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새벽에 잠에서 깨듯
어둠 속에서 잠자는
나를 깨우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오만과 자만이 태만을 만나
교만에 빠지려는 순간,
낮은 자세로 겸손을 배우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찾았다고 생각했던 길 위에서
과연 내가 가고 싶은 길인지,
그 길 위에서 나를 발견하는 길인지를
성찰해보고 되새겨보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타성에 젖어 관성대로 살아가려는 습관에 저항하며
생각의 각질을 벗겨내고
낯선 생각을 잉태하기 위한 몸부림의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가던 길을 멈추고 매일 만나는 일상의 순간이
정체된 채 현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아니라
익숙함 속에서도 다르게 보기를 배우는 비상하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관념으로 흐르던 상념을 흔들어 깨우며
색다른 언어적 사유체계로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신념을 잉태하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언어적 점성에서 벗어나
어제와 다르게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동일한 생각도 격이 다르게
생각을 구조화시킨 인두 같은 문장을 만나는 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옳다고 믿는 신념체계도
틀에 박힌 고정관념 덩어리임을 일깨우고
내 생각도 틀릴 수 있음을 각성하는 통렬한 아픔의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세상은 나와 다른 세계에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나와 다른 삶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가면서 어제와 다르게 생활하려는 결단의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높이 올라가려는 노력만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 아니고
오히려 낮은 자세로 주변을 둘러보며
내 삶의 좌표를 점검하며 방향을 점검하는 자숙의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세상의 모든 일은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성취된 독립적 결과가 아니라
더불어 노력한 사회적 합작품 덕분이라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공동체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내가 직면하고 있는 난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도 가능하다는 점을 깨우치고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한 사람의 내공도
깊이 있게 단련하는 소중한 기회임을 배우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책 속으로 빠져듬과 동시에
책 밖으로 빠져나와
읽기 전의 나와 읽어가는 나,
그리고 다 읽은 내가 만나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인식의 깊이와 넓이가
얼마나 천박하고 미천한지를 통렬하게 깨닫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반성하며
배우고 익히는 자세와 태도를 가다듬는 시간이다.
나에게 책 읽는 시간은
지금까지 걸어오는 동안 만났던
수많은 인연을 연결하며 상상력을 배우고,
현재 걸어가고 있는 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태를
나만의 언어적 사유로 비판적 문제의식을 일깨우며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서
담담하게 내다보는 전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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