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변덕스럽다.
금년은 장마 같은 장마도 없었고
비는 오락가락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일기예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다가 수요일쯤 보니 서울 인근의 산들은 등산에 강우 등에 의하여 어려움이 예상되어 중부지역의 산을 찾아 나선다. 지난봄에 오서산을 갔을 때 활승안개 때문에 서해안을 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어 여름의 오서산을 간다.
지인 두 명이 동참했다. KTX에 내린 지인을 탑승시키고 보령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령에서는 요즈음 여름철이고 해수욕장이 한창이고 그리고, 보령은 유명한 것이 있다. 머드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때문에 중단되었던 보령머드 축제가 다시 열린다고 한다. 오서산을 등산하고 머드 축제장도 둘러보자고 의견 일치를 보고 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대전 근처에서 오서산까지는 고속도로로 접근을 하기보다는 국도로 접근을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오면 고속도로로 접근을 하지만 우리는 대전 근처에서 출발을 하여 달린다. 햇빛이 강하다. 국도를 달리다 보니 목적지 근처에 있는 지방도로로 접근을 하는데 덤프트럭이 뒤에 있다.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은데 무섭다. 앞에도 덤프트럭이 있다. 뒤에 자동차가 추월을 시도한다. 추월을 허용한다. 앞차와 그렇게 속도 차이도 나지 않는데 성질이 급한 사람을 그냥 보내드린다. 이제 오서산이 보인다. 오서산 정상은 구름으로 숨겨져 있다. 서해안 지역에 가장 높은 산인 오서산인 만큼 오늘 같이 더운 날 정상에서 햇빛을 직접 보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오서산은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정상에서 나무가 없을 것이기 기대를 해본다.
산촌마을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니 더운 공기가 확 들어온다. 자동차에서 에어컨을 틀고 왔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온도가 낮게 설정되어 자동차는 시원하지만 자동차에서 나왔을 때 더운 공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배낭을 메고 등산화를 착용하고 이제 오서산으로 간다. 오서산 아래에 있는 산촌마을은 앞에 높은 산이 없어서 답답하다는 느낌이 없다. 산 위는 아직도 구름이 그득하다. 임도를 따라 걷는데 땀이 저절로 난다. 9시가 조금 지났지만 여름의 더위가 산바람을 타고 내려와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그늘에서 이동하면서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시루봉으로 가는 임도를 오른다. 임도가 상당히 길다. 그 임도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 시루봉을 오르는 이정표가 보이는 지점에서 시루봉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다.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해발이 그대로 반영이 된다. 한 발 한 발 움직이는데 땀은 온몸을 적신다. 그래도 바람이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흐르든 땀이 바람에 날아간다.
시루봉에 있는 시루봉 모양의 돌탑이 바람과 비에 의하여 무너져 있다. 봄에 왔을 때 깔끔하게 괜찮았는데 여름의 오서산에 오니 슬쩍 무너져 있다. 이정표에 590m라는 표지가 있고 시루봉이라는 표지가 있다. 이제는 정상까지 200m만 오르면 된다. 쉬엄쉬엄 오르면 된다. 이곳까지 오면서 전망은 아무것도 없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도 보이는 것이 없다. 그저 오를 뿐이다. 시루봉까지는 야생화도 없고 그냥 오르기만 한다. 큰 나무들 사이에 잡목도 없다.
시루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이제는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오서산의 야생화는 억새풀이 있고 나무들이 없는 곳에는 야생화가 있다. 그 야생화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비가 슬쩍 온다. 그리고 비가 온 흔적이 있다. 구름 속을 걷는다. 지난주 반야봉을 걸을 때에도 구름 속을 걸었는데 이번 주도 그렇다. 지난 3월에 오서산을 왔을 때에도 구름 속을 걸었는데 오늘도 그렇다. 활승안개가 자욱하다. 금년에는 오서산에서 아무것도 못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식물학자가 야생화를 잘 알려주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오서산 정상에 있는 데크에 텐트를 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토요일 텐트를 치고 일요일 하산을 할 모양이다. 어린 친구들과 같이 와서 추억을 만들고 있다. 억새는 한창이다. 아직 푸른 날갯짓을 하고 있다. 오서산 전망대까지 가는 길에 야생화가 지천을 이루고 있다. 패랭이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도 있다. 정상석이 오서산 정상에도 있고 전망대에도 있다. 이곳에 가을날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그리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담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을 것인데 오늘은 아무도 없다.
전망대에서 이제는 하산을 한다. 특이하게 반송이 많다. 반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반송을 정원들에서 많이 보았지만 산행 중에 본 기억이 없는데 오서산에는 반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가 바위 위에 자라면서 그 정취를 내고 있는 것도 있다. 정암사를 내려가는 길게 나 있는 계단에 이르기 전까지 소나무는 지속적으로 운치를 내고 있다. 전망대가 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을날 억새가 사람들을 불러 모을 때 다시 와야 될 것 같다. 정암사를 가는 길과 아차산을 가는 길이 나뉘어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등산로 처음은 흐릿하다. 하지만, 왼쪽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표시를 해놓았다. 나무들이 참 자라고 있다. 하지만, 나무 밑동을 보니 이곳도 산불이 난 흔적이 있다. 2022년 봄에 산불이 나서 잘 자란 소나무 밑 등에 피해를 준 흔적이 있다.
이곳에는 타지역에 있는 지명이 있다. 정암사, 아차산이 그렇다.
이제는 내려왔다. 아차산과 오서산을 갈라놓은 던목고개다. 봄에는 아차산을 올라갔지만, 오늘은 더위가 한창이다. 아차산을 포기하고 이제 주차장으로 간다. 그 던목고개에서 옛날 동전을 찾는 사람들이 금속탐지기를 이용하여 찾고 있다. 옛사람들이 이곳의 고개를 지나면서 흘린 것을 찾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것을 찾는다면 그 사람들이 노력한 것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옛길이 사라졌는데 그 길에서 찾는 것이 어려운지 고개의 가장자리 위에 올라서 찾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한 것 같다.
이제는 임도를 따라 하산을 하여야 한다. 오른쪽과 왼쪽의 길이 있는데 비슷한 거리인 만큼 우리는 오른쪽으로 걷는다. 햇빛이 임도 위를 힘차게 때리고 있다. 임도 위에 그늘진 곳이 있으면 잠시 쉬어간다. 주차장까지 가면서 계곡을 들어가서 한 번쯤 시원한 물맛을 느껴보고 싶지만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저수지가 시작되기 전에 가능하였는데 아래로 조금 더 조금 더하면서 내려가다가 기회가 사라졌다. 주차장 부근에 있는 화장실에서 오서산의 흔적을 지운다. 보령머드 축제 현장을 가고 싶었는데 지인이 갑자기 갈 수 없는 사연이 발생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서산을 쳐다보니 아직도 오서산은 구름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