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춘책방 여행자 Aug 22. 2021

쓸모없는 것들의 세상이 온다. -금 가치 하락에 관하여

심리학과생의 경제신문 스크랩 시리즈

올해 생일선물로 소중한 친구로부터 책을 받았었다. (야호! 난 책 선물이 진짜 좋다.) 학교는 달랐지만 둘 다 심리학을 전공한 친구였기 때문에 생각이 비슷한 부분이 많은 친군데 뜻밖에도 선물 받은 책이 철학서적이었다.



한 줄로 요약하기에는 꽤나 많은 지혜를 담고 있는 책이지만, 용기를 내어해 보자면 '쓸모없는 것들을 하자. 그것들이 나를 만들어준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장에 나는 감명을 받았지만 내 친구들에게 울림을 주지는 못하였다. 오히려 친구들은 "그래서 문사철 하는 친구들이 안되는 거야. 돈 안 되는 일을 하잖아?"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내 친구들에게 돈은 명확하게 떨어지는 가치를 내포하였고 여태까지 그랬으며 앞으로도 그럴 거랜다. 그런 친구들이 오늘 나의 포스팅 글을 읽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오늘은 화폐, 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금에 대해 이야기하려고요? '금본위제' 아시죠?


금본위제. 역사시간에 많이 마주했지만 괜히 어려울 것 같은 그 이름. 하지만 별거 없다. 쉽게 말하면 모든 경제들이 금으로 굴러간다는 의미이다. 밥을 먹을 때도, 물건을 살 때도 우리는 금을 주고 물건을 사고 판다는 내용이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예요? 우리는 지금 금이 아닌 지폐가 통용되잖아요?'

놀랍게도 그 지폐 유통의 시작점은 은행에서 'ㅇㅇ만큼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서'들이 거래되면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금을 주고 물물 교환을 하기에는 금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금을 보석상(은행)에 맡기면 받는 증서를 화폐처럼 사용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금의 총개수는 금고상 만이 알고 있었고 금고상 입장에서는 증서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기에 예치되어 있는 금의 개수보다 더 많은 증서를 찍어냈다. 결국 역사상 최초로 '뱅크런'(은행에 예치한 자산을 처분하기 위해 몰린 사람으로 은행 거래가 마비되는 사태)을 맞으며 금본위제는 문을 닫는 듯하였다. 하지만 이를 교훈 삼아서. 보완하여 미국에서는 금본위제를 채택한 통화정책을 선보였고, 그렇게 금은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하였다.



(해당 내용은 다큐멘터리에서 더욱 잘 다루고 있어서 참고용으로 링크를 걸어뒀다. 영상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_2부'다.)




뉴딜정책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도 포기해버린 금본위제



금본위제는 잘 나가고 있었다. 20세기 초 미국 달러엔 '이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준다.'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정도로 잘 나갔다.


하지만 이런 금본위제는 1929년 유례없는 대공항을 맞으며 무너졌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금본위제는 '금의 수만큼 화폐(증서) 발행'이 제1원칙이다. 만약에 욕심쟁이 금고상처럼 돈을 더 찍어내게 되면 뱅크런 사태가 이루어졌을 때 경제는 망하고 만다. (현실에서는 100개의 금이 저장 되어 있는데 부채가 1,000개로 찍힌다면 나머지 900개는 어디서 구해온단 말인가.) 하지만 대공항 당시 경제정책의 포인트는 양적완화였다. 즉 기존에 금 개수만큼 화폐를 찍어내는 게 우스워질 정도로 많은 화폐를 찍어내는 것이 포인트였다. 결국 족쇄 같았던 금본위제를 버리고 통화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내가 쓰는 화폐와 금의 연관성에 대해 까먹기 시작한 듯하다. 하지만 금은 여전히 화폐가 화폐로써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다. 여러 원자재가 있겠지만 금은 최후의 화폐로써 작용하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화폐. 넌 얼마큼 아니?


화폐에 대해 얘기하려면 이 책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아주 사랑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화폐에 대해 3가지 원칙을 얘기한다.

1. 시간가치로써의 화폐

2. 공간가치로써의 화폐

3. 회계 가치로써의 화폐


어려워 보이지만 엄청 쉬운 개념이다. '시간가치로서의 화폐'는 시간이 가도 화폐로써 가치가 변색되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우유'가 왜 화폐가 되면 안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우유는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기 때문에 본연의 가치가 크게 변질되어 화폐로 쓸 수 없다.


'공간가치로써의 화폐'는 시간을 1400년도로 돌렸을 때 한국에만 있는 '상평통보'는 미국 가면 쓸모없는 물건으전락한다는걸 기억하면 된다. 실제로 세계사는 각 나라가 화폐로서의 가치를 전세계로 확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간들이다. 실제로 카이사르 시저의  '갈리아 전기'를 읽어보면 자기 나라에서는 화폐인 소금을 식민지 국에도 화폐로 전파하기 위하여 식민지 세금을 소금으로 거두는 노력까지 기울였다.


마지막으로 '회계 가치로서의 화폐'이다. 우리는 삼성전자의 가격을 이야기할 때 흔히 시가총액과 주가로 이야기를 한다. 굳이 다른 것들로도 표현은 가능하다. 애플 주식의 몇 주, 삼성 티브이 몇 대, 오늘 내가 읽은 책 몇 권 등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오르락내리락하는 물가에 맞추어 회계로서의 가치 저장 능력이 떨어지므로 화폐가 될 수 없다. 큰 폭으로 널뛰기하는 화폐들 또한 화폐로서 구실을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가와 시가총액에 적혀있는 숫자들로 말한다.


여기 써져있는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화폐로서 인정을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각국 화폐와 원자재, 금을 들 수 있고 경제가 무너지는 마지막까지도 금은화폐의 기능을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이야기하며 투자를 한다.


하지만 금의 자리를 노리는 녀석이 나타나며 판이 뒤집어졌다. 바로 가상화폐 '코인'의 등장이다.



그래서 그 숫자가 무슨 의미인지 나에게 이야기 해줄래요?


금은 솔직히 말하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금으로 불을 피울 수 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즉 금 자체가 어떠한 생산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금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이들의 주장이 바로 이것이다. '금의 내재가치가 0인데, 단순히 안전자산이라는 이유로 투자하냐?'는 것이다.


그러던 중 화폐로서도 기능을 할 것처럼 보이고 내재가치도 있는 '암호화폐'가 등장을 하며 은 점점 더 인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은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떨어져 보였다.


솔직히 우리 금 친구의 수익률은 자산가치들의 실적에 비해서 많이 아쉽다.


그렇다고 해서 암호화폐를 금의 대체제로 반기는 것 또한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암호화폐가 무슨 가치가 있냐고 말한다. 나 또한 그 의견에 크게 반박하진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금이랑 경쟁을 하는 무언가가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물가 상승, 화폐가치 하락, 금 가치 상승이라는 고전 이론이 흔들리고 있다.


경제이론이 크게 뒤집히거나 경제가 파격적으로 변하는 무언가가 일어날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숫자로 매겨진 값어치들은 더 이상 그 값어치가 아닐 가능성이 너무 커져버렸다.



숫자 말고 당신이 진짜 원하는 소중한 걸 말해주세요.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쯤이면 친구들은 "그건 아무런 가치가 없어. 그저 자기만족이네."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확실히 철인삼종경기 나가기, 팀 하포드라는 경제학자 만나기 등등은 돈을 벌어다 주는 꿈은 아니다. 하지만 숫자로 책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차순위 권으로 밀려 날 것들도 아니다.


화폐에 적힌 숫자로 세상을 어림셈하는 우리들에게 세상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말 그만큼 소중한 것인지 말이다.


어린 왕자에서 어른들은 숫자를 빼면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말을 다시금 되새기며 돌아보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숫자로 표현되는 가치가 아닌 나에게 진짜 소중한 것들에 집중하며 살겠다. 어렵더라도 노력해 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연봉이 그것밖에 안되면 나는 쓸모가 없는 사람입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