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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여정 (3) -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사후 마케팅

Marketing Bites 1. 자영업자를 위한 마케팅 119 (14)

어째 매번 그대로다. 나름 홍보도 꽤 했고 그간 매장을 방문했던 고객들도 제법 많았는데 매장을 둘러보면 언제나 새로운 얼굴일 뿐, 소위 말하는 ‘단골’이란 거의 없다. 

옆 가게는 다르다. 언뜻 보면 우리 가게와 별반 다를 것 없는데, 얘기 들어보면 최소 50% 정도는 단골이라 말한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정적으로 방문해 주는 손님들이 있다는건 내 가게보다 확실히 안정된 구도라 부럽다.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포인트가 바로 내 단골 만들기다. 이번 호에서는 고객여정 마지막 3단계로, 사후 마케팅으로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사후관리가 확장된 새로운 부가서비스, 구독서비스의 개발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본다.       


잠깐! 매장체험이 좋아야 재방문율이 높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고객이 재방문하려면 그 전에 고객이 방문했을 때 가게의 서비스가 만족스러워야 한다. 매장은 이전에 왔을 때 그 서비스나 제품이 좋았어야 하고, 배달이나 온라인 상점이라면 고객이 주문하고 받고 이후 그릇 회수 등 사후 절차까지 전반적인 서비스 체험 단계가 만족스러워야 그 고객은 비로소 다시 찾는다.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앞으로 나올 내용을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 거기에 그 불만족 요인이 매장 직원이나 사장의 오만한 서비스 태도에서 비롯됐다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사람이 주는 불만족은 다른 어떤 요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논의할 사후 마케팅은 고객이 경험한 서비스가 그래도 다른 가게에 비해 객관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에만 해당한다.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이제 본격적인 내용으로 넘어가 보자.      



고객이 나를 기억할 연결고리를 만들어라     

스타벅스는 매장 내 체험과 함께 전용굿즈로 브랜드를 계속 인식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스타벅스 온라인숍에서 볼 수 있는 머그 제품들.


브랜드란 고객이 나를 기억하는 하나의 ‘상표’나 ‘낙인’이다. 수많은 가게 중에서 고객은 내 브랜드를 특정 ‘무엇’으로 인식했기에 내 가게를 다시 찾는다. 고객 사후관리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나를 인지하고 그걸 계속 기억해 내는, 즉 기억의 연결점을 계속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로 사후 마케팅이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산다. 만약 고객이 방문한 당신 가게 경험이 꽤 괜찮았고 전반적인 단계 모두가 좋은데도 다시 안 온다는 것은 고객이 당신 가게를 ‘까먹었기’ 때문이다. 거리만 나가보면 수많은 브랜드, 가게가 서로 내 가게로 오라고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고객은 매번 새로운 가게를 접하고 또 엄청난 프로모션이나 할인을 접할 수도 있다. 그중에서 어떤 가게를 기억할까 하는 부분은 고객 입장에서도 참 피곤한 일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는 사전에 고객이 가게를 방문하게 하는 데에는 참 많은 예산을 쓴다. 없는 살림에 전단지도 만들고, 아파트 전단지 배포도 하며, 길거리 쿠폰과 기념품 배포, 가두홍보까지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가게들이 많다. 이게 바로 고객관리의 맹점 중 하나다. 

한번 온 고객은 이미 당신의 가게를 경험했다. 이들의 기억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이 완전 초짜 고객에게 가게를 홍보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훨씬 더 좋을 것이다. 

기억을 건드린다는 건 바로 고객과의 연결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고객이 나를 기억하고 다시 방문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런 아이템과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사후 고객관리의 포인트다. 


조그마한 가게라도 굿즈 마케팅은 시도할 수 있다. 인터넷 선물용품 숍에서 대단위 구매를 해 선물이나 실비 판매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사진 = 리멤버숍)


이런 아이템들이 뭐가 있을까. 우선 간단하게는 가게 용품을 비롯한 굿즈를 들 수 있다. 굿즈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가볍게는 이미 많이들 쓰겠지만, 가게 로고가 들어간 커피 테이크아웃잔 등 용품 수준이 될 수 있고, 크게는 스타벅스 식으로 아예 매장 전용 굿즈를 만들어서 그 자체 별도 수익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조금 더 확장해서 만약 스터디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면, 아마 대부분의 고객은 인근 중고교 학생이나 취준생, 임용고시 준비 등 수험생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들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필기구나 노트 등 학용품. 이를 단체선물로 준비해 선물하거나 판매할 만하다.  

인터넷 선물용품 사이트를 방문해 전용 굿즈를 마련하고, 이를 정기나 장기등록 고객에게 선물로 주거나 판매하는 게 방법이다. 디자인에 자신 있다면 매장 전용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괜찮다. 다만, 포인트는 이를 통해 별도 수익을 올리자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고객이 나를 계속 기억하도록 계속 쳐다보면서 기억할 만한 ‘거리’를 주자는 것이니 그런 아이템을 실비 수준에 제공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사후 마케팅은 일회성 비용이 아닌 재방문 투자      

잘 차려진 테이블은 고객이 필요하다. 단골 고객은 이 테이블을 항상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힘이다. 


당장 가게 들어갈 돈도 만만찮은데 그런 홍보비까지 쓰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잠깐 생각해보자. 새 고객 유치 비용과 이미 온 고객의 재방문 유도 비용 중 어느 쪽이 더 비쌀까. 또 어디가 더 단골을 만드는데 앞서 있을까.

가게 홍보 마케팅 비용은 말 그대로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 경비로 보면 안 된다. 이는 새로운 고객과 기존 고객을 끌어들이는 ‘투자’다. 카페 커피머신이나 병의원 의료기기, 스터디카페 스탠드나 책상 등은 끊임없는 유지보수비용이 필요한 ‘장비’에 해당한다.  

고객 홍보비용도 마찬가지다. 고객은 계속 물갈이되며, 이 와중에 그래도 꾸준히 오는 단골을 만들려면 이 정도의 비용은 가게가 계속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고정비용이라 보고 장비를 바꿀 때처럼 과감히 투자하는 게 맞다.  

굿즈 외에 고객이 가질 만한 연계 아이템은 여러 가지 있다. 가게를 고객과 ‘공유’하는 개념으로, 가게 내에 고객이 개별적인 기억을 할 만한 공간을 별도 설정해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독서실 사물함, 만화방 개인 구독리스트, 소아과의 아이 성장기록 등이 그렇다. 

마찬가지로, 포인트는 고객이 계속 내 가게를 기억하고 나아가선 아예 자신의 공간처럼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남의 공간이면 잘 방문하지 않지만, 누구나 자신의 것이라면 주기적으로 방문할 것이다. 이런 흥미로워할 만한 요소를 계속 만들어 고객의 ‘기억’을 주기적으로 건드려야 한다. 

단! 모든 아이템은 반드시 업과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재미있지만, 업과 관련이 없다면 우리에게는 그다지 좋은 아이템이 아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피자 모양 열쇠고리를 제작해 주거나, 미장원에서 노트를 주는 건 발상은 참신해 보일지 몰라도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만약 이런 아이템을 준다면, 칼로리가 기록된 피자 열쇠고리나 ‘미용’ 노트 – 내가 언제 머리를 했고 또 무슨 색으로 했는지 등을 기록할 수 있는 미용기록 개념으로 – 등 업과 관련된 요소를 하나라도 더 넣어주는 것이 내 가게를 기억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고객에게 나를 기억시키는 ‘리마인드 콜’ +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      

안녕하세요. 고객님. 이번에 저희 가게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되셨길 바라고, 다음에도 꼭 저희 가게를 찾아주세요.      
안녕하세요. OOO님. 오늘 생일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저희 매장에서 보낸 생일은 만족스러우셨는지요? 그후 저희도 많은 발전이 있었답니다. 언제 한번 다시 방문해주세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가게를 운영하는데 저런 메시지 한번 보내보신 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메시지이긴 한데, 의외로 적을 것이다. 

그럼 이건 어떨까? “오늘 저희 가게 만족스러우셨어요?” 이건 꽤 많을 것이다. 요즘 크든 작든 고객이 나갈 무렵이면, 가게 점원이 계산해주면서 저 이야기를 묻곤 한다. 저 말이 의미하는 건 가벼운 인사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고객만족도를 체크하는 간단한 구두 설문이다. 

고객의 사후 평가는 이미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서비스에서 고객이 직접 작성한 리뷰나 평가, 인터넷 쇼핑몰이나 블로그 체험단의 SNS 리뷰 등은 그 내용에 따라 손님이 확 늘고 줄 정도로 이미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객의 사후 평가는 사후 마케팅을 설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미 앱과 SNS 등 다양한 채널로 고객 평가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다.


그에 따라 가게 별로도 저런 간단한 카운터에서의 사후평가나 별도 메시지를 통한 고객관리, 혹은 할인 정보 등 매장정보 푸시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 메시지는 정말 많이 흔해졌고, 카톡 등 앱을 이용한 서비스. 가게별 전용 앱까지 그 종류는 다양하다. 

이런 사후 마케팅에서 중요한 요소가 하나 있다. 개인정보가 들어가므로 고객 동의는 물론이고, 보내려는 내용이 반드시 고객의 ‘관심’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쉬우면서도 어렵다. 매장 점주 입장에서야 고객에게 도움이 될 거 같은데 고객 입장에서야 전혀 안 그런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판단 기준은 간단하다. 내가 보내는 내용이 내가 아니라 ‘고객’에게 도움이 될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 고객이 자주 매장을 오고 가격에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매장의 정기 할인정보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반대로, 그냥 주변에 갔다가 방문했는데 줄기차게 원하지도 않는 매장 정보가 온다면 고객 입장에선 바로 스팸처리를 할 것이다. 

이를 알아보는 방법은 고객에게 메시지 동의를 받을 때, 어떻게 매장을 방문하셨는지 필요한 건 뭔지 등을 미리 물어보는 게 낫다. 


매장에서 주요 할인정보가 있는데 보내드릴까요?
신제품이나 할인 정보 괜찮으세요?


이렇게 고객의 의사와 관심사를 간단하지만 구체적으로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 너무 상세해 귀찮지 않을까 할 수 있지만, 나중에 스팸처리 되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더 나아가 ‘저희가 주기적으로 세일을 하는데 그때는 3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하실 수 있으며, 신제품 메시지는 갖고 오시면 새상품을 20% 할인가격으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그때 정보를 보내드릴까요?’ 등 소비자 입장에서의 혜택을 강조해 묻는다면, 고객 동의율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잘 이뤄진 사후마케팅, 구독 서비스로까지 이어져     

커피 체인 '빌리엔젤'은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일 케이크를 배달해주는 '케이크 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내 업에 맞는 구독서비스도 좋은 서비스이자 사후 마케팅 아이템이다.


최근엔 사후 마케팅에서 나아가 사후 구독서비스까지 개발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가게에 만족한 고객들이 잊지 않고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특정 기념일이나 개인적 요소를 덧붙여 부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커피전문점 빌리엔젤은 기업 임직원들 대상으로 ‘생일케이크 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이 가입하면 매년 임직원 생일 때마다 케이크를 보내주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복지에 좋고 빌리엔젤 입장에서는 가게를 좋은 날에 기억시켜 판매율과 브랜드 선호도를 모두 올리는 것이니 최고의 사후관리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치과에 적용하면, ‘스케일링 구독서비스’, 반찬전문점은 ‘계절반찬 구독서비스’, 스터디카페는 ‘시험시즌 구독서비스’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들의 포인트는 ‘가게에 대한 기본적인 만족이 있는 상태에서’(매우 중요!) 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객이 필요한’ 시기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생일 등 고객이 필요한 ‘개별적인’ 요소를 이용해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대중 서비스이면서도 차별화된 개인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요새 마케팅에서 중요한 게 바로 이런 차별화된 ‘개인’ 마케팅이다. 대중 상품을 쓰면서도 보다 더 나에게 ‘차별화된’ 개인 서비스를 받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억해주고 나한테 특화된 것 같은 서비스를 맛보고 싶은 것이다. 

최근까지는 이런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를 이용한 디지털 마케팅의 영향으로 아예 1:1까지는 어려워도 어느 정도 개인의 개별적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생일을 챙기고, 기념일을 기억하는 건 아주 기본 요소다 내가 필요한 요소만 골라 한 패키지에 담아 보내주는 화장품 구독서비스도 신기하지 않은 요즈음이다. 모두 플랫폼은 대중적이지만 그 플랫폼을 이용해 개별적인 서비스를 누리는 것이다.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내 기호에 맞는 걸 자동 추천해 주는 넷플릭스. 이 또한 고객의 재이용을 이끌어내는 사후 마케팅 요소다.


넷플릭스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를 파악해 그 분야 영화를 계속 제안해주고, 아마존에서도 내 취향별 유사상품을 계속 제안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자영업자는 그럴 만한 플랫폼이 없다고? 그렇지 않다. 개별화마케팅의 최고 승자는 오히려 동네장사하는 자영업자 여러분이다. 다 그렇진 않겠지만, 자영업자는 대부분 대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필요한 걸 바로 현장에서 파악하고 제공할만한 인프라와 사업 요소를 갖췄다. 대기업에서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제품을 판다면, 순이네 반찬가게에선 어느 집은 더 맵게, 어느 집은 더 짜게 요리해 줄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갖췄다. 

관건은 고객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으로 파악된 데이터에 기반해 개별화된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느냐 여부다. 그것들이 가능하다면, 그 관심이 여기 나온 많은 요소들을 자연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자, 여기까지 해서 고객여정 3단계를 모두 마쳤다. 이제 다음호부터는 비로소 우리들의 가게를 열고 그를 홍보하기 위한 기본 전략에 대해 설명해 나가도록 하겠다. 

장마철 비와 햇살이 오락가락하는 시기다. 자영업도 이와 마찬가지다. 해와 비 모두를 가릴만한 거대한 양산 내지는 우산 마련을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힘내보자. 모두 파이팅이다. 굿럭!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다. 오늘은 유독 포스팅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린 날이다. 모두에게 진한 커피 한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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