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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북필육남

수프 보다 달달한 팥죽 같은 글을

'퇴근길 글쓰기 수업'을 읽고

by 샤인



읽고 나서 확인해 보니 같은 제목의 책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이런 일은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구입한 내 탓이 크다. 두 번 읽은 만큼 이 책은 나에게 다양한 에세이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 줬다.



2011년 7월 5일 시니어조선에 기고한 이일배 전 구미안동고 교장의 '대문을 괜히 달았다'와 2011년 10월 20일 한필석 기자가 월간 산에 기고한 '오지여행: 전남 장흥 삼치마을', 2011년 10월 25일 자 조선일보에 이철원 기자 소개한 박병준 캐나다 교포의 구순이 넘은 어머니를 양로원에 모신뒤'처럼 국내에 훌륭한 예문을 찾아 중후반부에도 배치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작가는 유튜브 대담에서 국내에는 좋은 예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그는 "글쓰기는 기술이다. 글쓰기는 수영처럼 배워야 한다. 개헤엄으로 수영대회는 나갈 수 없다"라고 했다. 글쓰기는 기본을 익히면 무한한 경우의 수가 펼쳐지고 그것을 조합하여 멋진 글을 창조할 수 있다. 기본적인 이론과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을 각 장마다 상세한 예문을 들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작가는 에세이의 기본 구조와 요소부터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까지 상세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확장 편으로 에세이, 신문기사, 연구논문, 화고록 또는 시 등 창조적 논픽션을 분류하고 쓰는지는 알려준다. 한마디로 글쓰기의 총론과 각론,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작가의 의욕이 독자의 실력보다 앞서 보인다는 점이다. 용두사미 격이랄까, 1장 글쓰기 공부의 새로운 방법과 2장 에세이를 어떻게 쓰는가는 에세이 구조와 요소 그리고 에세이의 종류에 대해 국내글과 해외 글을 예로 들어 쉽게 와닿았다.


3장 창조적 논픽션을 어떻게 쓰는가는 심화학습 편처럼 쉽게 읽히지 않았다. 특히 원문해석 예문이 매끄럽지가 않아 읽기가 불편했다. 작가의 부연설명은 이해가 되는데 원문 해석 예문은 매치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시선과 작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알면 알수록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글은 동지에 먹는 팥죽처럼 쉽고 매끄럽게 넘어가면서 새알심처럼 쫄깃한 식감이 들어 있어야 한다. 나도 밋밋한 서양 수프보다는 달달한 우리네 팥죽 같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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