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복무했던 부대는 KCTC 단골 부대였다.
사단에서 KCTC 훈련에 참가하기라도 하면 늘 우리 부대가 참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중위를 달았던 그 해도 어김없었다.
훈련 간 내 임무는 보병에서 요청하는 화력지원을 정확한 지점에
타격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소통 담당과 적절하게 화력이 운용되도록
보병의 판단에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었다.
중위가 감당하기엔 벅찬 임무라(실제로 대위 편제인 보직이었다.) 엄청 공부를 하고 갔음에도
역시 100%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단 하나만큼은 100% 성과를 냈다.
며칠 동안 계속되는 훈련 속에서 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조금 요령을 피울걸’
이런 생각이 들지만 당시엔
’ 내가 포병의 자존심이다.‘
’ 내가 하는 실수는 모두 포병에 먹칠하는 거다.‘
이런 생각을 하며 훈련에 임했다.
그래서 잠이 올 때마다 절대 지지 않으려 했고, 혹시나 자리를 비웠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1분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그랬더니 허벅지 안쪽이 다 짓물러서 KCTC가 끝나고도 제대로 앉지도 못했다.
그렇게 결과도, 체력도 무엇하나 만족하지 못한 첫 KCTC가 끝났고 사후강평을 하게 되었다.
각 분야에서 성과를 말했지만 나는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대대장님이 내가 파견 갔던 부대 대대장님이 나에 대한 평가를 들려주셨다.
“훈련동안 혼자 졸지도 않고 눈빛도 초롱초롱하게 살아있더라”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보상받는 것 같았다.
눈빛만 살아있어도 반은 먹고 들어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