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고 있다.
금년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있다.
눈이 많이 오면 우리는 무진장 많이 온다고 한다.
그 어원은 전북지역의 무주, 진안, 장수 지역에 눈이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한다..
무주지역은 국립공원이 있고 눈을 이용한 스키장이 있다.
덕유산은 겨울 등산지역으로 유명하다.
안내산악회의 버스는 매주 이곳으로 간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많은 곳에서 무주 덕유산으로 모인다. 친구 넷이서 오랜만에 겨울눈을 보기 위하여 안내산악회 버스를 예약하였다. 통상적으로 겨울지역의 눈을 구경하는 것은 안성탕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동엽령을 오르고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배중봉, 향적봉을 간 후 백련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이용한다.
안내산악회에서 이렇게 안내를 한다. 하지만, 금년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안성탐방소에서 동엽령을 오르는 코스 1달 내내 폐쇄되었는데 그곳으로 간다고 하니 너도나도 신청을 하였다. 하지만, 결론은 空約(공약)이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으로 전체가 폐쇄되었다고 부분적으로 개방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도 그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다. 걷는 걸이는 비슷하다. 구천동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의 지루한 길을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오늘 날씨는 따뜻하다. 해발 200m 이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무주를 지나고 구천동으로 들어서면 해발 400m를 넘어서면서부터 도로 주변의 산들에 눈이 그득하다. 옆에 앉은 B가 눈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눈이 많다. 해발이 높아지면서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다.
구천동 버스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산악대장이 안내를 한다. 백련사를 거쳐서 향적봉을 갔다가 내려오면 된다. 그리고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려면 4시 30분 전까지 하산하는 표를 구매하면 내려올 수 있다고 안내를 한다. 그리고 리조트 웰컴센터에서 5시 40분에 도착하면 된다고 한다. 구천동에는 5시 30분까지 도착하라고 한다. 산행시간은 7시간 30분이다.
구천동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린 후 백련사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포장된 도로가 있고 어사길에 들어서기 전 차량 통제구역에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걷는다.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백련사까지도 갈 수 있고 어사길이라는 트래킹 길을 따라 걸어서 올라가도 된다. 우리는 트레킹 하는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눈 위를 걸으면서 듣는 소리가 너무 정겹다.
안심대를 지나면서 한 번쯤 휴식을 취하고 이제는 어사길과 도로를 번갈아가면서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 구간은 어사길을 따라 걸었다. 백련사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부터 고민을 한다. 백련사에서 바로 향적봉을 오를 것인지 아니면 오수자굴을 지나서 중봉, 향적봉으로 갈 것인지를 고민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고민 속에 살고 있다. 그 고민 속에 우리는 백련사에서 향적봉을 바로 가는 길을 몇 번 가보았고 그 길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을 것 같아 회피하고 오수자굴을 지나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가지는 않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겨울산 그리고 눈길을 그렇게 그렇게 생각하고 걸었다. 탐방로 부분마다 각각 적설량이 허리 높이 이상, 무릎 높이 이상으로 평소 산행시간보다 두 배 정도 더 소요되니 필히 안전장비 착용하여 산행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국립공원의 안내를 적극 활용하여야 하였으나 우리는 걸었다. 30분정도 부족한 부분을 최소한의 휴식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는데 휴식없이 걸어서 결과적으로 플랜B를 가동을 하였다. 덕유산은 그래도 플랜B를 가동할 수 있어서 좋다.
J와 B는 백련사에서 향적봉을 원했지만, 나와 H가 이 길을 선택하였고 등산로는 나와 H가 더 잘 알기에 J와 B가 따라왔다. 앞선 사람이 없고 뒤에 따라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등산로는 호젓하고 좋았다. 눈은 그대로이지만 사람들이 다녀서 그런지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았지만, 하산하는 사람을 만나면 피하는 것이 힘들었다. 약간만 피하면 눈이 다져지지 않아서 50cm 이상의 눈 구덩이가 입을 벌린다.
40분쯤 걸었을 때 하산하는 사람을 만났다. 시간을 예측하기 위하여 질문을 하였다. 얼마쯤 걸렸는지 질문을 하였다. 백련사에서 향적봉을 거쳐서 하산하고 있는데 5시간쯤 걸렸다고 한다. 우리가 올라가는 길이니 만큼 더 걸린다고 생각하니 버스시간이 빠듯할 것 같다. 마음이 급해진다. 눈이 있고 쉼터는 없다. 다만, 계곡을 따라 긴 등산로가 이어지고 있다. 오수자굴을 300m 남겨두기까지는 이러한 지루한 등산가 이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주변을 볼거리도 없다. 다만, 계곡에 흐르는 물이 우리를 반겨 줄 뿐이다.
오수자굴을 300m 남겨두었다는 이정표를 지나면서 가파름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1km가 그렇게 가파름의 연속이라고 할 것이다. 선두에 서서 우리를 이끌던 H가 지쳤는지 뒤로 물러선다. 내가 오수자굴까지 선두로 나섰다. 그리고 오수자굴에 도착하였다. 가파름이 시작되고 올라가는데 하산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우리들을 존경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존경스럽다. 여기까지 오셨다는 것을 존경스러움을 표한다. 그리고 1km를 그렇게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다.
오수자굴은 제자골(帝子谷)에 있는 넓이 3칸 정도의 천연 바위굴로, 조선말기 오수자 혹은 오수좌라는 사람이 이곳에서 살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오수자(좌)는 힘이 세고 성질이 사나워 때때로 백련암에 가서 행패를 부려 걱정거리였다고 한다. 안성의 한 선비가 절에서 공부하는 것을 오수자가 얕보고 싸움을 걸었는데, 선비는 미리 큰방에 불을 많이 지펴 놓고 싸움을 시작하여, 한참을 부둥켜안고 싸우다가 수자를 번쩍 들어 방바닥에 내동댕이치니, 구들장이 꺼지면서 불에 다리를 데어 고생하다가 죽게 되니 비로소 절간이 조용해졌다는 전설이 있다고 무주군청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다.
이곳에는 석순처럼 역고드름이 자라고 있다.
B가 이곳에 도착하고 난 다음 우리에게 휴식을 하자고 하였는데, H가 벌써 저만큼 올라가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걸어서 올라간다. 그리고 B는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올라오고 있어 B를 선두로 나 J가 섰고 B는 맨 뒤에 섰다. 이제 멀리 중봉이 보인다. 700m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제 중봉이라고 하는데 H가 허벅지에 경련이 자꾸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다. H와 같이 산행을 10년 이상 같이 하였는데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데 오늘 올라오는 길이 힘들었다고 할 수도 있고 곰처럼 겨울 내내 겨울잠을 자서 그런 것 같다. 춥다고 겨울잠을 자면 근육도 겨울잠을 잔 것일 것 같다.
덕유산 능선이 보이는데 나무의 가지들이 내 곁에 있다. 그만큼 눈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더위에 지쳐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를 가방에 넣고 걸었는데 어느 순간 나뭇가지가 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갔다. 아무 생각 없이 걸었는데 중봉을 지나 향적봉을 바로 앞에 두고 누군가가 나에게 얼굴에 피가 난다고 하였다. 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 그 순간 나도 그 흔적을 가지고 걸었다. 겨울 등산에서 모자가 필수란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덕유산의 능선이 보인다. 그리고 중복이 보이고 향적봉이 보인다. 향적봉 정상에 인증샷을 남기기 위하여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인다. 그리고 동엽령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는데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없다. 겨울 내내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육십령에서 구천동까지 종주산행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 것인지 궁금하다. 조난을 당할 수도 있다고 본다.
중봉에서 향적봉까지 가는 길은 덕유평전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눈을 모자로 하여 덮어쓴 주목들이 있다. 그리고 상고대가 형성이 되는데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여서 모자로 눈을 쓰고 있는 몇몇만 있을 뿐이다. 중봉에서의 바람이 너무 무서워 바쁜 걸음을 걷고 향적봉 대피소에서 향적봉으로 올라서려고 하는데 H가 멈춘다. 못 가겠다고 한다. 잠시 쉬어서 경련을 해소하고 올라가겠다고 한다.
우리의 일정은 오수자굴을 거쳐 중봉을 지나 향적봉을 오른 후 백련사로 하산한 후 구천동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산을 오르기 전 산행대장이 4시 30분까지 표를 구입한 후 하산하여 웰컴센터로 오라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플랜 B를 가동하였다. 10분 이상 휴식을 취한 H가 J와 함께 천천히 올라온다. B는 대피소에서 다시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다. 나는 향적봉 정상에서 그들을 기다린다. 넷이서 갔지만, 뿔뿔이 흩어져 움직이고 있다. 정상에서 함께 인증을 못하고 각자 인증을 한다.
내가 먼저 설천봉에 가서 표를 구입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빠르게 움직인다. 그리고 내려가서 무엇을 같이하지고 이야기한다. 1인당 2만 원이라는 하산행 곤돌라 편도권을 구입하니 H와 J가 줄을 서려고 오고 있다. 이제 B만 오면 되는데 20분 이상 기다리는 시간에 도착하여 우리와 함께 동참을 하였다. 오수자 굴에서 흩어져 이제 일체가 된 것이다. 곤돌라 이용권이 왕복은 25천 원이고 편도는 2만 원이다. 편도 이용권이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플랜 B를 가동한 것이다.
우리가 백련사에서 향적봉을 바로 오르고 중복을 거쳐서 오수자 굴로 하산한 후 백련사, 어사길을 거쳐서 구천동으로 갔다면 우리가 7시간 30분이라는 시간 안에 등산을 완주하였을 수도 있지만, H가 경련이 왔다면 우리는 완전히 낙오할 수도 있었을 것인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를 할 뿐이다.
설천봉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처럼 우리도 스키를 갖고 있다면 그냥 내려갈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스키어들이 리프트를 타거나 곤돌라를 타고 올라와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그 모습이 부럽다. 나도 스키를 탈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구천동에서 스키를 짊어지고 올라와서 스키를 타고 하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4시간을 걸어서 올라서 30분 정도에 하산을 하는 그 맛은 괜찮을 것 같다.
이제 곤돌라를 타고 하산을 한다. 상처가 있지만 무사히 하산을 한다는 것에 감사를 표한다. 3시간을 더 걷지 않고 하산을 한 것이다. 돈이 좀 더 들어가고 여유를 가졌다. 하산하고 약속시간까지의 여유를 스키장 푸드코트에서 보내고 젊음을 본다.
웰컴센터로 이동하면서 야간개장을 위하여 여유를 찾고 있는 슬로프를 돌아본다. 버스가 도착하여 조용히 눈을 감고 서울로 서울로 이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