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지기의 책 이야기

<아몬드> -손원평-

by 꿈꾸는 글쓰니




가끔 생각이 나서 몇모금 들이마신 맥주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참지 못하고 핀 몇개비의 담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는 이 세상 누구보다고 엄마에게 소중한 아이였으나 점점 자랄수록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아이는...웃는 법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표정이 없었다.항상 무표정한 표정에 무덤덤한 말투의 아이.

엄마는 아이가 그렇게 된 것이 자신의 책임인 것 같았으나 단지 운이 없을 뿐이었다.

병원에서는 감정을 주관하는 부분인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가 일반인보다 작은 편이라고 하였다.

엄마와 할머니는 아이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아이에게 지속적인 훈련을 시켰다.

그럼에도 간혹 불안한 일들은 일어나기도 해서 아이가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으나 엄마와 할머니에겐

세상에서 제일 예쁜 괴물이었고 아이를 사랑했다.그렇게 엄마와 아이,할머니는 매일 특별하지 않지만

조마조마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따뜻한 크리스마스 저녁 ,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내로 외출을 나간 세 사람은

'오늘 누구든지 웃고 있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갈 것입니다.'라는 유서를 남긴 남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인해

할머니는 죽고 엄마는 의식불명이 된다.

아이는 그 남자가 왜 그랬는지, 어째서 사람들은 보고만 있었는지, 수많은 의문이 있었지만 그 어떤 물음에도

답을 찾지 못한 채 아이는 17살이 되었다.

아이의 이름은 선윤재.17살.부모를 잃은 아이.

이후 아이는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시한부 아내가 있는 어떤 아저씨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게 되고

그 일에 계기가 되어 곤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곤이는 윤재와 달리 누구보다도 감정이 풍부한 아이였다.

곤이를 통해 윤재는 한걸음씩 자신안의 무엇인가가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변화의 방식이 극단적이었을지언정 결국 윤재는 곤이와 친구가 되었고 감정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크기도,생긴 것도 꼭 아몬드 같다.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 '아미그달라' 라든지 '편도체' 라고

부르기도 한다.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들어온다.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감정이라는 단어도 ,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page.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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