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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 Dec 02. 2022

Easy Life

단편

Easy Life의 무심한 듯 나른한 목소리와 반복되는 트렌디한 비트와 해 질 녘의 노을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련한 멜로디가 잭의 외로운 산보를 동행했다. 비겁하게 키보드 자판 뒤에 숨어 사는 잭은 글을 나오지 않을 때마다, 눈앞에 이글거리는 하얀 백지장이 그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때마다, 헤드셋을 챙겨 실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거리로 나섰다. 잭은 글을 쓰고 싶어서 글을 쓴다기보다는 현실을 제대로 살지 못해 하는 수 없이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딱히 문학적 재능이 있지도 않았고, 남들에 비해 상상력이 뛰어나지도 못했으며, 위대한 예술가들이 가졌던 섬세한 감각을 갖지도 못했다. 그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을 버텨내기 위해, 고통스러운 결핍을 채울 방법을 찾기 위해 자신을 방안에 가두었을 뿐이었다. 그러한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돌아갈 길보다는 걷고 있는 방향의 길의 끝을 보는 게 더욱 가까워져 있을 때였다. 하지만 그동안 잭은 이 길 중간에서 여러 번 몸을 돌렸다.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일을 바삐 걸어온 그가 항상 제자리걸음이라 느끼는 이유이다. 이 길의 끝에 있는 무엇이 내가 기대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또는 나는 절대로 이 길의 끝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이 남아있지 않다는 절망, 갈림길 앞에서 잘못된 선택을 내리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 차라리 왔던 길을 되돌아가 내가 원래 있던, 내가 잘 아는 길을 따라 걷는 것이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의 발목에 족쇄를 채웠다.


여름을 밀어냈던 가을이 채 자리를 잡기 전에 겨울이 가을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직 두 계절은 공존했다. 해가 저물었을 때는 겨울이 큰 소리를 쳤고, 해가 하늘을 밝힐 때에는 가을이 큰 목소리를 냈다. 잭은 항상 이 두 계절의 목소리를 혼동하며 옷을 반대로 입었다. 얇게 입고 나간 날에는 낮이든 밤이든 겨울이 갑자기 튀어나와 그의 눈과 코를 울게 만들었고, 그렇게 된통 당한 기억에 두껍게 입고 나간 날에는 가을이 달래주겠다고 나와 그의 겨드랑이가 울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잘못된 선택 말이다. 그의 눈과 코와 겨드랑이 중 겨드랑이가 울기 시작했다. 오늘은 가을이라기보다는 초 봄 같은 날씨였다. 계절을 착각한 푸르고 노란 봄이 하얗고 창백한 겨울을 밀어내러 평소보다 일찍 얼굴을 들이 민 것 같은 느낌이었다. 햇살은 가늘었지만 온기가 느껴졌고, 바람은 포근한 이불처럼 천천히 날아와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지나갔다.


Easy Life를 밀어내고 자신의 귓구멍에 비집고 들어 온 FKJ의 노스텔직한 선율에 몸을 맡긴 잭은 어느새 주택 단지로 둘러싸인 곳에 위치한 작은 공원에 들어서 있었다.


잭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지나간 바람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들에 가 닿았다. 나뭇잎들이 바람을 반갑게 맞으며 함께 수줍은 춤을 출 때마다 가늘게 늘어진 햇살이 고개를 내밀었다. 잭은 햇살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지만 햇살의 눈길이 싫지만은 않았다. 광합성이 필요해. 잭은 생각했다. 그는 너튜브 영상에서 본 적이 있었다. 식물만 햇빛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인간 또한 햇빛을 통해 공급받는 영양소가 있다고. 그 영양소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항상 그랬다. 잭은 항상 새로운 지식들을 받아들였고, 감각적으로 그것들이 무엇인지 이해했지만 항상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려고 할 때면 중요한 내용이나 단어들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영양소의 이름 따위 말이다.


잭은 겨드랑이를 달래러 두꺼운 겉옷을 벗었다. 속에 입고 있던 회색 후드티의 양쪽 겨드랑이 부분에 잘라서 오려낸 듯 검은 구멍이 나 있었다. 주위에 높은 나무가 없어 햇살이 내려앉은 벤치가 보였다. 잭은 햇살의 옆에 앉아 햇살에게 뻔뻔하게 그 이름 모를 영양소를 요구했다. 햇살은 무조건 적인 사랑으로 가득한 어머니처럼 잭에게 이름 모를 영양소를 주었다. 아무 조건 없이 말이다. 자연은 항상 그래 왔다. 우리가 그들에게 그 어떤 몹쓸 짓을 하고 상처를 주든 간에 우리를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어루만져 주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한계는 있기에 마련이다. 무한한 어머니의 사랑 또한 끝이 있듯이 말이다. 있을 때 잘하자. 그 쉽지 않은 것을 해내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며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성취이지 않을까, 하고 잭은 생각했다. 잭은 옆에 앉은 따뜻한 햇살로부터 어머니의 온기를 느끼며 사랑과 아픔을 동시에 느꼈다. 아니, 그 두 단어는 동의어이지 않을까.


잭의 짧은 바짓단 아래 드러난 봉숭아 뼈가 미친 듯이 가려워 오기 시작했다. 그가 손을 가져가 긁자 따뜻하게 달아오른, 볼록 솟은 몽우리가 만져졌다. 웽. 웽. 헤드셋을 벗은 그의 귓가에 공습경보가 울려왔다. 그가 빠르게 손을 휘둘렀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볼 또한 미친 듯이 가려워 오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따뜻한 햇살의 온기와 함께 사랑을 노래하던 그의 가슴에 분노와 짜증이 밀려들었다. 이름 모를 영양소 따위가 가져온 건강의 증진 또한 순식간에 그를 덮친 스트레스로 인해 감퇴를 시작했다. 온몸이 가려워 오기 시작했다. 빠르게 벤치에서 일어나 온몸을 손으로 긁으며 걷기 시작한 잭의 얼굴에 오싹한 실의 감촉이 느껴졌다. 덫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자연의 사냥꾼의 섬뜩한 얼굴이 떠오른 잭은 혼비백산하며 공원을 빠져나왔다. 잭은 전신에 느껴지는 가려움과 소름을 씻어내려 마치 비누칠을 하듯 손으로 온몸 구석구석을 비벼댔다.


다시 회색 콘크리트 바닥에 발을 디딘 잭은 놀란 가슴을 달랬다. 그랬다. 그의 신체는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부드러운 토양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았다. 그의 신체는 차갑고 숨이 통과될 공간 없이 빽빽하게 들어찬 콘크리트 바닥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에게 자연은 그저 두렵고 불편한 존재일 뿐이었다. 태초의 인간은 자연을 경외하고 신성시했고 모든 공포와 기적의 근원이라 믿었다. 천둥이 치고 태풍이 날리면 인간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들의 죄를 고해하고 용서를 빌었다. 하늘이 맑고 날이 따듯하고 열매를 찾고 사냥에 성공하고 농사가 잘 되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사 기도를 올렸다. 숲을 생명의 근원이자 대지의 어머니로 섬겼고 물을 귀중히 여겼으며 자연으로부터 최소한의 것들만 취했다. 우리는 그저 거대하고 전능한 자연의 한 일부였다. 하지만 세상이 존재하고 그 어떤 종과도 비교 불가한 충족될 수 없는 욕구, 욕심을 가진 인간들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들과 자연을 이분해서 사고하기 시작하고, 단순히 자연에서 벗어나는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지배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마치 인간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자연의 압도적인 힘에 의해 억압되어 있던 자아를 분출해 내듯이, 자연을 상대로, 또 인간들 서로를 대상으로 그동안 숨겨두었던 폭력성과 파괴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들의 욕구를 충족해줄 파괴적인 폭력성은 그들을 지금의 이 콘크리트 바닥 위로 이끌었다. 아무리 환경단체들이 자연을 지키고 우리가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애원해도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자연의 품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된 우리들은 자연을 잊었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을 거닐며 안정을 되찾은 잭의 콧가에 짙은 커피 향이 와닿았다. 잭이 고개를 들어 향이 날아드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초록색 인어가 그를 유혹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잭은 짙은 커피 향과 매혹적인 인어의 눈길에 홀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이미 카페 의자에 앉아 하얀 세라믹 컵 안에 담긴 뜨겁고 거무죽죽한 액체를 입안에 넣은 채 음미하고 있었다. 커피의 온기와 함께 Bobby Vinton이 부르는 Blue Velvet의 나른한 트럼펫 연주 소리가 온몸에 퍼졌다. 역시 이 맛에 사는 거지. 잭은 오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볼륨을 더욱 높였다. 눈을 감았다. 혼란스러운 세상은 이미 그의 아득한 정신 뒤편으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 시각 소와 개, 돼지, 해달, 닭이 카페 앞에서 작당모의를 하는 중이었다. “더 이상 이 인간 놈들한테 당하고만 살 수 없어!” “더 이상 이놈들이 우리의 삶의 터전을 망치는 꼴을 지켜보고 만 있을 수 없어!” “더 이상 생명이 아닌 고기로 살아갈 수는 없어!” “본 때를 보여주자!” “우리도 목소리를 내야 해!” “우리 동지들을 위하여!” “우리 자식들의 미래를 위하여!” 이들은 각자의 검은색 배낭에서 대형 텀블러들을 하나 씩 꺼내 들어 서로의 텀블러를 부딪혔다. “위하여”


커피숍의 문이 열리며 다섯 마리의 동물들이 들어섰다. 그들은 텀블러를 높게 치켜들며 사람들과 바리스타들을 향해 당당히 말했다. “동물 해방! 자연보호! 대기업의 무차별적 환경 파괴를 규탄한다!”


“저희는 환경보호를 최우선 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요, 고객님들께 제공되는 물티슈나 빨대 등도 전부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답니다.” 매니저로 보이는 한 바리스타가 당당하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투와 제스처로 동물들을 진정시켰다.


“뭐야. 네가 말한 거랑 다르잖아. 아주 자연 친화적인 기업인 것 같은데?” 돼지가 소에게 고개를 돌리며 꿀꿀거렸다. 소가 눈을 느리게 껌뻑 거리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다른 곳으로 갈까?” 닭이 정신없이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다. 해달은 두 손으로 들고 있던 텀블러를 들어 자신의 배에 대고 여러 번 내리쳤다.


가장 뒤에 서있던 개가 이들을 밀치고 맨 앞으로 나섰다. “무슨 소리야! 또 이 인간들한테 속는 거야? 이 놈들은 겉과 속이 다른 놈들이야! 앞에서는 환경을 생각하는 척 행동하고 광고하지만 결국 그것도 전부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는 상술에 불과하다고! 저놈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말하면서 플라스틱으로 굿즈를 만들어 파는 놈들이라고. 환경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불편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자신들은 환경 포르노를 이용해 돈 벌 생각만 하는 아주 염치없는 것들이야!” 개가 그르렁대며 분노의 연설을 마치고는 텀블러를 높게 치켜들었다.


"그게 다가 아니야. 매장에서 사용하는 달걀은 우리 닭들을 작은 케이지 안에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밀집시켜 가두어 놓고는 그 케이지를 또 위로 잔뜩 겹쳐서 쌓아 공장 기계 돌리듯이 달걀을 뽑아낸다고. 밑에 케이지에 놓인 닭들은 윗 케이지에 있는 닭들의 오물을 그대로 다 쓴 채로 죽을 때까지 인간들을 위해 알만 낳는 거야." 흥분한 닭이 고개를 정신없이 돌려가며 꼬끼오거렸다.


“맞아. 닭이 말한 게 맞아." 개가 말했다.  우리가 한두 번 속는 것도 아니고.” 돼지가 꿀꿀댔다. “맞. 아. 맛. 아” 소가 느리게 눈을 껌뻑이며 음메 소리를 냈다. “맞아 맞아. 망할 인간들. 똑 속을 뻔했어!” “맞아. 이번에는 우리가 본 때를 보여주자!” 텀블러로 자신의 배를 내리치던 수달이 텀블러를 높게 치켜들었다. “그렇지.” 개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텀블러를 높게 치켜들었다.


“동물 해방! 자연보호!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환경 파괴를 규탄한다!” 동시에 텀블러 뚜껑을 돌려 열었다. 커피숍 전체를 지배하던 고상한 커피 냄새 사이로 역류하는 화장실 변기의 갈색 지옥 같은 끔찍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정확히 10초 후에 이곳을 자연 친화적인 냄새가 풍기도록 만들어 놓겠다! 나갈 사람들은 빨리 나가는 게 좋을 거야!” 개가 자신을 노려보는 사람들의 잔뜩 찡그린 얼굴을 보며 만족스러움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월월 짖었다.


같은 공간 안에 있으면서도 또 그렇지 않은 잭의 헤드폰에서 Charles Trenet의 La Mer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10!”  La mer qu’on voit danser. 사람들이 마치 종착역에 도착한 열차에서 급하게 내리듯 짐을 챙겨 커피숍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9!” Le long des golfes clairs. 커피숍 매니저가 손님들을 붙잡았다.


“8!” A des reflets d’argent. “가지 마세요! 제가 이 동물들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저를 믿고 자리에 남아주세요! 공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씩 더 드리겠습니다. 콜록, 콜록.”


“7!” La mer des reflets changeants. 말을 내뱉는 중간중간 코를 찌르는 짙은 갈색 지옥의 냄새를 버티지 못하고 기침을 해대던 매니저의 입에서 용오름이 솓아 나와 붙잡고 있던 손님의 얼굴을 뒤덮었다.


“6!” Sous la pluie. 손님이 비명을 질렀다. 돼지가 그 모습을 보고 꿀꿀거리며 웃었다.


“5!” La mer au ciel d’été confond ses blancs moutons. 정신없이 달려 나가던 과체중의 중년 여성이 바닥에 지도를 그린 매니저의 용오름을 밟았다.


“4!” Avec les anges si purs. 미끄러지던 중년 여자가 넘어지지 않으려 옆에 있던 키 작은 중년 남자의 머리카락을 잡았지만 마치 쓰레기통 위에 얹어놓은 뚜껑이 열리듯 활짝 열리며 민머리를 드러냈고, 중년 여자는 검은 털 뭉치를 손에 쥔 채 그대로 용오름 위로 털썩 주저앉았다. 닭이 흥분한 얼굴로 꼬끼오를 외쳤다.


“3!” La mer. 한 아이가 중년 남자의 반짝이는 머리를 보고는 웃기 시작했다. 기분이 상한 중년 남자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흥분한 해달이 높이 들고 있던 텀블러를 자신의 배로 내리쳤다.


“2!” Bergère d’azur, infinie. 해달의 텀블러 속에 가득 들어있던 갈색 지옥이 중년 남자의 매끈한 머리 위에 날아가 철썩하고 붙었다. 아이의 어머니도 함께 웃었다.


“1!” Voyez près des étangs ces grands roseaux mouillés. 물컹한 갈색 가발을 뒤집어쓴 중년 남자가 커피숍 건물 뒤쪽의 화장실로 달려가자 청소 아주머니가 대걸레로 그를 막아 세웠다.


“동물 해방!” Voyez ces oiseaux blancs et ces maison rouillées.


“발사!” La mer!


개의 신호에 맞추어 모든 동물들이 동시에 해달의 동작을 따라 했다. 갈색 지옥이 천장과 테이블 벽, 창문, 커피 컵, 커피 머신, 샌드위치, 계산대로 날아가 철썩하고 붙었다. 사람들의 사교 공간, 때로는 업무 공간, 독서실, 휴식 공간이, 변기가 역류한, 아무리 생리현상이 급한 사람이라도 문을 열었다 단말마의 욕을 내뱉고 그냥 나올 만한 지옥 같은 화장실로 변해 버렸다. 텀블러를 깨끗하게 비운 동물들이 다시 각자의 검은 가방을 열어 물총을 하나 씩 꺼내 들었다. 열심히 펌프질을 한 후 발사를 하자 노란 액체가 기다란 줄기를 이루며 뻗어나갔다. 아직 빠져나가지 못한 손님들과 바리스타들이 마치 테러범들이 난사하는 총알을 피하듯이 테이블 아래로 숨어 들어갔다. 갈색 지옥을 뒤집어쓴 커피숍 매니저는 실성한 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중년 남자는 노란 물줄기로 머리에 얹어진 갈색 지옥을 씻어내려 했지만 그 물줄기의 정체를 알게 된 그는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물총 마저 깨끗이 비운 동물들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봤다.


“동물 해방! 자연보호!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환경 파괴를 규탄한다!” 함께 구호를 외치고는 의기양양한 발걸음으로 커피숍을 떠났다.


똥과 오줌을 잔뜩 뒤집어쓴 잭이 씩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의 수첩을 꺼내 무언가를 적었다.

드디어 소재 발견! 동물해방전선! 똥, 오줌 테러!




FIN








EASY LIFE

FKJ

BOBBY VINTON - BLUE VELVET(1963)

CHARLES TRENET - LA MER(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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