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메시징 (5) - 메시지 텐트 1.

스타트업을 위한 마케팅119 (08)

USP와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도 끝났다면, 이제는 실제로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어볼 차례다. 물론, 이 메시지는 대상 소비자의 심리타점을 정확히 공략하기 위한 USP에 기반해서 만들어야 하며, 보통 대상그룹별로 문장 형태로 2~3가지 핵심 메시지(Key Message) 형태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흔히, 마케팅 메시지를 잡으라면 한두 단어로 된 ‘태그라인’(tagline,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한눈에 설명할 수 있도록 통상 2단어 내외를 조합해 만든 브랜드 지향점)만을 떠올리거나, 아니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미사여구만 가득한 말 그대로의 ‘광고문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했듯이 소비자는 상당히 현명하다. 매사 합리적일까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그럼에도 소비자가 당신의 브랜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이를 당신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reason to buy)로써 당신이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기업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메시지는 '브랜드 철학과 가치', '브랜드 메시지'를 거쳐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등 3개의 파트로 구성된 '메시지 텐트'를 통해 도출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처럼 소비자의 측면에서 지극히 합리적인 논리구조로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어 그들을 쉽게 설득하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이렇게 메시지를 도출하는 구조를 마치 ‘텐트’를 닮았다고 해서 ‘메시지 텐트’(message tent)라고도 부르는데, 크게 나눠 내가 만든 브랜드의 지향점과 가치철학을 나타내는 ‘브랜드 메시지’(brand message) 부분과 이를 바탕으로 각 브랜드나 제품 마케팅에서 상황별로 도출하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message to deliver) 부분 등 2가지 부분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그럼 먼저, 브랜드 메시지에 대해 살펴보자.



내가 만든 브랜드, 뭘 하는 브랜드인가 : 브랜드 지향점


모든 브랜드는 일정한 ‘사명’(mission)을 가진다. 이를 문장으로 기술한 것을 ‘사명 기술’(mission statement)라고 부르는데,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뺄 수 없는 핵심 요소가 바로 이것이다.



아니, 미션은 무슨! 그냥 좋은 제품 많이 만들어서 팔면 저절로 인류에 이바지하는 거 아냐?

그러게! 우리는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기업이니까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팔아서 돈도 벌고 사회에도 이바지하면 되지.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하면 대략 이렇게 반문하는 분들도 꽤 된다. 더 나아가 그보다는 당장 제품을 팔아야 하겠으니, 브랜드 마케팅보다는 제품 마케팅에 더 집중해서 하나라도 더 빨리 팔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요청하는 광고주들도 꽤 있다.

다들 맞는 말이다. 척박한 스타트업 환경을 생각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혼자 창업하거나, 팀원들이 있다고 해도 넉넉하지 않다. 이럴 때는 애써 창립한 회사가 계속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시라도 빨리 제품을 팔 수 있도록 모든 머리를 쥐어짜는 게 정석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이런 상황이 브랜드 마케팅을 간과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창업했을 때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물론 ‘이윤 추구’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바로 ‘내’가 아닌, 누군가의 ‘니즈’를 해결해주면서 그 대가로 돈을 벌게 되는 것 아닌가?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니즈 해결’이라는 일정한 미션을 완성해야 비로소 그 대가로 나는 적당한 돈을 벌게 된다. 돈을 먼저 벌고 나서, 내가 누구를 위한 니즈 해결을 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이런 ‘니즈 해결’이 내 기업이자 브랜드의 ‘미션’(사명)을 나타낸다. ‘Mission Statement’는 그 사명을 소비자에게 간단히 알아보기 쉽도록 문장형태로 기술한 것을 의미한다.

‘기업 사명’은 통상 한줄 정도로 요약해서 잡는데, 여기에는 이 기업이 무슨 일을 하며, 사회 누구에게 어떻게 봉사하겠다는 가치철학과 지향점이 나와야 한다. 그에 따른, 브랜드나 기업의 ‘핵심가치’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행동요령까지 함께 정의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 그러면 실례를 들어 관련 내용을 살펴보자. 아래 내용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한 기업의 사명 서술이다.

Our Mission

To bring inspiration and innovation to every athlete* in the world.
*If you have a body, you are an athlete.


우리의 사명

세상의 모든 운동선수*에게 영감과 혁신을 가져다주는 것.
* ‘운동선수’ = 신체가 있다면, 당신은 운동선수이다.


이 기업은 우리가 하는 일이란, 세상의 ‘운동선수’에게 영감과 혁신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 ‘운동선수’가 누구냐면, ‘신체가 있다면 모두 운동선수’라고 정의함으로써, 사실상 신체활동을 하는 모든 이가 우리의 ‘대상’(=소비자)이며, 그들에게 영감과 혁신을 주는 게 우리 회사의 업무이자 미션이라고 선포한 것이다. 이 회사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맞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전문기업인 나이키가 바로 그들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태그라인을 살펴보자. ‘태그라인’(Tagline)이란 브랜드에서 정의한 내 미션을 소비자에게 짧은 2단어 내외로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흔히,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나 ‘슬로건’(slogan)이라고도 불리는데, 세부적으로는 각기 차이가 있지만, 크게는 혼용해도 괜찮다. 이들은 모두 바쁜 소비자에게 빠른 시간 내에 내 브랜드의 정수를 알리고자 짧게 브랜드의 정수를 요약해 전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앞서 예를 든 나이키의 태그라인은 무엇일까? 이건 매우 잘 알려져 있다.



Just Do It



한글로 해석하면 ‘그냥 하세요’이다. 망설이지 말고, 겁먹지 말고 당신이 하고자 했던 걸 과감히 질러버리라는 말이다. 따라서, 나이키의 사명까지 연결해 생각해보면,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바로 그렇게 소비자가 자신이 마음먹은 일(it)을 ‘그냥 해버리도록’(Just Do) ‘영감과 혁신’을 선사해주는 데 목적이 있는 브랜드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이키가 선사한 영감과 혁신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그게 바로 나이키에서 출시하는 운동화와 각종 스포츠웨어, 스포츠용품 등의 스포츠 상품 일체다. 즉, 나이키는 쉽게 말하면 스포츠용품을 파는 회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 브랜드는 소비자가 하고 싶은 일을 과감히 해나갈 수 있도록 ‘영감과 혁신’을 주도록 만들어진 기업이며, 이를 기업의 ‘사명’으로 지향한다는 것이다. 짧은 ‘사명기술’과 ‘태그라인’ 하나로도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갖는 지향점과 그 가치철학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는 스스로를 '세상 모든 운동선수에게 영감과 혁신'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들이 출시하는 제품은 이런 영감과 혁신을 전달하는 '기제'다.



다른 기업 하나를 더 살펴보자. 이 회사 또한 꽤나 잘 알려진 곳인데, 이곳은 사명과 함께 기업의 비전을 같이 설정해 두었다. 내용을 소개한다.


사명
기술의 힘을 적극 활용하고 크리에이터들과 협력하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이끕니다.

비전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감동(Kando)을 선사합니다.



이 회사가 어디일 것 같은가? ‘감동’, ‘엔터테인먼트’ 등의 단어가 나오고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나오는 걸 봐서는 뭔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회사일 것 같지 않은가?

이 사명의 주인공은 바로 소니다. 소니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오디오와 카메라, 플레이스테이션 등 언뜻 생각하면 ‘전자회사’ 같다. 아니다. 그들이 스스로를 정의한 것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그것도 세계 수많은 ‘크리에이터들’과 협력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열어 감동을 선사하는 회사로 스스로를 정의한 것이다.

그에 따라, 각종 크리에이터들이 소니 기술을 활용해서 뭔가 감동을 줄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도록 돕기 위해서 소니는 오디오, 카메라,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한다. 오디오를 만들기 위해 감동이라는 장치를 빌려온 게 아니란 말이다. 제품은 그들이 목적으로 하는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고도의 장치이자 브랜드 미션이 가장 잘 체화된 구체적인 ‘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브랜드 철학이 정의되면, 대부분의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기 브랜드의 철학을 설명하는 ‘브랜드 필름’이라는 것을 만든다. 아래 소니의 브랜드 필름을 링크해두었으니, 한번 관람해 보자. 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팅이 어떤 배경으로 펼쳐지는 지 간략하게나마 짐작이 될 것이다.


* 소니 브랜드필름

https://www.youtube.com/watch?v=3oWzPCvqsqc

소니는 브랜드 필름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 미션과 철학을 소개한다. (사진 = 소니 브랜드 필름)



리소스 부족한 스타트업, 철학조차 없어선 곤란


이상, 메시지 텐트 중 브랜드 메시지 부분을 살펴보았다. 대략 좀 뭔가 달라 보이는가? 그렇다면, 메시지 텐트의 앞부분인 브랜드 메시지 부분은 그래도 이해한 것이다.

어떤가? 뭔가 그냥 제품 하나만을 만들어 파는 기업이라고만 생각했을 때보다는 훨씬 더 위대해 보이지 않는가? 아마 시장의 소비자들 또한 여러분과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또한, 기업들도 자신이 정의한 기업 사명과 태그라인에 맞춰 각 활동과 제품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그 지향점과 가치철학을 수정하고 또 보존해 나가느라 애를 쓸 것이다,

아울러 함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업의 브랜드 철학 또한 ‘변화’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도 영원하진 않다. 1900년대의 사업환경과 21세기의 그것이 같을 리는 없다. 다만, 창업 초기의 사업가정신이 지속적으로 발휘되려면, 오랫동안 가는 장수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철학을 수립하고 다듬어가는 게 필요하다. 그게 ‘100년 기업’을 만드는 토대라고 믿는다.

이렇게 말해도 ‘우린 지금 그럴 시간 없는데’, ‘당장 제품부터 팔아야지요’ 하는 볼멘소리가 들려나올 수도 있다. 맞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스타트업은 절대 리소스가 부족하다. ‘한가하게’ 낭비할 시간 대신 자신의 핵심 비즈니스 활동에 골몰해야 내일 먹을 빵을 오늘 챙겨둘 수 있다.

단! 그 점이 꼭 필요한 과업들을 그냥 남겨두고 넘어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애써 만든 내 기업, 내 제품과 함께 ‘이 회사는 대체 뭐하는 회사인고?’ 하는 브랜드 미션을 먼저 정의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게 스스로도 애써 다른 회사나 기회를 마다하고 당신의 스타트업, 아니 특정 커리어를 선택한 당신의 이유이기도 할 테니 말이다.

다음 에피소드에선 메시지 텐트의 나머지 부분,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부분을 더 살펴보도록 하겠다. 굿럭!




고객에게 어떤 식탁을 선사할 것인가. 이는 고객의 허기를 채워주고 그로 인해 내가 번영해 간다는 장기적 관점의 브랜드 철학으로 접근해야 한다. 최고의 요리사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