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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운을 만들고 만나는 법

고명환, 고전이 답했다(2024), 라곰

by 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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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사상, 이론 따위가 몸에 배어서 자기 것이 되는 것을 '체화'라고 한다. 고명환 작가는 어찌 보면 독서 실천가다. 한강과 함께 교보문고 '2024년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이처럼 검증받은 작가의 책이라서 믿고 선뜻 구입했다. 라곰에서 펴낸 초판 31쇄 본. 이 책에는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는 읽음의 정성'과 '쓰기의 진솔함'이 배어 있었다. '실천이 뒷전인 사람'에게 딱이다.


고 작가는 이름 있는 개그맨이디. 젊은 시절 시간을 쪼개서 치열하게 살다가 2005년 서른셋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위기를 맞는다. 그에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 책이다. 책 속에서 길을 찾고자 했다. 실패의 이유와 성공의 방식을 책에서 찾은 것이다. 그리고 실천했다. 읽기의 목적이 뚜렷한 그의 말처럼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동시에 그만큼 모르는 것도 많아진다. 왜냐하면 책을 읽기 전에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분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앎의 동그라미가 계속 커지면, 그 내부는 내가 아는 것이고 외부는 내가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갈수록 모르는 것이다"(45쪽).



교보문고가 고작가를 올해의 작가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자기 계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 속에 구구절절 와닿는 글이 많다. 고전적 의미를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행동요령도 제시한다. 그는 최진석 교수의 책을 읽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는 구절에서 이것은 무엇이고 저것은 무엇인가 하고 고민한다. 그가 제시한 현대적 해답과 실천방안은 명쾌하다. "아침에 알람을 끄고 좀 더 자는 것이 저것이고, 바로 벌떡 일어나는 것이 이것이다.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손에 드는 것이 저것이고, 책을 펼치는 것이 이것이다. 샤워기의 뜨거운 물아래서 몸을 하염없이 지지고 서 있는 것이 저것이고, 마지막 30초라도 찬물 샤워를 하는 것이 이것이다. 늦잠 자느라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이 저것이고, 귀찮아도 정성스럽게 밥을 지어 아침을 먹는 게 이것이다(128쪽). 어떤 이는 이미 이것을 실천하고 있고, 또 어떤 이는 저것에 끌려 생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덕목은 이것이다.


이 책은 행운을 맞이하는 법도 알려준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행운이 날아다니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보이지 않지만 행운은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단 믿어보자. 그다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행운은 기회가 준비를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기회가 행운이 되려면 준비를 만나야 한다. 그 준비의 방법이 이것이다. 즉 '행운=준비(이것의 실천)+기회'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그는 강신주의 장자수업에서 '바람과 구멍'을 가져와 이렇게 덧붙인다. "기회는 공중의 바람처럼 우리 주변을 늘 떠다닌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피리 구멍이다. 구멍이 크다고 좋은 게 아니다. 내게 맞는 크기의 구멍을 만들었을 때 기회의 소리를 포착할 수 있다" 메떡 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는 고명환이다.


'고전이 답했다'는 내게 읽기의 재미를 알게 해 주었다. 무엇이라도 어떻게든 읽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사서(혹은 빌려서) 읽고 싶을 때 읽으면 된다. 단 고 작가가 말하는 이것이 필요하다. 핸드폰 보는 시간을 할애받아 책에게 주고, 저녁잠을 가불 하여 새벽 시간을 빌리는 노력 말이다. 마땅히 살아야 할 우리의 삶에 대하여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을 해준 책. 나는 오늘 행운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게 알았다.


연령을 불구하고 실천력 가불이 필요한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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