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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만남은 운명입니다!

아이들의 눈에서 뜨거운 심장과 미래로 향하는 안목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만남은 운명입니다!

아이들의 눈에서 뜨거운 심장과 미래로 향하는 안목을 발견했습니다.


https://youtu.be/j-PRRlDbgq0


 우연히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한 관장님이 보내주신, 면담을 요청하는 내용입니다요지는 아이들이 내 책을 비롯해서 많은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하면서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수없이 많은 메일을 받지만 메일 내용을 보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글이었습니다글은 그 사람의 마음입니다. 글은 그 사람의 삶이 담긴 흔적이자 얼룩이며 무늬입니다. 글은 그래서 그 사람이 걸어가는 길입니다. 이정은 관장님의 막연한 소망이 간절한 희망으로 바뀌어 담긴 이메일에 무조건 아이들과의 만남을 약속했습니다.



어떤 사람이나 책과의 만남은 운명입니다.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우연히 만난 소중한 삶의 스승님이 오늘의 저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책을 열심히 읽었는지 포스트잇으로 밑줄 친 부분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표시를 보고 경이로운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어른도 제 책을 읽지 않습니다. 읽다가 어떤 분은 어렵다고 합니다. 그 책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는다는 사실은 정말 진실이었습니다. 



“생각하고 읽고 떠나는 경험은 인생을 더욱 단단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독학기사(讀學記思)입니다. 읽고 배우고 기록하며 생각하는 공부라서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을 넘어 ‘성숙’을 지향하는 공부모임입니다. 지름길을 찾아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는 효율 중심의 공부보다 천천히 자기 길을 찾아가면서 스스로 깨우치는 효과적인 공부가 바로 인생공부입니다. 공부는 머리로 책상에 앉아서 계산하는 정신노동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체험적으로 깨닫는 육체노동임을 제가 《공부는 망치다》에서 한결같이 강조한 주장입니다. 정확히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고 몸으로 실천하면서 운동도 겸하는 《체인지(體仁智)》의 전형이었습니다.


“경험이라는 반짝거리는 모래를 주머니마다 넣어오는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태풍 태 풍 태권도 이정은 관장님의 인솔 하에 10명의 아이들이 제가 공부하는 한양대학교 연구실에 찾아왔습니다. 저마다 읽으면서 손때 묻은 제 책을 듣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저에게 내밀어주었습니다. 독자와 작가가 만나는 감동적인 상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남의 주인공이 초등학교와 중학생이었다는 사실에 저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들과 질문도 주고받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에게 궁금했던 점이 많았는지 한 사람 한 사람 정성 들여 노트에 질문을 써갖고 와서 떨리는 마음을 물어보는 아이들의 마음은 진심과 진정성 그 자체였습니다. “교수님은 언제 가장 힘들었고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유학시절 경제적 여건에 풍족하지 못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아니라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일하는 주독야경(晝讀夜耕)했던 시절, 12시까지 아르바이트하고 5시까지 공부하다 9시에 일어나 다시 공부하는 생활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던 원동력은 체력이었습니다. 


91년부터 시작한 운동을 매일같이 하게 된 던 계기는 “뇌력도 체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밥 먹듯이 운동을 거듭하면서 건강한 몸과 강인한 체력을 갖춘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깨달음의 산물로 연말쯤에 《근력이 자본이다》라는 책도 출간될 예정입니다. 앎이 삶과 분리되지 않고 삶 속에서 앎을 만들고 그 산물로 글을 쓰고 책으로 엮어내는 삶은 그 자체가 또한 엄청난 앎의 여정입니다.


“성공한 인생을 살려면 청소년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때로는 잘못 탄 기차가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준다.” 파울로 코엘료가 한 말입니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세요. 몸으로 부딪힌 만큼 색다른 마주침을 얻고 그 마주침이 나에게 깨우침을 선물로 줍니다. 처음부터 올바른 길인지는 떠나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일단 기차를 타고 떠나보면 떠나기 전에 몰랐던 색다른 깨우침도 부산물로 다가옵니다. 떠남이 만남이 되는 이유입니다.



한계에 도전하면서 몸으로 깨닫는 깨우침이야말로 살아 숨 쉬는 교훈입니다. 당연 스트레스도 많이 받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사람보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당면하는 스트레스는 나중에 역경을 극복해서 경력으로 만드는 데 보약이 됩니다. 세상은 요리조리 잔머리 굴리는 사람보다 이리저리 몸을 쓰는 사람이 이끌어갑니다. 스트레스받은 영어, ‘Stressed’를 뒤집으면 정확히 ‘Desserts’가 되잖아요 ㅎㅎ 지금 고생(苦生)하는 사람이 나중에 더 높이 올라가는 고생(高生)하는 달콤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샛길로 새보고 옆길로 빠져봐야 틀 밖에서 뜻밖의 길(道)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길은 본래부터 내 앞에 있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낯선 방향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다 보면 내 뒤로 길이 생깁니다. 길은 앞에 있지 않고 뒤로 생긴다는 통찰은 우리들의 스승, 신영복 교수님께 배운 삶의 교훈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끝났다. 이제 새로운 길을 열어갈 때다.” 츠타야 서점 설립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말입니다. 누군가 걸어간 길은 길이 아닙니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고 가는 방법도 결정된 도로(道路)입니다. 


내가 걸어갈 갈 길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다 보면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습니다. 길을 잃어봐야 새로운 길이 또 다른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길을 잃어야 길을 찾아 나선다.” 영화, ‘산티아고’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책은 길을 알려주기보다 걸어가던 길을 잃게 만들어줍니다. 지금 가는 길 위에서 사색을 하고 성찰하게 만들어줌으로써 걸어가던 길에서 이탈하게 만들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책 속에는 길이 없습니다. 책을 덮고 일상으로 돌아와 나의 길을 찾아 걸어갈 때 비로소 길은 내 뒤로 생기기 시작합니다. 



"길 위에는 신분도 없고 귀천도 없다. 다만 길을 가는 자만이 있을 뿐."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말입니다.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면서 단련된 살기(基),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간 사람이 쓴 책을 독서하면서 기록하는 읽기(記)가 만나면 내 생각의 얼룩과 무늬를 직조해서 글짓기(機)가 시작됩니다. 살기(基)를 통해 구축한 나만의 기본(基本)과 읽으며 기록한 흔적, 읽기(記)를 융합, 글로 집을 짓는 글짓기(機)라는 고유한 베틀이 만들어집니다. 살기(基)+읽기(記)+짓기(機)가 만나면 이제 책을 쓸 수 있는 기회(機會)가 생깁니다. 책 쓰기(己)가 쓰기인 이유는 책은 저마다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자기(自己)다움을 드러내는 애쓰기이기 때문입니다. 살기(基)+읽기(記)+짓기(機), 3기(技)가 만나야 비로소 나를 드러내는 쓰기(己)로 갈 수 있습니다. 4기(四技)가 완성되는 순간 그 누구도 사기(詐欺)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사기(士氣)가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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