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말라

그냥 한 번 써보기로 했다

by 김동현

무엇이든 처음은 좀 창피하다.

서툴고 부끄러워서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그러다 인스타그램 숏츠에서 짧은 영상을 하나 봤다.

"두려워 말라."

수천 년 전부터 문헌들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문장이란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오래 남는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마음하고 어쩐지 닮아있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티마스터로 알려진 '바유'님 덕분이다.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브런치 작가 등록을 해본 것도 그분의 권유였다.

혼자였으면 여전히 시작도 못하고 고민만 했을 것이다.

고마운 분이다. 아주 많이.


브런치 작가 등록이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한 지 딱 3개월 만이다.

이 속도로라면 연말쯤에는 포켓북 한 권쯤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터무니없는 상상도 한다.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는데, 주변이 나를 지나쳐 가는 기분이다.

그게 반가운 건지, 두려운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따라가 보기고 한다.


글을 쓴 건 아주 오래전부터였다.

정확한 시작은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뭔가를 꾸준히 끄적였던 것 같다.

독후감이나 논술 같은 걸 잘 썼다고 믿었지만, 상은 받아본 적이 없다.

내 인생의 첫 상장은 엉뚱하게도 저축상이었다.

아나바다 운동에 성실히 참여하고, 통장에 돈을 부지런히 넣은 덕분이었다.

글은 계속 써왔는데, 글로 상을 받은 적은 아직도 없다.

그게 좀 우습고, 좀 다행스럽다.


사실 나의 글은 좀 문제적이었다.

너무 사적이고, 너무 혼자만 아는 감정이 많았다.

말도 없이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쓰는 글 같달까.

(물론, 이때 문은 바람이 닫았다는 핑계를 대야 완벽하다.)


2년 전쯤, 아마추어 작가들이 함께 만드는 에세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꽤 잘 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피드백은 "독자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았지만, 사실 잘 몰랐다.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겼던 것 같다.

오만한 아마추어 작가만큼 보기 싫은 것도 없는데..


그 이후로는 조금씩 달라졌다.

적어도 이 문장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걸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반대로 그냥 올리는 편이다.

예전처럼 지우고, 고치고, 다시 쓰고, 또 지우는 식의

지독한 자기 검열을 하다 보면, 결국 아무도 글의 맥락을 알 수 없게 되더라.

어쩌면 자유로운 지금이, 나로선 나아진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이 글도, 좀 망설이면서 쓰고 있다.

처음이라서 그렇고

괜히 '브런치'라는 말이 너무 번듯해 보여서.

근데 또, 그런 이유 때문에 여기서 써보고 싶기도 했다.

조금은 다르게

조금은 더 길게

그리고 어딘가 닿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내 글은 아직도 불친절할 수 있다.

문장이 빠르고, 행간은 넓고, 감정은 모호하며, 방향 없이 흘러갈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다.

적어도 한 명쯤은 끝까지 읽어줄지도 모르니까.

아니, 읽어주니까.


"두려워 말라"

그 말부터 믿어보기로 했다.

이게 나의 첫 번째 시작이다.




티마스터 바유님의 일상찻집 힐링아쉬람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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