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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킴 Feb 28. 2024

청국장과 돈가스, 무나물과 데친 브로콜리가 있는 저녁

아침에는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글을 쓰는 삶을 꿈꿨었는데, 이게 참 쉽지가 않다. 매일 아침 6시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지 못할 때마다 자책하던 나에게 “그럴 때도 있고, 이럴 때도 있어”라는 아내의 말은 매번 큰 위로가 되었다.


주말에도 무언가 하지 않으면 어딘가 불편한 마음이 들어 잘 쉬지도, 놀지도, 그렇다고 일하지도 못하는데, 그럴 때면 꼭 잠들기 전에 후회가 밀려오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낮잠을 두 시간 가까이 자고서 일어나 “무나물을 만들어야겠어”라고 말하는 수정이를 보면서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며칠 전 시장에서 아주 잘생긴 제주 무를 발견했는데 무나물을 만들면 딱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쫑쫑 썰어낸 무는 들기름에 볶아 마늘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쌀뜨물을 살짝 넣으면 맛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브로콜리는 아주 짧게 데쳐 으깬 두부와 버무려 참기름을 두른다. 돈가스는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고, 시판 청국장을 끓여내니 저녁 밥상이 완성되었다. 배가 아주 아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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