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관하여>
나는 여름이 싫다.
누군가 나에게 4계절 중에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여름이라고 말할 것이다.
왜 여름이 싫은지 물어본다면 무수히 많은 이유를 들어볼 것도 없이 단 하나의 이유 , 더워서 싫다.
그렇게 따지면 겨울은 추워서 싫지 않으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겨울이라는 계절에 근거 없는
로망이 있기도 하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밖에 외출을 할 때만 중무장을 하고 나가면
어느 정도 견딜 만은 하나 이놈의 여름은 뭘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안에 가만히 누워있기만 할 뿐인에 온몸에서는 워터파크가 개장한 듯 땀이
주르륵 흐르고 습도까지 높아지기라도 하면 불쾌한 기분이 들어 짜증이 밀려오곤 한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서 근 몇년간은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바다로
또는 계곡으로 휴가를 즐기러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뉴스에서 많이 접하곤 했다.
나 역시 예전에는 여름이 되면 친구들과 바닷가나 계곡으로 가서 더위를 식히러 휴가를 떠난
경험이 있으나 이젠 몇시간이나 교통체증을 겪으며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리는 피서지에서 에너지를
더 이상 소진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서글픈 생각이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
너무너무 더워서 꿈쩍도 하기 싫은 한여름이면 집에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빵빵하게 틀어 놓고
방구석에서 수박을 먹으며 TV를 보는 것이 요즘 나의 여름 휴가가 되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데 굳이 돈을 써가며 사람들이 모여서 더 덥기만 한 곳에 가고 싶지는 않다.
물론 여름휴가라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해변에 가서 해수욕을 즐기고 야밤의 밤거리를 거니며 휴가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기엔 이제는 여름이 더워도 너무 덥다.
지구온난화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빙하가 녹고 그로 인해 해수면이 올라가고 무분별한 산림훼손이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불러 오고 그로 인해
또 다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어린 시절 , 시골 외할머니 댁 마당에는 꼬맹이 두명이 누울 만한 평상이 있었다.
여름방학이면 어머니를 따라 외할머니 댁으로 놀러를 가곤 했었는데 낮에 시골 개울가에서 실컷 놀다가
밤에는 그 평상에서 외할머니가 가져다 주신 수박을 먹으면 한 여름의 더위가 싹 가시곤 했다.
그 여름 나를 둘러싸고 있던 계절은 선선한 바람으로 더위를 식혀 주었고 평상위에서 은은한 냄새를
풍기던 모기향의 냄새에 취해 잠이 들곤 했다.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은 열대야. 1분이상 서 있을 수도 없을 만큼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무엇보다도 더위 때문에 무기력해지는 내 몸뚱아리 때문에 여름이 싫다.
겨울이 되면 또 춥다고 궁시렁거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여름이 어서 지나가기를 초복날에
여름에 관한 잡다한 생각을 끄적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