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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미남 Sep 02. 2020

두 번째 태풍

#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어제부터 제가 (개인적으로는 거창하다고 생각하지만) 소소한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하였습니다. 컨셉진(@conceptzine_official)에서 진행하고 있는 “1일 1 글쓰기 출판 프로젝트” 9월 반입니다. 9/1~12/9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써야 하며, 네이버_밴드에 인증글을 올려야 합니다. 미인증 횟수에 따라 기존 참여금에서 차감되는 형태입니다. 부상은 참가자 150명 중에서 단 1명에게 출간의 기회를 주는 어마 무시한 상이 부여하기에 무조건 도전해보자! 저는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첫날 제출한 참가자들의 글들을 보며 어라? 글솜씨들이 모두 와.. 감탄하고 제목이랑 콘셉트 기획의도 등 과연 무명작가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단해 보였습니다. 대부분 브런치 작가분들이 신 것 같은데, 인기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포기 안 하고 저도 제 나름의 삶과 글을 써가며 ⏤ 최후의 1인이 되면 좋겠지만 ⏤ 스스로 100일간의 약속을 지켜보자는 게 더 커졌습니다. 이렇듯 내려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그래서 제 인생(취업) 관련 내려놓음을 실천해봐야겠습니다. 방치한다는 게 아니라,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스트레스받고 있을 마음에게 잠시 쉼을 주고 싶다는 뜻입니다.  


각설하고, 8월 23일 이후부터 하루에 한 개씩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 "내가 정해, 내 100일"을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잔 내리며 쓰기 시작하는 루틴이 자연스럽게 습관화되고 있어 괜스레 뿌듯하고 조금 오버하여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글감 소재는 무궁무진하지 않아 뭐든 돌아다니며 채집하는 성격인데 지난주 '바비'에 이어 이번에 '마이삭'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강제 집콕 생활을 이틀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약간 이번 글은 일기 형식의 글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뭐 어떻든 저의 일상도 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매주 하나씩 태풍이 올라올 수 있을까요? 이곳 사장님께 문의해보니, 원래 8-9월 제주도엔 태풍이 많은데 올해는 유독 잦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다른 측면으로는 다행입니다. 최근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COVID-19의 확진자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집콕 생활을 강제적으로 하게끔 해주니 말입니다. 아직도 이곳 금능과 협재해수욕장에서는 휴가를 즐기고 있는 가족과 연인들이 8월에 비하면 숫자는 확연히 줄어들었으나 그래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피서를 즐기고 있었는데,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 인생이니까요. 그런데도 불안함은 항상 있었습니다. 이틀간 마이삭으로 인해 무서울 줄 모르고 덤비고 있는 COVID-19야! Calm Down 해! 


그나저나 오전 하루 종일 비바람이 불고 있는, 이곳 제주도에서 홀로 방 안에서 창문 밖 너머 제주의 돌담집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강품이라도 저 돌들을 어떻게 쌓았길래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래도 돌챙이분들의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신기합니다 볼 때마다. 단 하나의 돌도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바람은 정말인지 나무들을 싸대기 치듯 엄청나게 비와 바람을 뿌리며 단 하나의 잎도 나뭇가지에 달리지 않게 해 주려는 모양입니다. 땅바닥엔 잎들이 널브러져 있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점점 보이기 시작합니다. "너희들이 무슨 죄가 있니. 지구를 아프게 한 인간들의 잘못이 크다. 그런데 벌은 너희들이 받고 있구나! 미안하다." 지금이야 오후 시간 대니 간헐적으로 놀라 창문을 보겠으나, 오늘 밤 태풍의 중심핵이 이곳 제주도를 지나간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잠이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맥주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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