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북필육남

부담 없이 읽는 자서전 집필 가이드

조성일 출판평론가의 《나의 인생이야기 자서전 쓰기》(시간여행, 2017)

by 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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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쓸 수 있지만 막상 아무나 쓸 수 없는 게 자서전이다. "한 번 써 볼까?" 하는 마음을 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내가 고생한 것 따지면 책으로 몇 권이 된다"는 사람도 말 뿐이지 글로 써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인생의 포인트 찾기》(부크크, 2023)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쓰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복습하는 것처럼 눈에 쏙쏙 들어온다.


저술가 겸 출판평론가인 조성일 작가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신문사를 거쳐 잡지사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출판사에서 단행본 기획 및 편집 일을 했다. 《미국학교에서 가르치는 미국 역사》를 비롯하여 최근《조선 정적 말살사》까지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자서전 집필 방법과 실전 사례를 담은 책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7년 세종도서 교양 부분에 선정될 정도로 인정받은 자서전 집필 가이드다.


"카톡만 할 줄 알아도 할 수 있는 것이 글 쓰기다. 지인에게 할 말이 있을 때 부담 없이 쓰는 카톡을 쓰듯, 내 삶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자서전을 쓰는 데도 어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1부는 자서전 쓰기를 위한 준비, 2부는 자서전 집핑의 실제, 3부는 좋은 글쓰기 친구들로 구성돼 있다. 부담 없이 읽히는 명쾌한 사례와 예문이 돋보인다. 자상함이 듬뿍 들어있는 책이다.






첫째, 문장의 다정함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문장의 기본형식에 대해서도 문법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예시를 들어가며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준다.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하듯 말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빵을 먹는다"라는 3 단어의 문장이 어떻게 17 단어의 문장이 되는 지를 살을 붙여 가는 과정을 거쳐 이렇게 집어 준다. "옆집 사는 예쁜 아이가 할머니가 준 달콤한 빵을 누가 빼앗아 먹을까 봐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맛있게 먹는다"라고.


글쓰기 초보에게는 한 문장 한 문장이 고행이다. 문장을 줄이는 것보다 늘이는 것이 어려운 법인데 조 작가는 천천히 한 발 한 발 상세하게 알려준다.






둘째, 접근법에도 다정함이 묻어 있다. 나를 설명하는 키워드 뽑기 위해 큰 주제의 키워드에서 마인드맵을 어떻게 전개하는지를 상세하게 제시해 준다(78쪽).


보통 '나'라는 사람에 대해 별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이제 퇴직도 했으니 자선전 한 번 써보지 그려"하면"내 인생 뭐 있겠어. 그저 그렇지 하고" 무심히 넘긴다.


하지만 마인드 맵에서 보여준 것처럼 50에서 60년 살아오며 어찌 부침이 없겠는가. 생각을 하지 않아서다. 친구 만나기 바빠서, 일에 바빠서, 유튜브에 빠져서 나를 생각하는 정신적 여유가 없다. 예시로 보여준 마인드맵처럼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면 책 몇 권은 아니어도 적어도 한 권의 분량을 뽑아낼 수 있다.


어찌 보면 글쓰기는 선순환이 중요하다. 글은 먼저 마음이 쓰고, 머리가 쓰고, 결국에는 몸이 쓴다. 글이 마음을 타고 머리를 거쳐 자연스럽게 손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순환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서술하기도 따라오기 쉽도록 자상하게 알려준다.

사실 키워드와 소주제가 있더라도 어떻게 전개해 쓸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이 많지 않다. 대개는 일반론에 그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메모의 예시부터 전개과정을 알기 쉽게 안내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불이 났다(발단)- 작은 불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전개)-불이 확 타올라 버티던 기둥이 무너졌다(절정)-집을 다 태운 불이 잦아든다(대단원). 이처럼 소주제에 대한 전개 확장 사례를 일일이 집어주면서 살을 붙여 매끈한 문장과 문단이 되어가는 과정을 하나하나 집어준다.






다만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 책과 다른 면은 서술어가 ".. 것이다"로 끝나는 문장이 많다. 접속어 사용도 지나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활용을 권장하는 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더 붙인다면 상세한 가족사는 가급적 직계가족 중심이어야 한다. 사실 한 세대만 지나도 형제도 사촌이 된다. 사촌도 예전처럼 자주 많나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니 나중에 본의 아니게 누가 될 수 있는 소지는 피하는 게 좋다.


아무튼 이 책은 교양부문 추천 도서답게 잘 읽히는 책이다. '나도 한 번 자서전 써볼까'하고 마음먹은 예비 자서전 저술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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