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기

by 김동현


기울기



높이를 앓는 눈동자가

허공의 모서리를 헛디딘다


초점은

가장 팽팽한 끝에서

속눈썹 뒤,

헐거워진 벼랑을 마주한다


기울기를 이기지 못한 마음이

시야의 비탈을 타고

꺾여 내려오는 중이다


고정된 영점과

내려앉은 시선 사이


그 아득한 낙차를 메우는 것은

발끝에 걸려 덜컹거리는 숨,

혹은

혀 밑에서 서걱이는 자음들


오늘의 바람은 유독 소금기가 맵다


눈만,

자꾸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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