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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공 최보기의 책 보기와 써 보기

최보기의 《공무원 글쓰기》(더봄, 2023)

by 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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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한 책에 중점을 둬 읽다 보니 책마다 알려주는 방식과 내용이 다르다. 이 책도 글쓰기의 일반론으로 시작하여 스스로 정한 법칙 세 가지(3도-다독·다작·공부, 4기-메모·얼개·양념·퇴고, 6법-두려워 말라, 짧게 써라, 독자를 배려하라, 맞춤법과 띄어쓰기 기본은 의심될 때 바로 익혀라, 화려함을 잊어라, 모방은 창조다)를 앞에 두었다. 이어 단문 쓰기, 장문 쓰기, 보도자료 쓰기, SNS 글쓰기로 이어졌다. 이 부분이 담긴 제3장부터 제6장까지는 건너뛰고 읽었다. 내 생각엔 이 책의 메인 챕터는 제7장 칼럼 쓰기다.


최보기 작가는 구로구청을 거쳐 관악구청에서 구정연구관으로 있었던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다. 이에 앞서 회사원, 사업가, 도서관장을 거쳐 현재〈책 글 문화네트워크〉대표로서 서평가, 작가, 강연가로 활동 중이다. 독서칼럼 ·〈최보기의 책 보기〉를 15년째 경향신문, 뉴스1,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등 언론에 연재 중이며 지방자치인재개발원 등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공·사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기 계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인생의 무기》,《거금도 연가》,《놓치기 아까운 젊은 날의 책들》등 7권이 있다.






제7장 칼럼 쓰기를 읽으면서 이 책의 제목을 왜 《공무원 글쓰기》로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공이었던 그가 공무원도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차라기《칼럼과 산문 쓰기》였으면 좋았을 법하다. 역시 15년간 이어온 독서칼럼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글이 많다. 이어지는 해설도 일목요연하면서도 쉽게 이해된다. 나름대로 퇴고를 거듭하여 선보인 글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보면 '더 매끄럽게 다듬을걸'하는 글이 있다. 잘 쓰고 잘 읽히는 글임에도 다시 손보면 더 좋은 글을 만드는 요령을 자신의 글로 더하고 빼면서 알려준다. 그중에서 모서리 접은 곳이 두 곳이다.


첫 번째 접은 곳은 맹명관이 지은 《스타벅스의 미래》를 읽고 쓴 서평 〈사람이 먼저다, 기본이 먼저다〉이다. 얼개 짜기부터 아이디어 가져오기까지 하나하나 짚어 준다. 대중가요 가사 활용, 추억이 담긴 다방 이야기, 스타벅스의 연혁과 조직문화, 백종원의 성공 비결 그리고 CEO의 어록 마무리까지 글이 리드미컬하다.


글쓰기에 있어서 주제가 정해지면 글감을 찾는다. 시류에 맞는 메시지, 그 무렵 대화에 많이 사용되는 유행어, 메시지와 어울리는 명언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런데 그게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답은 많이 보고 읽고 느끼야 한다. 신문이던 책이던 그저 생각 없이 읽기보다는 글을 쓰는데 필요할 것 같은 단어나 문장을 찾아가며 읽어야 한다. 강원국 작가처럼 쓰기 위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읽었으면 반드시 뭐라서 써야 한다.


두 번째 접은 곳은 제8부 산문 쓰기 편에서 나온 〈엄마를 부탁합니다〉이다. 2018년 3월 아주경제신문에 연재했던 글인데 독자의 반응이 뜨거웠단다.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 빌려온 제목도 좋지만 모자간의 마음을 리얼하게 풀어나간 글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 엄마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면서 막내아들의 마음속의 변화와 느낌 그리고 당시의 주요 행동 묘사까지 깔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어지는 해설도 깔끔하다. 독자들에게 공감이 가도록 어느 부문을 신경 썼는지를 꼭 짚어 준다.






'이 책만 읽고 글쓰기에 관한 글을 써봐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냉큼 시작이 되지 않는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부족함이 더욱 분명해지는 느낌이다. 독자를 정해 놓고 제목과 목차 등 얼개는 만들어 놓았는데 쉽게 발이 안 떨어진다. 누구 말에는 그 분야 열 권만 읽으면 책을 쓸 수 있다는데, 삼십 권을 넘게 읽어도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올해에는 어찌 됐든 시작해 봐야지. 책 쓰기 이월사업(해를 넘겨 추진하는 사업)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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