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춘천을 가는 길에 있는 천마산은 예전에 50대 이상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서울 인근에 스키장이 있었던 곳을 알 것이다. 이곳은 지금 폐업을 진행을 하는 곳으로 스타힐리조트이다. 예전에는 천마산 스키장으로 1982년 12월에 개장한 스키장으로 서울을 기점으로 32km의 거리로 언제든지 부담 없이 왕래가 가능하며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휴식레저 공간이었다.
서울에서 춘천을 가는 기차역인 천마산역에 내리면 바로 등산할 수 있는 곳이 천마산이다. 천마산은 산세가 험하고 복잡해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한편 임꺽정이 천마산을 본거지로 활동했다고도 전해지기도 했다고 한다. 남양주시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에 따르면 천마산(天摩山)이란 이름의 뜻은 고려 말 이성계의 전설에서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당시 천마산에 사냥을 나왔던 이성계가 “이 산은 매우 높아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 하여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천마산을 가기 위하여 서울에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전철이 최고다. 주말에 나는 주로 산을 찾기에 주말을 기준으로 작성해본다. 주말에는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이용하면 접근하기 쉽다. 청량리역보다는 회기역에서 환승하는 것이 좋다. 1호선을 이용하여서 접근한 후 경춘선과 경의 중앙선을 환승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동하는데 1분도 소요되지 않으니 좋다.
오늘도 아내와 함께 간다. 이제는 아내가 나보다 더 잘 걷는 것 같다. 살을 즐기는 것 같다. 산으로 간다면 산에 대한 생각 없이 간다. 그래도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에만 간다. 버스를 타는 것은 싫어하기에 전철로 접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한다. 집을 나서서 1호선을 타고 가서 회기역에 도착하여 기다린다. 회기역에서 용문으로 가는 전철이 수시로 지나가고 KTX-이음도 지나간다. 우리가 기다리던 전철이 플랫폼에 들어온다. 바로 전역에서 출발한 전철이라 빈 좌석이 많다. 춘천으로 가는 기차다. 상봉역에서 가득 차고 빈자리가 없다. 경춘선은 지하로 가지 않고 지상으로 만 가는 기차다 보니 도시와 도시 사이의 드문 드문 농가도 보이고 공장지대도 보인다. 남양주시에는 대규모 공장은 없지만 중소기업 규모의 공장이 많다.
천마산역에서 내리니 천마산의 등산로 표시도 보이고 천마산을 가는 표시가 되어 있다. 오른쪽으로 가도 되고 왼쪽으로 가도 된다. 앞서 내린 등산객들이 왼쪽으로 가고 있다. 등산로 입구를 예전에는 오른쪽으로 갔는데 그때는 3년 전이고 하여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다 보니 보단 평안한 등산로이거나 등산로가 완연한 곳으로 이동을 하여야 하는 만큼 앞에 가는 등산객을 따라간다. 계단을 오르니 도로를 건너 왼쪽으로 간다. 나는 그전에 오른쪽으로 가서 빌라를 지나서 산으로 갔는데 오늘은 그냥 왼쪽으로 간다. 등산로 입구를 랄리는 표지가 있다. 예전에는 없었었나 등산로 정비가 잘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양주시에서 안내하는 등산로로 2번 등산로이다. 이곳에서 출발하여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서 주먹 바위까지 가야 하고 주먹 바위에서 3코스와 만나고 뾰족봉을 지나서 천마산 정상으로 가는 것이다.
등산로는 정비가 잘되어 있다. 어르신들도 걸을 수 있는 등산로라고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주먹 바위까지 가는 길이 어르신들이 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1km 내외까지는 가능하다고 본다. 천마산 정상을 2.6km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부터 능선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등산로는 가파름이 심하다. 땀이 비 오듯 한다. 아내는 10m 뒤에서 따라온다. 그래도 잘 따라온다. 쉬엄쉬엄 걸으면서 따라온다. 1만 보 정도까지는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도 잘 걷는다. 시골에서 손님이 오면 마당을 쓸고 물을 뿌려서 먼지가 않나게 한 것처럼 천마산 등산로는 새벽에 비가 살짝 내려 우리의 등산을 위하여 환영의 물을 살짝 뿌려 둔 것 같다.
뾰족봉을 지나서 천마산을 쳐다보니 아직도 구름이 산 정상에 머무르고 있다. 구름 속에서 신선이 될 것인지 아니면 햇빛이 찬란하게 아래를 내려다볼 것인지 궁금하다. 천마산 등산로를 3년 사이에 많은 정비가 이루어져 있었다. 3년 전에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부분이 데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떻게 보면 힘겹게 올라왔는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부분을 지나가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을 데크 등으로 제거가 된 것이다. 천마산 정상을 가기 전 바로 전 데크에서 고민을 많이 한다. 교통체증이 있다. 내려오고 올라가고 정신이 없다. 남양주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도 있지만 전철을 타고 바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우리는 천마산을 올라서 멸도봉을 거쳐서 철마산까지 가보려고 한다. 예전에서는 멸도봉을 가는 길이 어려웠다. 내려가는 길에 있는 바위길에 밧줄을 따고 내려갔는데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쉽게 이동을 한다. 이동을 하면서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소나무 모양을 하고 있다. 비바람을 견디면서 자라 우리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리는 하늘을 향해 그대로 몸을 일으킨 소나무보다는 우려곡절을 겪은 소나무를 그림에도 그리고 사진에도 담고 정원에도 가꾼다. 철마산까지 6.8km라는 이정표가 있지만 멸도봉을 지나는 구간을 지나면 거리가 약간 길고 오르내림이 있을 뿐 그렇게 어려운 구간이 없어 걸어 보기로 하였다.
멸도봉을 바로 지날 수 있지만 아내를 안전에 위험이 있는 구간을 지날 수 없어 봉우리를 바로 지나는 구간을 우회하는 구간을 선택한다. 우회하는 구간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 바위 위에 있는 등산로가 있고 계곡에서 올라가는 등산로는 좁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그 등산로는 지금도 가파르다. 그래도 안전하다. 안전하게 오르고 멸도봉에 올라서 천마산 정상을 담고서 철마산으로 방향을 잡고 걷는다. 이 길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아서 그런지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이 그대로 등산로에 쌓여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서 낙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여름이고 바위산이 아니어서 주변을 볼 수가 없다. 이웃한 축령산 등을 볼 수도 없다. 봄철 능선을 타고 온 바람이 소리를 내면서 분다. 시원한 바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침에 살짝 내린 비로 공기가 차다. 과라리 봉까지 우리와 마주친 사람도 없다. 과라리봉 정상에 있는 의자를 독점하면서 쉬어본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한 과라리 아리랑이란 노래가 있다. ‘산다는 게 살아간다는 게 모두 굽이굽이 돌아 산마루턱에 다다르는 산길과 같아서...’로 시작되는 노래는 아무것도 없고 많이 다니지도 않은 등산객들이 쉬어가는 고개에 ‘과라리 과라리 울 엄니 아리랑’으로 짠한 여운을 준다. 철마산에서 천마산으로 가는 길, 천마산에서 철마산으로 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힘들게 걸어왔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산은 평안함을 주니 그런 의미로 고개에서 잠시 쉬어 간다. 과라리 고갯마루에 누군가가 던져서 모여 쌓이게 된 돌탑이 그동안 세월을 보여준다. 돌탑들이 곳곳에 세월과 그 기원이 담겨 있다.
과라리 아리랑
산다는게 살아간다는 게 모두
굽이굽이 돌아 산마루턱에 다다르는 산길과도 같아서
천 번을 다녀도 갈 적마다 개로운 것이
우리 인생 여정과도 같아서
늘 한자리에서 만고풍상 마다않고
얼싸 안는 모습이 따스한 어머니 풍속 같아서
그래, 많이 힘들제?
여기 잠시 쉬었다가 가거라
긴 숨 한번 크게 들이켰다가 죽 내뱉어 보거라
세상사 뭐 그리 부러운 님 없을 게다
그래도 어디 한구석 짠하단데다 있거든
여기 과라리 고갯마루에 무심한 돌 하나 던지거라
아리랑 아리랑 과라리 아리랑
과라리 과라리 울엄님 아리라
자 다시 시작하거나
가늘길에 행여 고비 맞거든
스스럼없이 이제
나를 밟고 지나가거나 무심하게 그냥 무심하게
과라리 고개에서 들려오는 산악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면서 지나가는 등산객이 있어 인사를 한다. 산악오토바이가 이곳을 지나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산악오토바이가 등산로를 파헤친 것을 본다. 산악오토바이가 과라리 고개에서 쇠푸니고개까지 다닌 흔적이 있다. 산악오토바이가 등산로를 지나가면 등산로는 엉망이 되고 산은 훼손된다. 산악오토바이는 등산로를 다니지 않았으면 한다. 오남저수지를 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이제는 막바지 철마산을 향해 올라간다. 500m 남짓을 오르면 정상이다. 트래킹을 하고 끝에 이르렀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렇게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지만 10km 정도 걸었기에 힘이 떨어지고 오르는 것이 힘들다. 이제 아내도 지쳐 보인다. 가지고 있던 스틱을 아내에게 주고 나는 천천히 오른다. 돌아온 길을 돌아볼 수도 있고 우리가 철마산을 올랐다가 진접까지 이어지는 긴 능선도 본다.
철마산 정상이다. 철마산 정산보다 오른쪽에 정상석이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남양주 풍경도 좋다. 우리가 천마산역에서부터 왔다고 하니 부러운 듯 이야기한다. 아내에게 뒷동네 야산을 올라온 폼이라고 한다. 그만큼 여유롭다는 것이다. 쉬엄쉬엄 걸어서 이곳까지 온 것이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 어렵다 500m 정도 내려가면 평지길이라고 한다. 사실 내려가는 길이 더 어렵다. 철마산은 경기도 도립공원 후보에 지정될 정도로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을 갖춘 산으로 쇠말산(黔丹山)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옛날에 어느 지사가 이 산에서 철(鐵)이 나올 것으로 예언하였고 산 정상에 있는 바위가 말의 형상처럼 생겼다 하여 철마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산 서쪽 골짜기에는 '쇠를 푸는 광산'이라는 의미의 쇠푸니(金谷里, 금곡리)마을이 있고 쇠푸니의 남쪽 봉우리를 철마산 북쪽 봉우리를 내마산(內馬山)으로 부른다고 한다.
산행을 하면서 맨발로 산행을 하는 사람을 여럿 보았는데 이곳에도 맨발로 올라온 사람이 있다. 이곳은 흙산이라서 그렇게 어려움이 없겠지만 하산을 할 때에는 가파름의 연속이라 어려움이 있을 것인데 잘도 올라오시고 내려가신다. 그분이 얘기하기를 이것이 편하다고 한다. 철마산 정상이 300m라는 표시가 있는 곳까지 내려오니 가파름은 약해졌다. 이동하면서 가파름이 심하였다 약하였다가 반복이다. 그리고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10m 내외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다. 등산로 주변에 소나무가 멋있다. 그리고 이웃한 군부대에서 사격을 하면 파탄의 위험성이 있으며 우회할 것을 경고하는 경고판이 있고 우회 등산로가 발달되어 있다.
목표봉을 지나면 바로 가파르게 내려간 후 이제는 평탄한 길을 걸어서 간다. 약수터를 그냥 지나고 해참공원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을 마치고 최근에 개통한 진접역으로 이동을 한다. 최근에 개통한 전철역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이정표가 정리가 잘되어 있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100m 이내다. 교통이 편리하다. 이제는 철마산도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