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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여정 (2) - 매장은 총체적 경험의 산물이다

Marketing Bites 1. 자영업자를 위한 마케팅 119 (13)

시원한 생과일 주스가 단돈 1,000원!
신선한 생과일을 보는 앞에서 단돈 1,000원에 주스로 갈아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방법. 1,000원의 투자 잊지 마세요.  


한때 우후죽순 격으로 생겼던 생과일 주스가게. 지금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테이크아웃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가게 중 하나다.

매장은 총체적 경험의 산물이다. 한밤중에도 매장을 계속 알리고 있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고객여정(Customer Journey) 2단계는 매장체험이다. 그 편의 첫 사례로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든 이유는 그만큼 극단적으로 매장경험이 상당히 많은 요소로 이뤄져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다.

흔히 ‘매장 경험’이라고 하면, 자신이 팔고 있는 서비스나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내가 커피를 판다면 좋은 품질의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팔려고 노력할 것이고, 케이크 가게는 맛있는 케이크를 먹음직스럽게 구워내 파는 것, 병원이라면 두말 할 것 없이 친절한 진료와 ‘명의’라고 소문날 정도의 의술 실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물론 제품과 서비스는 ‘당연히’(?!) 중요하다. 아무리 다른 요소가 뛰어나도 밥집이 정작 밥맛이 없으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이 있다. 아니, 그와 함께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장사의 요소가 있다. 바로 ‘총체적인 매장 경험’이 그것이다. 매장이 내가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순히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서비스다. 그 세부 요소를 이번 호에서 소개한다.   



매장은 총체적 경험의 산물이다

매장 주인은 항상 고객이 원하는 걸 제대로 파악해 종합적으로 제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사진 = 만화카페 '심심푸리').


커피 가게, 즉 카페에 갔을 때 여러분은 뭘 보는가. 아니, 그전에 뭘 하러 카페에 가는가. 음료만 후딱 시켜 재빨리 마시고 나가기 위해 가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저녁에 친구와 맥주 한잔 하러 치맥집을 가기로 했다. 그때 주변에 나름 맛있는 닭집은 다 알아볼 것이다. 그럼에도 왠지 친구가 말할 때 이런 상황은 비일비재하다.      

나: 야! A치킨 가자. 거기 닭 진짜 맛있어.
친구 : 난 거기 왠지 싫던데. 80년대 이상한 달력에 매장 청소도 안한 것 같아.      


친구가 말한 저 부분이 바로 이번 호에서 말하려는 총체적 경험이다. 테이크아웃 가게는 그 비중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손님이 방문해서 매장에 체류했다 가는 곳이라면 경험은 단지 제품과 서비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 공간에 있는 모든 요소, 즉 우리 가게 전부가 내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확장해 생각해야 한다.

쉽게 보자. 카페에 가는 이유는 커피도 목적이지만, 사실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노트북 갖고 가서 작업하러 가는 곳이다. 만화방은 만화를 보기 위해서도 가지만, 사실 그 공간 안에 편안한 소파에 ‘널브러져’ 편안히 쉬다 오기 위해 간다. PC방도 마찬가지. 게임을 하러 가기도 하지만, 으슥한 한편에서 간편한 분식이나 음식을 즐기면서 한 때를 때우다 오기 위해 가기도 한다.

즉, 모든 경험에 ‘매장의 경험’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저녁에 친구와 소주 한잔하러 간 국밥집이 국밥이 맛있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그 매장이 소주 마시기에 적합하도록 주변이 시끌거리는 분위기에 탁 터놓고 뭔가를 말할 수 있는 분위기면 더 좋다. 고급스러운 집도 좋지만, 원형 탁자에 옛날식 인테리어로 사람을 편하게 해주면 금상첨화다.

 

스타벅스의 매장 마케팅

스타벅스는 커피만 파는 게 아니다. 커피를 매개로 공간을 총체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고객에게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로 이런 점을 제대로 노린 것이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의 커피는 맛있기도 하지만,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건 커피만은 아니다. 말 그대로 ‘휴게공간’이다.

스타벅스의 음악은 대화에 방해가 안되는 수준에서 나지막하게, 매장 공간에선 커피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도록 커피향을, 좌석 배치는 요새는 좀 달라졌지만 노트북이나 책을 보기 편하게 독립적으로 배열을 많이 했다.

이는 커피 외 요소, 즉 매장 전체가 손님을 이끄는 매력 포인트라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지 커피만 산다면, 고급 커피와 원두쯤이야 요새 발달한 인터넷 쇼핑으로 얼마든지 살 수있다. 고급커피는 아예 큰맘먹고 커피머신이나 메이커급을 구매한다면 집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카페를 가는 이유는 카페엔 바로 그 ‘커피+a’, 즉 매장경험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집에서 1,000원 이하에 마실 수 있는 커피를 구태여 발품에 더 비싼 가격을 내가면서 즐기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매장구성과 – 음악, 소파, 공간 배치 등 – 인테리어 등을 매번 새롭게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기적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바꾸는 건 본사가 악덕업체여서 인테리어 비용을 더 부담시키려는 못된 목적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대다수 선한 업체의 경우 고객의 매장경험을 연구하고 바뀌는 취향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함이다.      



자영업자의 프랜차이즈 따라잡기     

PC방은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는 것은 물론, 공간 전부를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게 고민해야 한다. (사진 = 아이센스리그PC방)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자영업자의 경우 사실 이런 매장 전체 경험을 매번 연구해 바꾸기는 힘들다. 그 모든 개별 매장요소를 고민하고 바꾸는 게 개인 사업자 입장에선 쉽지 않기 때문.

이럴 때 필요한 게 다른 객장 방문이다. 동종업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운영과 매장배치, 인테리어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성공하는 매장을 계속 가보는 것이다.

알고 있는 ‘사장님’들 중에는 이런 방문을 꽤나 주기적으로, 아예 주말은 통으로 남의 가게를 가거나 평일에도 상당시간은 다른 가게 서치를 해보시는 분들이 많다. 대학가 앞 컵밥집을 한다면, 컵밥의 성지인 노량진 컵밥단지가 매번 어떻게 메뉴가 바뀌는지 정도는 알아야 장사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 소비자들은 정보가 매우 많다. 내가 제공하지 않으면, 자신이 필요한 걸 제공하는 매장이 어딘지 재빨리 알아내 그곳으로 옮긴다. 아예 다른 지역에 있다면 인터넷으로 주문해 그 제품을 즐기기도 한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선 딱 하나. 계속 소비자를 연구하고, 소비자 전체 연구가 안되면 우리 동네 다른 매장이라도 주기적으로 가보는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은 경쟁사 연구를 매우 광범위하게 한다. 경쟁사 제품을 사다가 뜯어보기도 하고, 서비스가 낫다면 저 회사의 성공요인은 무엇인지 사보고 써보고 직접 감탄까지 해본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한 단계 더 나은 ‘버전 2.0’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연구개발’ 능력이 영세 자영업자라 해도 필요 없는 건 아니다. 주변을 보면 천부적인 재능으로 장사를 잘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천재는 사실 노력파다. 그 분야에 뛰어들었다면 그 분야의 최고 서비스와 가게는 뭔지 정도는 계속 파악해두는 내 나름의 ‘연구개발’ 능력과 노력은 꼭 필요하다.

이런 매장 경험 부분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가 있다. 사실 제일 강력하고 다른 요소가 조금 약하더라도 이 요소로 보완해 주는 그런 게 있다. 바로 사람이다. 그에 대해 알아보자.      



4P의 추가요소, 절대 중요요소인 ‘사람’이 만든 ‘5P’     

스탭은 당신이 고심해 만든 서비스를 가장 최일선에서 제공하는 매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앞서 스타벅스를 종합적인 매장 경험을 잘 제공하는 우수사례로 들었다. 이 회사가 잘하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스탭’ 관리다.

마케팅의 기본 개념 중 4P 요소를 말한 적이 있다.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판촉(Promotion) 등이었는데, 이에 한 가지 요소가 더 추가된다면 바로 사람(People)이다. 여기까지 합해 ‘5P’로 요소를 재정의하는 경우도 많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매일 가는 밥집이 있다. 그 집은 맛은 그저 보통 수준이지만, 가면 나를 알고 기억해주는 할머니가 계신다. 항상 웃으며 집에서 먹을 만한 가정식백반을 가져다주시는데 가격과 맛이 그저 그래도 할머니가 웃으며 걸어주는 말 한마디에 그 집을 자주 가게 된다.

바(bar)나 술집도 마찬가지다. 맥주는 어디서나 팔고, 대부분의 술집 안주는 그 구성이나 맛에서 특출나기는 어렵다. 즉, 그 동네 안주나 술맛이야 사실 비슷비슷할 것이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단, 그 주인이 나를 ‘단골’로 알고, 내가 가면 웃어주고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대해준다면 손님의 재방문율은 달라진다. 단골은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만드는 것이다.      



고지식서비스 산업인 병원에도 친절은 중요하다     

불친절한 서비스를 고객 중심으로 바꿔 병원의 서비스 개념을 새로 정립한 삼성서울병원.


고급 지식서비스 중의 하나로 병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큰병이면 대형병원에 가지만, 감기나 작은 타박상, 배탈 정도야 동네 병원을 갈 것이다. 이때 환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의사가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의사의 고급지식이야 더 말할 필요 없이 굉장히 고난도의 수련을 장기간에 걸쳐 받은 것으로 당연히 존경받아야 할 것이다. 단, 방문하는 환자는 그의 ‘고객’이다. 아픈 상태에서 오는 사람이 방긋 웃으며 방문하진 않겠지만 아쉽게도 아직도 일부 병원은 고자세에 진료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고 심지어 반말이나 과잉 진료를 하기 십상이다.

삼성서울병원은 그 인식을 바꿨다. 창립 초기부터 대형병원에서 뒷돈이 오가거나 불친절한 관행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이는 2008년 진행한 이종철 삼성의료원장 언론 인터뷰에서도 확인된다.  

“‘소비자는 왕’이듯이 의료인들이 국민의 눈높이에 먼저 맞춰야 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봉사 등 인성적 측면을 학창시절은 물론 인턴이나 레지던트 수련 때부터 몸에 배게끔 가르쳐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병든 사람에게 먼저 다가서고 친절하고 자기를 낮출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들이 선생님으로 불러주고 존경하는 것이지 내 스스로가 높아지고자 할 때 그분들에게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 이종철 삼성의료원장 인터뷰, <문화일보>, 2008년 8월 21일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82101032827161001)    

  

과거 삼성이 국내시장을 쟁패한 것은 당연히 제품이 좋아서기도 하지만, 그보다 애프터서비스와 ‘친절’이 한몫했다. 대기업 제품은 하도 하자가 있으면 언제든 친절 보상이나 교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당시 국내 가전에 대한 불신을 넘어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데 발판이 된 것이다.      



스탭은 매장 경험을 최전선에서 제공하는 중요 요소     

매장은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다. 그걸 서비스하는 스텝 또한 고객에게 판매하는 고도의 서비스 요소다.


이런 친절 마인드를 현장에서 보여주는 게 바로 임직원, 사람이다. 고객도 사람이고 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도 사람이다.

가끔 편의점을 가면 휙 보지도 않고 제품을 계산하거나, 아예 무인방식의 스터디카페나 자영업 가게도 요새는 많이 본다. 나름 일장일단이 있어 그렇게 운영했겠지만, 기계는 개별 사람의 취향을 기억하지 못하며 불친절한 알바생은 가게 단골고객의 발길을 끊게도 한다. 그의 시급이 불만이라면 이는 매장 점주와 얘기할 문제지, 그 시급을 주는 데 일익을 하는 손님이 감당할 몫은 아니다.

매장 경험과 그를 현장에서 제공하는 직원의 비중은 이처럼 높다. 만약 정말 작은 가게여서 주인 혼자 운영하는 이동 푸드트럭이나 술집이라 해도 이는 다르지 않다. 심지어 앞서 에로 든 테이크아웃 전문 음료수 가게도 마찬가지다.

테이크아웃 점에서 고객은 가게를 떠나기 전에, 주문할 제품을 선택하고, 주문하며,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가게에 머물며 매장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이 가게가 계속 올 것인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종합 경험을 하고 나간다. 이 경험이 유쾌하면 그는 다시 찾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가게, 서비스 수준은 비슷한데 가격은 더 싼 곳으로 언제든 옮겨갈 것이다. 이는 마케팅 목적의 기본요소인 인지도와 선호도 증가에서 선호도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매장 마케팅, 내 매장에선 어떤 요소를 가감할 것인가      

항상 고객에게 뭘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내 업의 본질과 고객이 원하는 걸 끊임없이 고민해 업데이트해야 한다. (사진 = 본죽)


오늘 매장을 한번 자세히 둘러보자. 그 안에 내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지, 또는 강화하거나 과감히 삭제해 고객 경험을 늘릴 수 있는게 무엇인지 살펴보자.

고객의 체험 순서를 나열한 고객 시나리오를 써 보는 것도 좋다. ‘매장 진입 – 주문 – 대기 – 체험 – 정리 – 결제 – 매장 나감’ 이 순서에서 어떤 요소가 각 부분별로 부족한지 파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예전 마케팅 중의 하나였지만, 종업원이 음료를 자리로 가져다주던 90년대 카페에는 각 자리별 전화기를 둔 곳들이 있었다. 호출기(일명 삐삐)가 울리면 이동할 필요 없이 자리에서 간편하게 확인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화비 30원 정도의 서비스로 고객 유입과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린 좋은 아이템이다. 한정 없이 앉아있으면 테이블 회전율에 악영향을 주겠지만, 음료가 떨어지는 순간까지 자리에서 편안하게 머물다 가게 하는 요소라고 보면,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을 제공해 고객의 방문율을 늘인 꽤 좋은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 Customer Journey 2단계 매장체험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호에선 마지막 단계, 매장을 떠날 때 고객이 매장을 기억하게 하는 요소에 대해 알아보겠다.

갈수록 코로나와 더위가 함께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다. 모두 건강관리 잘하시고 이 위기도 단단히 견뎌내셔서 날 시원해질 때쯤이면 모두 대박나시길 기원한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다. 행운을 빈다!          


시원한 여름, 생과일 주스 한잔 드시고 기운내시길 바란다. 모두 행운을 빈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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