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인문
정말 오래간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10월 9일 이후 글을 쓰는 거니까 거의 2개월 동안 쓰지 못했네요. 개인적인 사정이긴 하지만 제가 생각해도 너무 했네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느낌을 글로 쓰는 행복을 잠시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제가 하고자 했던 올해 독서의 목표는 <365권 읽기 프로젝트>였습니다. 제가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kdy3133)에서 해시태그를 올 1월 1일부터 사용했었죠. 이제 4일 남은 올해를 돌아보니 365권은커녕 근처도 가지 못했네요. 사실 출판사나 작가분들 또는 독립출판 관계자분들까지 여러 곳에서 협찬 요청이 있었고, 거기에다 의무감(?) 같은 게 생겨 억지로 읽다 보니 '책태기'가 생겨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다양한 책들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기에 달성하지 못했지만 죄책감이나 상실감은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진짜 제가 읽고 싶은 것들로만 읽음으로써 재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즐거움만 남아있습니다. 권수가 뭐가 중요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무지한 저에게는 권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독서의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으며 점점 읽다 보면 의식이 확장되는 나름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튼, 두 저리 떠들었네요. 그래도 올해 제가 읽고 괜찮았던 장르의 책을 두 번 나눠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선택에 의한 장르이며, 올해 출간 안된 책들도 더러 있을 겁니다. 첫 번째로는 소설과 인문(역사/예술) 그리고 여행으로 총 4권입니다. 물론 다들 아시는 책도 있을 것이고, 작가도 있을 겁니다.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겠죠?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 『채식주의자』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9년 전에 나온 책이며, 이제야 읽은 것도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한강'이라는 작가는 미안하지만, 수상작가가 아니었으면 어쩜 한 두 번 이름을 들어는 보았겠지만 책을 접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소설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소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또는 팩션 소설만 읽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읽고 나니 크게 한방을 맞은 듯한 느낌이다. 이 작가의 필체와 상상력은 서양의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고, 연작소설이 갖는 매력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작가가 맞아?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웠다. 확실한 건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마치 영화에 대한 평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읽다 보면 점점 말라 가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경험하고 싶다면 올해 가기 전에 읽어보시길
"역사를 아는 당신, 현재가 다르게 보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들어봤을 법한 그 이름. 심지어 각종 서점 사이트에서 올해의 책에 상위 랭크에 위치하고 있는 설민석. 유튜브나 <어쩌다 어른>, <무한도전> 등을 통해 '믿고 보는 설민석'이라고 학생부터 직장인, 학부모에게 일컬어지기까지 그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느꼈을 정도이다. 500페이지 이 한 권으로 조선의 총 27명의 왕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마치 우리가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읽다 보면 음성지원이 되는 신기한 경험까지 할 수 있다.
암흑의 시대에 불꽃처럼 치열한 삶을 살다가 화공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1916~1956 [개정판]을 읽다. 이중섭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우리나라 최고의 화가이자 국민화가가 아닐까 싶다(일명 '소를 그린 화가'로 유명) 1916년 출생(올해 탄생 100주년)으로 이 책(편지)들은 일본에 있는 그의 아내(이남덕)와 두 아들(태현, 태성)에게 보낸 내용이다. 년도가 나타내 주듯 우리나라가 가장 힘들고 여러웠던 시절. '분노한 소'를 통해 핍박받고 억압받는 우리 민족의 자화상을 그렸지만, 많은 편지글과 그림에서 묻어나는 이중섭의 삶과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다운) 그러나 그의 말년은 가난과 고독, 질병에 시달리며 쓸쓸하게 생을 마감(56년도 사망)했다. 그의 수많은 제작에 매진한 결과, 후대 우리 민족에게 많은 유산을 남겨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덕수궁에서 관람하였던 "이중섭, 백 년의 신화전(~2017.02.26)" 이 이젠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계속적으로 하고 있으니 시간이 허락하는 한 꼭 보러 가면 좋을 것 같다.
작년 7월경 출장 가기 전 인천공항 교통센터에서 전시회를 보았던 기억이나 메모해두었다 생각이 나서 구입한 '여행'책이었다. 아무래도 올해는 일 때문이 아닌 많은걸 느끼고, 눈에 담는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건 아닐까 싶다. '여행은 각자에게 다르게 기억한다고 말하는' 오재철, 정민아 그 남자 그 여자(돈이 아니라 꿈이 많은 부부)의 400여 일간의 세계여행 후 40곳을 소개(가이드북에 나오지 않는 미지의 장소들이 대다수)한 책으로 사진이 아주 예술이거니와 와 닿는 문구가 많아서 페이지를 넘기기 아까울 정도였다. 그리고 문득 지금 살아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직접 그 나라를 가보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사진으로 분위기라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미지의 세계를 전혀 몰랐던 과거 사람들보다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돌아서고 싶은 곳에서 딱 한 걸음 더 나아갔을 때부터가 진짜 여행이다."
출처 : https://www.instagram.com/kdy3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