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2022, 반갑게 만나요

파푸아 뉴기니 쿠아 마운틴

by 만델링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겠고 별반 잘하는 것도 없고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르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불편한 마음이 들면 틈을 두기로 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에게서 감정이 상하는 일은 더 없기로 한다. 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 갈등과 역경의 시간을 건너기로 한다며 2022 다이어리 맨 앞 장에 쓴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아 해야 하고 괜찮아질 거야 하는 건 그만할 것이라 쓴다. 그냥 그래, 그런 거야, 그럴 수 있어, 안 괜찮으면 어때, 하기로 한다. 루하지 않고 웃음이 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 정말 마음에 드는 글을 쓸 수는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고 눈물을 자아내고 끝까지 읽히는 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꿈과 재미를 먹고 자라는 마음을 쓰담쓰담 잘 키워야겠다. 올해를 보내며 깨달은 건 오래 묵은 사이가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빈번하게 만나고 연락하는 사이라도 진정으로 마음의 안락과 정신적 성장에 기여할 수 없다면 손절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린다. 흔들리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여기지만 삐걱삐걱 간신히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시간을 보냈다. 별 일들이 몹시도 많았는데 정작 별들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맛살이 찌푸려지고, 어찌할 수 없고, 한밤중에 깨거나 쉬 잠들지 못하는 시간을 겪으면서 아프게 하거나 피해 주지 않고 위기를 통과했다. 대를 품지 않는 것도 충분히 좋은 마음가짐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바쁘게 적극적으로 살자는 다짐은 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일관성과 성실함이 그저 삶의 무기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평범하고 따분한 사람으로 비쳐도 이제는 나쁘지 않다. 지금이라도 간신히 깨달았으니 점점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커피는 파푸아 뉴기니 쿠아 마운틴. 고소함과 담백함으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커피다. 밀크 초콜릿의 부드러운 단맛이 있다. 마른 흙먼지 같은 푸석거림이 섞인 갈린 원두에서 아몬드 향이 난다. 약간의 쓴맛이 남고 상큼한 과일향이 퍼진다. 향기롭고 경쾌하다. 진지하게 소개하고 싶은 커피다. 마음의 이해도가 좋은 단짝 친구 같은 커피다. 밝은 갈색 염색을 한 짧은 단발머리, 활동적인 여성 분위기가 난다. 감칠맛이 있다. 인생에 쓴맛만 남았구나, 하는 마음을 녹이는 맛이다. 그나저나 비터초콜릿처럼 씁쓰름한 내 인생은 상을 받는다. 아, 곧 한 살을 먹는다. 한 해가 한 달 같이 간다. 애석하지만 해피 뉴 이어. 다음 번 글은 한 살 더해진 튼실함과 성숙함,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호로록 짭짭, 맛있는 커피 이야기 추가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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