금당"이라고 써놓았다. 일주문을 세워놓지는 못하고 현수막을 설치하여 놓았다.
능선까지 20분이면 올라가는데 올라서고 보니 고금당이 왼쪽에 있다. 올라오면서 등산로를 잘못 보고 올라왔다. 200m를 우회하니 고금당이다. 고금당은고려말 나옹화상이 기거하면서 수도하였던 자연 암굴이라 하여 나옹암이라고도 하고 금당사가 자리 잡았던 곳이라 하여 고금당이라고도 한다. 자연 암굴 위의 지붕은 목탑 형식을 갖고 있고 그 자연 암굴 자체를 보는 것도 좋다.
모노레일이 올라오고 있다. 산행을 다니면서 사찰에 모노레일이 설치된 것을 많이 보았는데 처음으로 이것을 타고 올라오는 신도들을 보았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무서울 같기도 한데 걸어서 올라올 수 없는 연세 드신 분과 몸이 불편한 분이 거리낌 없이 타고 올라오신다. 어쩌면 문명의 혜택이다.
등산로는 건물을 올라가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된다. 이능선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일품이다. 이렇게 좋은 구간을 이제야 보는 것이다. 마이산을 와서 고금당, 비룡대를 보고 가야 제대로 본 것이라고 본다.
이제 능선을 따라 비룡대로 간다, 암마위봉에서 보았을 때 용이 날아가는 듯한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정자가 있었다. 그곳이 비룡대이다. 비룡대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일품이다. 봉두봉은 곧 고래가 바다에서 솟아오를 것 같고 그 뒤의 암마이봉의 자태는 더욱 웅장하다.
왼쪽 능선 끝의 봉우리는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 같기도 하고 곰이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이다.
비룡대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 부부가 있다. 미리 공부하지 않고 왔다면 이곳을 올 수 없었을 것 같아
"어디에서 오셨어요, 공부하고 우리는 왔는데
공부를 많이 하셨나 봐요"
"예 우리도 공부하고 왔어요. 수원에서 왔어요"
서로 산행을 잘하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비룡대에서 고금당을 보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좌우를 담기에 바쁘다.
성황당을 거쳐 봉두봉을 갔다가 다시 회군하여 삿갓봉 쪽으로 갈 것이다. 기묘한 봉우리는 삿갓봉이다. 삿갓봉은 접근이 불가능하고 근처에서 감상할 뿐이다.
성황당을 가는데 두꺼비 바위가 있다. 성황당은 그냥 고개를 넘어가는 마루 위에 장승과 솟대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당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성황당에서 봉두봉까지 10분이면 올라가고 그곳에서는 비룡대와 고금당을 다시 볼 수 있으며 비룡대의 날아가는 용 모양의 바위들을 보고 싶었지만 나무들이 가려서 볼 수 없었고 봉두봉 정상에서는 날아가는 용은 없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성황당에서 삿갓봉으로 방향으로 가기 위하여는 봉두봉 반대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곳이 숨겨진 비경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 숨은 비경을 찾아 나선다. 첫 번째 오른 봉우리에서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을 동시에 보면서 우리가 보지 못하였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삿갓봉을 바로 앞에 두고 오른 봉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삿갓봉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삿갓봉을 지나서 이제는 하산이다. 마을로 내려간다. 지난주 갑작스럽게 추위가 와서 서리로 고추밭에 고추들이 피해를 보았고 그래도 건질 것이 있는지 농부는 밭을 이곳저곳 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고추를 따고 있다. 마이산의 말귀와 같은 모습을 볼 수가 없었는데 마을 입구에서 쳐다보니 이제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마이산을 왔고 마이산의 암마이봉을 오르고 은수산, 탑사, 금당사, 고금당, 비룡대, 봉두봉을 오르고 삿갓봉을 돌아서 북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처음에 시작할 때 오늘은 등산보다 힐링타임이라고 했는데 2시간도 안되어 은수사에 도착했을 때는 행락객이었다. 하지만 고금당을 올라서고 비룡대를 거치면서 힐링 산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숨은 비경을 보았을 때 환상적이라고 감탄사를 절로 내었다.
오늘 산행시간이 5시간 30분 결론적으로 이것보다 더 여유로움을 가지는 산행도 없을 것이다. 반대방향은 입장료를 절감하지만 마지막에 힘에 부칠 것이다.
진안에 유명한 것이 돼지고기다. 그 이유를 물으니 물이 좋아서라고 한다. 그냥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별 이유가 없다.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키위서 그렇다고 한다.
이제 내려와서 마이돈 테마공원이 있는 북부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켜 놓았으니 근처에서 맛집을 찾아 그 맛을 즐겨본다.
나는 남부주차장보다 북부 주차장을 추천한다. 다만, 오르막을 오를 때 힘에 부치면 탑사만 보고 가기 아쉬우면 고금당까지라도 보고 가기를 권한다.
집으로 간다. 진안 IC를 이용하여 다시 집으로 간다. 예전 무주, 진안, 장수가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익산 장수간 고속도로가 있어 접근하기 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