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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델링 Jun 27. 2022

171 청사포 정거장에는 특별함이 있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아이스

1. 이국적인 느낌 물씬 풍기 곳

2. 진주 출발 당일치기 가능 곳

3. 주차 걱정으로 혓바늘이 돋지 않 곳

4. 주변 볼거리와 맛있는 식사, 커피가 는 곳

5. 도심에서 가깝고 고속도로 IC 멀지 않은 곳


 위 조건을 족하는 국내 여행지를 추천하라면? 고민거리를 던지는 친구가 피곤하기만 한 건 아니다. 내심 반갑기도 하다. 며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고민 아닌 고민에 빠진다. 곳곳을 자주 다니는 사람 아니지만 운전과 지형 읽기에 능숙해서 친구들의 질문에 때때로 맘에 드는 답을 준다. 햇빛 아래 반나절 이상 노출되면 당 떨어지고 허기지는 저질 체력이다. 초콜릿이라도 와그작 한 입 씹으면 후들거리는 팔다리가 안정된다. 그저 이론형 여행자을 길게 풀어쓴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가끔 문제를 낸다. 완벽히 풀어야 하는 건 아니라며 툭툭 던진다. 받은 문제는 풀어야 하고 풀기 위해선 고민이 필수다. 조금 즐거운 고민이라 할 수 있다.


 문제의 정답으로 부산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를 제출했다. 그중 산광역시 해운대구 청사포로 116 청사포 정거장을 콕 찍어 보냈다. 청사포 정거장의 장점은 두 개로 압축된다. 스카이 캡슐을 매표할 수 있다, 열차가 도로를 가로질러 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일출과 쌍둥이 등대 감상은 덤이다. 바닥이 유리로 된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다릿돌 전망대가 지척에 있다는 장점은 비밀이다. 유럽스럽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정거장을 지나며 부산 명소를 구경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타는 해변열차도 좋지만 최대 4인까지 탑승할 수 있는 스카이 캡슐은 더 정답다. 특별히 아끼는 사람과 탑승한다면 스카이 캡슐이 맞춤이다. 살짝 어깨를 기대어 나란히 앉아도 된다.


 매력적인 곳곳을 눈으로 고도 쉬이 지지 않는 해가 길게 남았다면 구덕포로 가자. 맛있는 식사와 커피가 있다. 동양스럽지 않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다. 밖으로 보이는 기암괴석과 바다 풍경이 식욕을 돋운다.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 서운하다면 기장읍 기장해안로를 달려보자. 동부산관광단지 근처에서 화려한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사진 남기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더 반가운 곳이다. 박물관 혹은 서양식 호텔 감성이 있다. 카페 중 샹들리에가 최고로 멋진 곳이다. 방대한 규모와 고급스러움은 차치하고도 근사한 곳이다. 런 당일치기 여행이 만족스러울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시간을 내어 머리를 비워도 좋을 것이다.


 오늘의 커피는 과테말라 안티구아 아이스. 릿빛 강배전 원두 스모키함이 다. 쌉쌀한 쓴맛에 흐르는 땀이 식는다. 시끄러운 마음도 녹는다. 스파이시한 맛이 입안을 채운다. 은은한 단맛이 있다. 고소하고 부드럽다. 한참을 걷고 걸었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시자. 시원함과 쓴맛이 무더위에 지친 몸을 개운하게 한다. 묵직하지만 편안하고 즐거운 맛이다. 쌉싸름한 향기와 고소한 맛에 피로가 사라진다. 하루의 즐거움을 회상하고 특별했던 그날을 더 특별하게  기억하게 하는 커피다. 볍고 따뜻한 마음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같이 마시자. Got 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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