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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도락산을 H와 함께 걷다.

by 김기만

3월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초봄이다.

잔설이 남아 있는 산을 조심스렀게 다녀야 한다.

초봄을 느끼기 위하여 산을 올라가지만 아직은 아니다.

잔설은 이제는 조금 있으면 진흙탕이 될 것이다.


단양팔경이 있는 단양의 산을 간다.

단양팔경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구담봉, 옥순봉,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도담삼봉, 사인암, 단양석문이 있지만, 오늘은 상선암지역에 있는 도락산이다. 단양은 남쪽의 산과 북쪽의 산이 다르다. 남쪽의 산은 화강암지역이며, 북쪽은 석회암 지역이다. 영월과 가까울수록 석회암지역, 경상북도 경계 쪽이 가까울수록 화강암지역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이 화강암지역의 기암괴석을 즐기려 간다. 금수산, 도락산, 황장산, 황정산 등이 이렇다.


단양팔경의 하나인 옥녀봉은 제천지역에 있고 그 이웃한 곳에 구담봉이 있다. 옥녀봉과 구담봉 정상을 올라갈 수도 있고 이웃한 가은산을 올라가면서 바라다보는 모습이 절경이라고 할 수 있고, 구담봉은 장회나루에서 바라다본다. 단양팔경이 궁금하면, 단양군청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https://www.danyanggeopark.org/www/13


오늘 상선암 지역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선암계곡의 최상부에 위치하고 있는 상선암은 크고 널찍한 바위는 없으나, 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는 바위가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도락산(道樂山)은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는 뜻으로 우암 송시열이 이름을 붙인 바위산이라고 한다.

오늘도 H와 함께다. H는 단양출신이고 수시로 고향을 찾는다. 모친을 수시로 찾아뵙는다. 오늘은 고향집에 머무르고 있는 H를 불러내었다. 나는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고 H는 승용차를 고향집에서 도락산으로 이동을 하였다. 안내산악회 버스는 3일 동안의 연휴로 고속도로가 만원을 이루고 있어 지체하고 있다. 내가 천등산 휴게소에 도착하여 1시간 후에 도착한다고 하니 벌써 상선암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H의 성격상 1시간을 기다리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하여 천천히 산을 즐기면서 올라가면 따라갈 것이라고 하였다.


천등산 박달재가 있다. 그곳을 넘었는데 이제는 터널을 통과한다. 그 터널을 지나면 온도가 하강한다. 예전에 기억이 있다. 봄날 산행을 하면서 태백산을 가는데 이 터널을 지난 순간 겨울나라를 경험해 본 기억이 있다. 오늘은 그렇지 않다. 차량은 계속 달려서 단양 IC를 지나고 사인암으로 가고 있다. 산행대장이 등산로 안내를 한다. 암자를 지난 후 산을 오르고 제봉을 지나서 도락산 정상으로 간 후 다시 돌아온 후 채운봉으로 하산하라고 한다. 오늘은 상선암봉을 오르고 제봉을 지난 후 형봉을 거쳐 신선봉, 도락산 정상에 이른 후 돌아서서 신선봉, 삼거리, 채운봉으로 하여 하산을 할 것이다.

H에게 전화를 하니 물어보니 벌써 상선상봉(상선암봉)을 지나고 있다고 한다. 거리는 1.1km다. 1시간을 앞서가는 친구를 따라잡는 것이 싶지 않을 것이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암릉이다. 그리고 주변의 경치는 없다. 다만, 중간중간 바람과 비와 눈이 조각한 바위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고사목도 있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담으면서 휴식 없이 걷는다. 상선상봉(상선암봉)을 오르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할 것이다. 오르고 오르다 보면 못 오를 수 없다고 한 양사언의 시가 생각이 난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산일뿐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산만 높다 하나니


그렇게 오르니 상선상봉(상선암봉)이다. 친구에게 전화하니 벌써 제봉을 지나고 있다. 그래도 많이 따라잡았다. 천천히 걸으면서 즐기면서 가는 친구를 따라가면서 산행친구를 만났고 둘이서 열심히 걸었다. 잔설은 이제 음지에만 있고 온도가 올라가서 음지에 있는 눈도 녹고 있어 미끄러움보다는 빠지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제봉을 올라서 H를 찾으니 저만큼 가고 있다. 이제 뒷모습이 보인다. 형봉을 오르고 있다. 제봉을 넘어서고 형봉에 다가서면서 바위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다양한 그림이 있어 담는다. 이제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도락산 정상까지는 왕복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잔설이 있지만 데크가 있다.

아이젠 없이 비탈길을 오를 수 있는 것은 문명의 도움이다.

삼거리를 지나면서 H가 돌아본다. 나를 알아보고 걸음을 멈추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같이 신성봉을 지나면서 무용담을 늘어놓고 있다. 신선봉에는 여름날에는 사람들이 가득하였지만, 찬바람이 부는 늦겨울, 초봄에는 사람들이 없다. 그냥 지나가면서 그 암릉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는다. 그리고 도락산 정상으로 간다. 오르면서 살짝 고민을 한다. 해발 900m가 넘어서고 있고 잔설이 있다. 아이젠을 하여야 할지 고민을 하지만, 햇빛이 있는 곳에 눈이 없고 음지에 살짝 눈이 있어 조심스럽게 지난다.

도락산 정상에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오늘이 3.1절이라고 손에 태극기를 들고 있다. 그리고 도락산정상석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면서 인증을 하고 있다. 우리도 그것에 동참하여 태극기를 빌려서 인증을 하였다. 그리고 그 태극기 중 하나를 정상석에 놓고 정상을 인증을 하였다. 많은 사람드링 정상에 머무를 수 없어 서둘러 하산을 한다.

올라올 때는 잔설이 그렇게 무섭지 않았지만, 내려갈 때는 무섭다.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길을 먼저 양보하고 천천히 하산을 한다. 삼거리에 이르기까지 조심조심 지나간다. 삼거리에 도착하여 내려간다. 삼거리를 조금 지나 신선봉과 형봉을 따라 담아본다. 형봉에는 상선암의 그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주상절리도 있다. 그리고 채운봉을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고 그리고 내려가면서 검봉을 쳐다본다. 올라온 능선을 본다. 암릉은 그곳을 지날 때는 모른다. 그 암릉을 돌아볼 때 그 모습이 경이롭다. 채운봉을 내려서고 검봉을 오른다. 그러면 내려온 길을 쳐다본다. 계룡산을 자연성능에서 관음봉을 오를 때 그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다.

중간중간에 있는 고사목도 같이 보면서 지나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이제 잔설이 없다. 다음주가 되면 이제는 완연한 초봄의 등산로가 될 것이다. 일기예보 비가 6시 이후에 온다고 하는데 벌써 온다. 그렇게 많은 비가 오지는 않지만, 이제는 눈이 내리지 않고 비가 온다. 겨울이 다 갔다고 H는 이야기한다.

마을에 도착하니 잘 가꾸어진 모습이 괜찮다. 관광지라고 보기보다는 휴양지 분위기다. 은퇴 후에 이런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산이 있고 가까이 남한강이 있으며 사람들이 있는 곳이 좋다. 오늘 등산 시간이 5시간 30분 주어졌으나 H를 찾아 빠르게 움직여서 그런지 4시간 만에 도락산을 왕복하였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상선상봉(상선암봉)으로 오르기보다는 채운봉 쪽으로 오르는 것이 좀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선상봉(상선암봉)을 거쳐서 오른다. 오르면서 경치도 보고 오르면 힘이 덜 드는데 상선상봉 (상선암봉)은 경치는 없고 오르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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