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현 박사의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마티스블루, 2024)
하지현 박사의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마티스블루, 2024)를 열흘간 꾸준히 읽었다. 지치지 않았다. 일에 먹히지 않고 나를 지키는 마음의 태도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아무튼 명언》을 읽고 하 박사에 혹하여 두 번째 읽은 책이다.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교수로 진료하며, 읽고 쓰고 가르치고 있다. 술술 읽히는 책을 벌써 20여 권이나 썼다.
이 책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나에게 관대해질 것" "을 기본으로 하고, 내가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완전히 빠지지 않으면서 잘하는 것보다 지치지 않게, 오랫동안 나를(어떤 일이나 직장을) 꾸준히 하는 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백영옥 소설가는 책 뒤표지에서 " 일로 번아웃된 '프로 일잘러'와 일에 허덕이는 '일못러' 모두에게 밑줄 처방이 즉시 가능한 심폐소생기 같은 책이 나왔다"라며 네 가지로 이렇게 요약해 준다. 배울 때는 양이 질보다 중요하다. 선택이 어려울 땐 최악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접근해라. 호감보다는 먼저 유능함을 갖춰라. 잘 쉬는 3원칙은 '매일 짧게 혼자'여야 한다. 역시 백영옥다운 요약이다.
이 책은 일상과 일 속에서 내면의 갈등 과정에서 고민을 벗어나는 방법, 결정하는 방법, 성장하는 방법을 쉽게 알려준다.
첫째, 내면의 갈등 과정에서 고민을 벗어나는 방법이다. 하 교수는 선택지를 찾는 법을 이렇게 알려준다. 인생의 문제는 답이 하나가 아니고 원인도 하나가 아니다. 인생의 고민은 결국 풀 수 없는 고차방정식이 아니라 원래 답이 없는 선문답 같은 것인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정답이 없다는 마음을 가지고, 여러 개의 답 중에서 나쁘지 않은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다 현재의 상황에서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갈등의 원인도 결국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철저하게 현재의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고민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둘째, 결정의 방법도 현실적으로 알려준다. 저자는 "결정을 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최선'을 찾아야 한다는 목적을 바꾸는 것"이라며 "오히려 '최악'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라며 이렇게 강조한다. 미지의 결과물인 최선을 찾는 것보다, 가능한 최악의 상황이 생각만 한 변수를 골라내는 일은 상대적으로 쉽다. 또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최악을 선택하면 중간에 멈춰야 하거나, 끝까지 가야 할 필요도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최악을 찾아내는 노력을 꼭 해야 한다.
결혼 상대자도 마찬가지다. 동적인 상태에서 우연한 스파크로 시작한 연애는 날이 갈수록 호감이 쌓여 간다면 결혼으로 골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매는 다르다. 정적인 생태에서 시작해서 상대를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매다. 즉 상대의 좋은 점이 무엇인가를 찾는다. 이처럼 최선을 찾으려는 것이 맞선이나 중매다. 내가 '최선'이 아닌데 상대는 '최선'을 찾는다. 그러니 쉽게 마음이 가지를 않는 것이다. 내가 '최선'이 아니고 '차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상대도 '최악'이 아니라면 차선이나 차악도 괜찮은 것이 아닌가? 차악으로 시작했는데 최선이 될 수도 있고, 차선으로 시작했는데 최선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셋째, 성장하는 방법도 심플하다. 하 박사는 "자신의 한계와 부모가 정해 놓은 틀을 넘어서는 시도가 나를 성장시킨다"라며 '반항=성장'이라는 공식을 이렇게 알려준다. 치명적인 위협이 생기지 않는 한, 틀을 넘어서는 시도는 부모의 반대나 지지와 상관없이 그 사람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꼭 필요하다. 오히려 한 번도 반항하지 않은 채 어른이 된 사람이 도리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 어떻게 보면 부모가 만들어준 틀대로 큰다면 부모만큼 밖에 클 수밖에 없다. 그것도 아이의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된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그 틀대로 자란 아이가 커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부모의 틀은 이미 30년 전의 틀일 수도 있다. 아이의 기준, 현재의 기준에서 보면 결국 '라테'라고 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아이에게 '최악'으로는 가지 말라는 가이드라인만 주고 차악을 지나 차선을 찾고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저자는 이 책에서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에 먹히지 않고 나를 지키는 마음의 태도에 대하여 이론적이지만 실질적인 적용 방법을 들어가며 설명해 준다. 취준생보다는 직장인, 현업부서보다는 지원 부서, 신출내기보다는 신입티를 벗어나려는 2~3년 차 직장 초년생이 읽고 실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