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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웠다. 그리고 아직도 당신에게 배우고 있다

사소한 일상에서 비상하는 사고의 씨앗을 배우

나는 배웠다그리고 아직도 당신에게 배우고 있다 


내가 찾는 ‘자기’는 ‘갑자기’ 온다는 걸

갑자기 깨닫고 아직도 그 자기에게서 자기다움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인생의 시기를 배우고 있다



흔들려봐야 뒤흔들 수 있다는 걸

흔들리고 나서 깨닫고 

아직도 흔들리는 가운데 뿌리가 깊어감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세상의 흔들림을 배우고 있다


시간의 두께가 의미의 무게를 만든다는 걸

시간을 붙잡고 하루 종일 물어본 다음에 깨닫고

시간이 의미를 잉태하도록 

눈도 깜짝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배우고 있다


‘무리’하면 ‘마무리’가 안 된다는 걸

무리수를 쓰다 유리수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일리 속에서 진리가 있음을 아직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무리수의 무의미함을 배우고 있다



‘뿌리’가 깊어야 ‘뿌리치지’ 못한다는 걸

얕게 뿌리를 내리다 큰코다친 다음

아래로 뻗은 뿌리의 깊이로 

위로 성장할 수 있는 높이를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뿌리의 깊이를 배우고 있다


모든 ‘명사(名士)’는 변신을 거듭하는 

‘동사(動詞)’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실력도 정체된 명사가 아니라 

부단히 변신을 거듭하는 동사임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배우고 있다


틀 밖의 ‘마주침’이 뜻밖의 ‘깨우침’을 낳는다는 걸 

오랜 뉘우침 끝에 배우고 있는 

당신에게 아직도 정문일침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걸림돌’과 ‘디딤돌’은 같은 돌이라는 사실을

걸림돌에 걸려 넘어진 다음 

디딤돌로 바꿔 사용하면 

지금의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음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시련 극복의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정상(頂上)’에 간 사람은 ‘정상(正常)’이 아님을 

시행착오 끝에 깨닫고 판단착오를 줄여나가는 

당신에게 아직도 경지에 이르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삶이 파란만장해야 

파란을 일으키는 문장을 쓸 수 있다고

글 쓰기 과정에서 파란 문장을 쓰는 법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삶이 곧 글이고 길이 됨을 배우고 있다



‘미완성(未完成)’이라야 ‘완성(完成)’을 꿈꿀 수 있음을

수많은 실패 덕분에 깨달으며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완성을 향하는 성공의 미덕을 배우고 있다


‘시작(始作)’하지 않으면 ‘시작(詩作)’도 할 수 없음을

시행착오 끝에 깨닫고 개발과 소발이든 무조건 쓰면서 배우는

당신에게 오늘도 글발을 아직도 배우고 있다


‘고수(高手)’는 고단한 삶으로 닦은 ‘고단수(高段數)’의 산물임을

숱한 고생 끝에 배우는 당신에게

‘고난(苦難)’이 깊을수록 

‘고난이도(高難易度)’ 기술을 개발하는

당신에게 아직도 난국을 돌파하는 도전 정신을 배우고 있다



돛단배에게는 ‘역풍’보다 ‘무풍’이 위험하다는 걸

파도치는 망망대해서 위기를 무릅쓰고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삶의 진정한 위기가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


‘필살기(必殺技)’는 저마다 발휘하는 

‘제각기’ 독특한 개인기임을 

철저한 ‘기본기’ 훈련 중에 깨달은 당신에게

아직도 나만의 독특한 재능을 계발하는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


‘진리(眞理)’는 된서리 맞고 탄생한 ‘일리(一理)’라는 사실을

시련과 역경 속에서 경력을 만들어가는 

당신에게 아직도 인생 역전의 원동력을 배우고 있다



차이를 ‘반복’해야 감동적인 ‘반전’이 시작될 수 있음을

지루한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하면서 위대한 성취를 꿈꾸는

당신에게 아직도 아픔 속에서 기쁨을 찾아내는 역전의 승부수를 배우고 있다


신체의 ‘신음(呻吟,身音)’만이 ‘믿음(信音)’을 낳는다는 사실을

극심한 고통 속에서 통증이 말해주는 의미에 비추어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신체성이 왜 한 사람이 정체성을 만들어가는지를 배우고 있다


오늘의 평범한 ‘보행’이 내일의 비범한 ‘행보’를 낳는다고

사소한 움직임도 무시하지 말고 관심을 갖고 관찰하라는

당신에게 아직도 결과보다 과정의 진실을 배우고 있다



오늘의 ‘발걸음(먹구름)’이 내일의 ‘밑거름’으로 쓰인다고

한 순간도 헛되지 보내지 말라고 충고하는 

당신에게 아직도 밑바닥 진실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생각만 해본 사람은 당해본 사람을 못 당한다는 

평범한 진리 속에서 

수동적으로 ‘사고(事故)’ 당하면 

능동적으로 ‘사고(思考)’하는 방법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행동이 통찰을 낳는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다


‘끌려가면’ 포로가 되지만 ‘끌리면’ 프로가 된다고

힘주어 말하며 포로에서 프로로 변신하는 

과정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당신에게

아직도 끌림의 매력을 배우고 있다



‘법’대로 안 되면 ‘방법’을 개발하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방법개발전문가가 되는 길을 배우고 있다


‘내버리면’ 쓰레기가 되지만 ‘써버리면’ 쓸 이야기가 된다며

쓰레기 속에서도 쓸 이야기를 찾는 방법을 배우는

당신에게 아직도 진정한 작가 정신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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