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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스피치(SPEECH) 전략

뒤흔들고 주목을 끈 다음 기대를 망가뜨리고 타성을 깨부숴라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스피치(SPEECH) 전략

뒤흔들고 주목을 끈 다음 기대를 망가뜨리고 타성을 깨부숴라


“내 삶이 나의 메시지다.” 간디의 말처럼 메시지(智)에는 삶을 통해 경험적으로 축적한 지혜가 담겨 있다. 그 사람의 메시지는 그 사람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메시지는 삶과 무관한 이미지(理美智)로 직조되지 않는다. 내가 살아본 삶의 우여곡절만큼 절박한 사람들에게 파란을 일으키는 파란만장한 문장으로 스피치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스피치는 ‘테크닉(technique)’의 문제가 아니라 ‘테크네(techne)’의 문제다. ‘테크네(techne)’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술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지식과 지혜, 숙련된 솜씨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테크네’를 ‘생산에 관계하는 합리적인 이성의 소유 상태‘라고 정의하며, 예술가의 창작 행위나 장인의 숙련된 기술처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인과관계를 이해하며 대상을 만들어내는 지식 체계이자 실제적인 능력을 뜻한다.


이에 반해 ‘테크닉(technique)’은 ‘테크네’에서 파생된 현대 영어 단어다. 주로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 기법, 또는 기술적인 측면을 지칭한다. 이는 주로 ‘어떻게(how to)’에 초점을 맞추며,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나 숙련된 방식을 의미한다. 어떤 일을 처리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절차에 중점을 둔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사용되는 실질적인 도구적 측면이 강하다. 결론적으로, ‘테크네’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 ‘지식과 기술이 결합된 총체적인 생산 능력’을 의미하며, 종종 철학적이고 본질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반면 ‘테크닉’은 ‘테크네’에서 파생되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에 중점을 둔다. 즉, ‘테크네’가 전체적인 ‘앎’과 ‘제작 능력’이라면, ‘테크닉’은 그 ‘앎’을 구현하는 ‘부분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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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는 기법이나 기교로 무장, 필요한 시기에 써먹는 기술적인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읽어내고 청중을 감동시켜 삶을 변화시키는 각성의 예술에 가까우며, 단기간의 훈련으로 연마해서 습득하는 기능적 전문성의 영역이라기보다 장기간의 자기 변신과 계발을 통해 꾸준히 체득해야 될 종합적인 예능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사람의 미덕을 쌓아나가는 본능적 욕망에 밀착되어 있다. 마음을 사로잡는 스피치를 해야 서로 잡을 수 있다. 즉 사로잡아야 서로 잡을 수 있다. 청중을 사로잡으려면 스피치(SPEEH)의 영어 이니셜을 따라가는 6가지 전략으로 전달해야 한다. 마음을 사로잡는 스피치(SPEEH)의 여섯 가지 철칙이 있다.


첫째, speech의 s는 steal, 즉 청중의 마음을 훔쳐서 뒤흔들어라.

둘째, speech의 p는 point, 즉 핵심 메시지를 제시해서 주목을 끌어라

셋째, Speech의 e는 empirical, 즉, 직접 겪어보고 경험적으로 깨달은 이야기를 말하라

넷째, speech의 또 다른 e는 extraordinary, 즉, 기대를 망가뜨려 뜻밖의 생각을 유도하라

다섯째, Speech의 c는 challenge, 즉, 타성을 흔들어 깨워라

여섯째, speech의 h는 hammer, 즉, 망치로 뒤통수를 치듯 화룡점정의 영감으로 마무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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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 Steal – 청중의 마음을 훔쳐서 뒤흔들어라


7-30초 법칙이라고 있다. 7초 만에 첫인상이 결정되고 30초 만에 강의가 재미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법칙이다. 첫인상이 7초 만에 약안 부정적이었어도 30초 만에 다시 두 번째 이미지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서 강의가 들을만한 내용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스피치 서두는 무조건 놀랍게 시작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한 다음 이 스피치를 끝까지 듣지 않으면 나만 손해 볼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줘야 한다. 스피치도 첫 시작에 청중의 관심을 끌어 마음을 훔쳐서 사로잡아야 서로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저는 강의를 시작할 때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깨는 서두 메시지를 구상한다. 예를 들면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를 소개합니다라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청중은 대학교수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미 어느 정도 스피치 내용을 예상하고 있다. “아 대학교수님이니까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이야기하겠구나”. “현실과 무관하거나 동떨어진 이야기를 관념적이거나 이론적으로 이야기하겠구나”와 같은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이런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 대학교수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째 어려운 이야기를 무척 어렵게 설명하는 평범한 교수, 둘째, 쉬운 이야기를 아무도 모르게 횡설수설하는 황당한 교수, 셋째,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설명하는 보기 드문 교수. 여러분 저는 오늘 어떤 유형의 교수로 여러분을 만날까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럼 대부분 보기 드문 교수로 스피치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어서 대학교수와 거지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첨언한다. 예를 들면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항사 뭔가 들고 다닌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작년에 한 말 또 한다. 되기는 어려운 데 되고 나면 밥은 먹고 산다. 항상 남한테 얻어먹고 산다. 이런 공통점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면 이제 대학교수에 대해 갖고 있었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깨고 강의에 집중할 마음가짐을 고쳐 먹는다.


이는 단순히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을 넘어, 청중의 기대를 망가뜨리고 고정관념을 뒤흔들어 아 이번 스피치는 뭔가 들어볼 만한 게 많다는 강인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교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뒤흔든 다음 청중의 마음을 훔쳐서 뒤흔들기 위해서는 스피치 ‘제목’이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제 목을 걸고 한 줄에 의미가 심장에 꽂히는 강력한 워딩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5살짜리 아이가 6주 만에 피아노를 완벽하게 치는 방법”처럼 새롭거나 놀랍거나 “진한 두유, 검은콩 식빵을 읽다”처럼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만들어 주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S대생은 중학교 3학년 때 무엇을 했을까?”처럼 궁금하거나 궁리하거나 《책 쓰기는 애쓰기다》처럼 “책 쓰기 책이 책 쓰기 기술을 알려주지 않는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부정하거나 과장하게 만든다. “눈이 침침한 50대만 보세요”처럼 지적하거나 호출하거나 또는 “조회수 5배 높아지는 글쓰기 5분 가이드”처럼 숫자로 말하거나 통계로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주목에 만드는 제목으로 청중의 듣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스피커는 초반 30초 내에 청중의 이성과 감성을 '강탈'하여 스피치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는 무관심의 장벽을 허물고, 청중이 스스로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강력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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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 Point – 핵심 메시지를 제시해서 주목을 끌어라


청중의 마음을 훔친 후에는 스피치 전체를 관통하는 명확하고 간결한 핵심 메시지를 제시해야 한다. 우선 전체 스피치 내용을 요약한 빅 메시지를 한 줄로 제시해야 한다. 한 줄로 승부수를 던져 청중의 마음을 훔치지 못하면 실패다. 영화나 드라마 대사를 인용하면서 자신의 스피치 주제와 연관시켜 도입부에 메시지를 던져도 임팩트가 높다. 예를 들면 넷플릭의 ‘돌풍’, 정수진 경제부총리의 대사를 인용한다. “정치는 산수가 아니야 수학이지. 변수도 있고 상대가 모르는 미지수도 있어.” 이 대사에서 ‘정치’를 ‘성공으로 바꿔서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성공은 산수가 아니야 수학이지. 변수도 있고 상대가 모르는 미지수도 있어.” 이런 대사를 창의적으로 표절한 다음 오늘 전달할 핵심 메시지는 성공은 배우는 게 아니라 익히는 것이다라는 빅 메시지를 제시한다. 성공에 이르는 길에는 무수한 변수와 미지수가 돌발적으로 작용하므로 누군가의 성공 비법은 나에게 편법으로 작용할 뿐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지도에는 나의 성장지도가 없는 이유를 넷플릭스 대사를 패러디해서 성공도 마찬가지임을 제시함으로써 성공에 이르는 최고의 단 한 가지 방법이 없음을 이해시키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핵심 메시지는 내가 스피치를 왜 들어야 하는지 단 한 가지 주제로 정리한 스피치 전체를 관통하는 한 가지 주제다.


인간의 인지 능력은 복잡한 정보보다는 명확하고 구조화된 정보를 선호한다. 핵심 메시지는 청중의 사고를 안내하는 등대와 같다. 하나의 스피치에 너무 많은 메시지가 담기면 청중은 길을 잃기 쉽다. 따라서'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질문 형식으로 제시하면서 두 가지 개념을 자연스럽게 비교해서 제시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예를 들면 “당신은 지금 침을 흘리며 변덕스럽게 흔들리는 추종자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땀을 흘리는 변화를 통해 세상을 뒤흔드는 추월자로 살아가고 있습니까?”처럼 침과 땀, 추종자와 추월자를 비교해서 생각해 보는 질문 형식의 핵심 문장을 제시한다. 이어서 후속적인 다음과 같은 후속질문을 던져 오늘 말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를 다양한 질문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만들어도 좋다. “당신은 지금 남의 성공 비법에서 편법을 찾고 있습니까? 아니면 땀 흘리며 창조한 나의 성공 비법으로 고유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추종자가 되어 소모품인 상품개발에 한 눈 팔고 있습니까? 아니면 추월자가 되어 소장품인 작품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지금 남의 인사이트(Insight)에 중독되어 인스턴트(Instant)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나의 인사이트(Insight)를 개발하려고 어제와 다른 마주침을 얻기 위한 아웃사이트(Outsight)를 추구하고 있습니까?” 결국 나만의 성장지도를 찾아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아웃사이트를 통해 인사이트를 개발하고, 그걸 기반으로 추월자가 되어 자기만의 작품개발에 몰두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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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 Empirical – 직접 겪어보고 경험적으로 깨달은 이야기를 말하라


추상적인 이론이나 통계보다는 연사 자신이 직접 겪고 체험하며 얻은 생생한 경험적 지식과 통찰을 공유해야 한다. 인간은 이야기에 반응하고, 특히 '진정성(authenticity)'에 공감한다. 경험적 깨달음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청중의 감성과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며, 공감을 통해 메시지를 내면화시키는 힘이 있다. 스피치는 본론에 들어가면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청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소위 ELOB 전략이다. 첫째 ‘E’는 Example & Episode, 즉 예를 들면 나는 이런 재미난 일을 통해 시행착오(施行錯誤)를 겪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글은 내가 겪어본 체험적 사례나 재미나 에피소드롤 소재로 시작하는 게 좋다. 6하원칙에 근거해서 과거에 겪었던 사건(事件)에 담긴 말 못 할 사연(事緣)이나 예기치 못하게 당한 사고(事故)를 통해 내 사고(思考)가 바뀐 경험을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예를 들면 결혼한 사람은 본인의 결혼이 사고인지 사건인지를 생각해 보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결혼에 이르게 되었는지 반추해 본다. 사건은 내가 의도적으로 일으킨 일이고 사고는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당한 일이다. 거기에 담긴 재미난 또는 아픈 사연이나 에피소드를 담아내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글이 된다. 시행착오를 경험할수록 판단착오는 줄어든다.


둘째 ‘L’은 Lessons & Leverage, 즉 내가 겪어보니 이런 걸 깨달았다는 교훈을 이야기한다. 똑같은 경험을 반복하지만 늘 경험은 스쳐 지나가는 흔적으로 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험을 통해 많은 깨우침을 얻는 사람이 있다. 사건과 사고 체험을 반추하는 가운데 내가 배운 인생의 교훈이 무엇인지 액 3가지 정도 적어보자. 경험을 매개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누군가에 경험은 소중한 배움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경험을 반복해도 아무런 배움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시행착오를 반복해도 배움을 얻지 못하고 동일한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내가 겪은 사건과 사고를 통해 배운 교훈을 구슬을 실에 꿰듯 한두 가지 배움의 주제로 정리해야 일이관지(一以貫之)의 배움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산만한 추억의 파편으로 날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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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O’는 Opinion & Outsight, 즉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 데라는 질문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도 배우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지혜다. 나의 경험은 내가 살아가면서 직접 몸으로 부딪쳐본 행동반경의 깊이와 넓이가 좌우한다. 자칫 나의 경험만 생각하면 좌정관천(坐井觀天)의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다. 나의 경험이 배움의 소중한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고집과 무지의 장본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니면 과거의 경험을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적용화려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어리석음에 빠질 수도 있다. 우자(愚者)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賢者)는 역사에서 배우는 이유다. 그해서 항상 나와 다른 세계에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어보면서 새로운 깨달음(他山之石)을 얻을 수도 있다.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에 접속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은 나와 다른 의견을 어떻게 제시하는지,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면서 나의 경험적 교훈을 되짚어보고 내 생각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 아니면 나와 다른 생각을 제시하는 반론을 인용하면서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가능성을 열어볼 수도 있다. 책을 읽지 않고 내 경험의 틀에 갇히면 위험해지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B’는 Benefits & Behavior, 즉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라는 질문을 통해 화룡점정(畵龍點睛)의 권고 사항이나 제언을 처방전 형태로 제시한다. 내가 직접 경험한 사건과 사고를 통해 배운 교훈을 기술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적 깨달음에 비추어 성찰했으면 이제 한 가지 결론이 남았다. 짧은 글이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실천적 지침이나 지금 당장 내가 활용할 처방전을 세 가지 정도 정리해서 제시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첫째, 너무 오랫동안 생각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나가서 실천해 보자. 방법을 미리 구상한 다음 실천하기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가운데 방법은 부각된다. 둘째, 너무 완벽하게 준비하다 시간 보내지 말고 어느 정도 준비되면 실천하면서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몸에 때만 낀다.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셋째, 혹시 잘 못 되지나 않을까 앉아서 고민이나 걱정만 하지 말고 두려움에 정면 도전해 보자. 두려운 대상은 없다. 두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두려운 대상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두려운 대상이 아니었음을 두려움에 도전해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 제언이나 권고 사항을 정리해서 던져주면서 글을 대미를 화룡점정하면 읽고 나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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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 Extraordinary – 기대를 망가뜨려 뜻밖의 생각을 유도하라


청중의 일반적인 예상이나 상식을 뒤엎는 방식으로 스피치를 전개하여, 그들이 새롭고 뜻밖의 관점을 얻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책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세바시 강연을 녹화할 때 첫마디를 로마 시대 정치 철학자, 키케로가 한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한 적이 있다. “세상이 타락했다. 잡것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책을 내려고 한다.” “잡것들이 아니고서야 누가 책을 내랴”라는 반전 메시지를 통해 초기 뜻밖의 그리고 이어서 허먼 멜빌, 프란츠 카프카, 너새니얼 호손, 찰스 디킨스, 바뤼흐 스피노자, 그리고 한국의 유영만 교수의 공통점을 물어보는 영상을 만든 적이 있다. 이 영상 도입부에 다섯 명의 공통점을 물어보는 질문을 던진 다음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이어서 한 사람씩 삶의 여정을 간단히 소개한다.


“1819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13세에 학업을 중단,

상점의 잔심부름, 농장일 등을 하다가

22세에 포경선의 선원이 되어 남태평양으로 떠납니다.

그는 포경선에서의 체험을 소설 『백경』으로 썼습니다.

그가 바로 허먼 멜빌입니다.”


“1883년 7월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죽기 2년 전까지

14년 동안 보험국의 관리로 근무했던 그는

거대한 조직 속에서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변신』과 『성』 등의 작품을 통해 그렸습니다.

그가 바로 프란츠 카프카입니다.”


“1804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태어나

35세에 우체국장이 되려다 실패하고 대신

세관에서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세관의 해묵은 서류철 사이에서

소설 『주홍글씨』를 창작합니다.

그가 바로 너새니얼 호손입니다.”


“1812년 영국 포츠머스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감옥에 갔던 12세 무렵부터

공장에 다니면서 불우한 아동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경험 덕분에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역작을 탄생시킵니다.

그가 바로 찰스 디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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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2년 유대인 혈통으로 태어났지만

신을 부정하고 유대교 교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24세에 파문당하고

유대교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됩니다.

그 후 렌즈 깎는 기술을 배운 뒤부터는 하숙집 다락방에서 은거하면서

렌즈갈이를 직업 삼아 극히 단순한 생활을 반복하다

1677년 44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사망하면서 《에티카》를 출간합니다.

그가 바로 바뤼흐 스피노자입니다.”


“1963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여의고

수렵, 어로, 채취, 농경생활을 즐기며 자연에서 놀다

수도전기공고에 입학, 전기용접 기능사 자격을 취득합니다.

일찍부터 음주와 방탕 생활로 무기정학을 맞는 삶의 위기를 맞지만

다행히 경기도 평택 화력발전소에서 2년간 근무하며

회색빛 청춘을 보내다 우연히 고시 체험생 수기집을 고시공부하러 대학에 갑니다.”


“하지만 고시공부가 인생을 행복의 목적지로 데려다줄 것 같지 않아서

고시공부하던 책을 달밤에 불사르는 분성갱유 사건을 감행한 후

오이가 피클로 바뀌는 혁명적인 독서로 습득한 개념과

산전수전 겪은 파란만장한 경험을 융복합,

지금까지 100권의 책을 쓰거나 번역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바로 한국의 유영만 교수입니다.”


“이들은 모두 과거의 어느 순간에는 모순과 절망의 깊이로 상처의 깊이를 잠재우는 삶의 예술화를 꿈꾸고, 노동의 괴로움 덕분에 사고의 높이를 구축하는 소설을 쓰며, 시련과 역경의 뒤안길에서 절치부심의 이불을 덮고 새벽을 맞이하는 시인이 되고 싶었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한 때는 ‘잡것들’이었지만 잡다한 고된 노동 경험을 감동의 경전으로 뒤바꾼 사람이고, ‘역경’을 뒤집어 색다른 ‘경력’으로 만든 ‘작가들’이며, 평범한 ‘보행’을 비범한 ‘행보’로 뒤바꾼 역전의 명수이자 ‘진저리’ 속에서 ‘진리’를 발견, 자신을 휘어잡는 본질적 욕망의 물줄기, 코나투스로 일생이론을 구축한 삶의 철학자들입니다.”


허먼 멜빌, 프란츠 카프카, 너새니얼 호손, 찰스 디킨스, 바뤼흐 스피노자, 그리고 한국의 유영만 교수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 시절 밑바닥 현장에서 고된 중노동 경험을 했던 잡것들이었지만 그런 고통스러운 경험을 창작의 재료나 글감으로 전환, 자기만의 고유한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들로 변신한 사람이라고 정리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사유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익숙하고 편안한 사고의 틀에 갇히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통찰은 '역발상'과 '틀 밖의 사고'에서 나온다. 예상을 벗어나는 이야기는 청중의 뇌를 자극하여 능동적으로 사고하게 만들고, 더 깊은 이해를 이끌어내는데 안성맞춤이다. 이는 정보 전달을 넘어 '사유의 지도를 바꾸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세계적인 동기부여 전문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 마지막으로 한국의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 사진을 보여준 다음,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면서 강의를 시작한다. 갑자기 청중이 주의를 집중하면서 고민하는 시간을 잠깐 준 다음, 다음 슬라이드 제목에 이렇게 써서 보여여 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 용접공”이라는 문장을 보여주면 왁자지껄하면서 갑자기 강의장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강의를 하러 온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가 용접공이었다고?”라는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이에 실제로 용접기능사 2급 자격증 사진을 보여주면서 과거의 공고 다니던 시절을 잠깐 언급하면 그 순간부터 초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왜냐하면 지금의 한양대학교 교수가 예전에는 용접공이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 사실을 확인도 할 겸 어떤 노력을 했길래 역경을 뒤집어 오늘의 대학교수 경력을 쌓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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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 Challenge – 타성을 흔들어 깨워라


기대를 망가뜨려 뜻밖의 생각에 빠뜨린 다음 스피치의 충격에서 더 이상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련 청중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통념을 뒤흔들거나 깨뜨리는 펀치를 날려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스피치를 이어간다. 정상(頂上)에 오른 사람은 정상(正常)입니까? 정상에 오른 사람은 비정상이다. 정상적인 높이뛰기 선수는 모두 앞으로 넘었다. 앞으로 넘는 사람들의 한계는 2m를 넘지 못하는 데 있다.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모든 정상적인 높이뛰기 선수는 앞으로 넘는 방식을 통해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했던 2m 벽을 넘으려고 했지만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넘으려고 시도하다 정상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도전하기 전에 한계를 두지 않고 한계에 도전하는 방법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상에 도전한 사람, 1968면 멕시코 올림픽 때 듣도 보도 못한 방법으로 뒤로 넘는 높이뛰기 선수가 나타났다. 그 사람이 바로 높이뛰기의 전설, 딕 포스 버리(Richard Douglas Dick Fosbury) 선수다. 그 사람 이름을 따서 지금은 포스베리 플롭 기법, 배면 뛰기가 높이뛰기의 상식이 되었다. 비정상이어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해 준 셈이다. 딕 포스베리가 처음으로 뒤로 넘었을 때 세상 사람들은 딕 포스베리를 가리켜 상식에 위배되는 몰상식한 사람이며 정상에 시비를 거는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상(頂上)에 오른 딕 포스베리는 분명히 정상(正常)이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비정상적인 생각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을 저지르고 당했을 때 비로소 잉태된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발상은 인간의 신체구조상 2m를 절대로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정상분포 곡선에 갇혀서 정상적인 사유와 상식, 그리고 타성과 고정관념에 얽매여 사는 사람이다. 딕 포스베리 선수 덕분에 인간의 높이뛰기 한계는 2m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딕 포스베리가 정상 정복에 도전한 방법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른 비정상적인 방법이었다. 정상에 가려면 비정상이어야 한다. 비정상만이 정상에 갈 수 있다. 정상에 가고 싶다면 정상적인 사람과 어울리면 안 된다. 정상적인 사람과 어울릴수록 정상에서 멀어진다. 비슷한 생각과 행동방식을 공유하는 정상적인 사람끼리 만날수록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없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통용되는 이유다. 누군가 정상을 벗어나는 이상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제기하면 그것도 아이디어냐고 비웃거나 비아냥거린다. 한 사람의 독특한 생각을 소속된 집단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정상적인 면접관이 많은 신입사원 후보생을 두고 면접을 본다. 대부분 정상적인 신입사원만 입사가 결정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면접관이 정상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사유를 즐기는 사람은 입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힘겹게 비정상적인 사람이 입사를 했다고 할지라도 회사 생활을 즐겁게 영위하는 데에는 많은 장애와 걸림돌이 기다릴 것이다. 다수의 정상적인 사람이 소수의 비정상적인 사유를 즐기는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청중이 현재의 안일함이나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행동하거나, 최소한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도록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타성을 흔들어 깨우는 Challenge 전략이 먹힐 수 있다. 인간은 변화에 대한 저항을 가지고 있으며, 익숙한 환경에 안주하려는 '타성'이 있다. 이 타성을 깨기 위해서는 명확한 도전과 함께 행동의 당위성을 제시해야 한다. '챌린지'는 단순한 설득을 넘어, 청중 내면에 잠재된 가능성을 일깨우고 행동을 촉구하는 강력한 '페이토스(pathos)'의 발현이다. 이는 스피커가 청중에게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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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H: Hammer – 망치로 뒤통수를 치듯 화룡점정의 영감으로 마무리하라


Speech의 ‘H’는 Hammer, 즉, 망치로 뒤통수를 치듯 화룡점정의 영감으로 마무리하는 단계다. 스피치의 마지막은 청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될 만한 강력하고 인상적인 메시지로 마무리해야 한다. 이는 스피치 전체의 핵심을 응축하고, 청중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선사하는 단계다. 인간의 기억은 ‘초두 효과(primacy effect)’와 ‘최신 효과(recency effect)’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시작과 끝은 스피치 전체의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해머’와 같은 마무리는 청중에게 강렬한 감동이나 깊은 깨달음을 남겨, 스피치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 메시지를 되새기게 한다. 이는 스피치의 메시지를 청중의 잠재의식 속에 '망치로 박아 넣는' 행위와 같다.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오늘 강의의 요점을 세 가지 정리하면서 청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마법의 숫자 3은 기억하기 가장 쉬운 숫자다. 그 세 가지 메시지는 가급적 강렬한 인상을 주는 촌철살인의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오늘 스피치는 다음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첫째, 행복은 추상 명사가 아니라 매일 행동하는 동사입니다.

둘째, 꿈은 밤에 꾸는 게 아니라 낮에 두 눈을 부릅뜨고 꾸는 것입니다.

셋째, 행복해지려면 매일 반복하는 ‘동사’를 바꾸세요.


더불어서 스피치의 결론은 무조건 영감을 주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로 정리해서 전달해야 한다. 영화 명대사나 명언을 인용해서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법도 있다. “관객에게 답을 주는 영화는 극장에서 끝날 것이다. 하지만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는 상영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한다. 그 순간 영화는 관객의 머릿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영화감독, 아쉬가르 파라디의 명언을 다음과 같이 바꿔서 스피치의 여운을 남길 수 있다. “청중에게 답을 주는 스피치는 강연장에서 끝날 것이다. 하지만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는 스피치는 강연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한다. 그 순간 스피치는 청중의 머릿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어서 화룡점정의 메시지로 스피치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 위해서는 스피치 내내 강조했던 몇 가지 핵심 주제나 주장을 IMPACT 있는 Concept으로 재정리해서 전달할 필요가 있다. IMPACT 단어의 영어 이니셜을 따라 의미심장한 화룡점점의 메시지는 다음 6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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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Innovative 뭔가 색달라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고

②Meaningful 의미가 심장에 꽂혀 한동안 말을 잊게 하며

③Persuasive 나도 모르게 끌려서 설득 당해 빠져버린 나머지

④Attractive 치명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⑤Critical 결정적인 한 방이 있어서 거절할 수 없는

⑥Turning Point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며 관심을 끄는 메시지여야 한다.


예를 들면 언어적 운율을 살려 기억에 오래 남게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메시지들이다. “시작(始作) 하지 않으면 시작(詩作)도 할 수 없습니다.” “수동적으로 사고(事故) 당하면 능동적으로 사고(思考)가 바뀝니다.” “직장 다닌다고 직장인이 자동적으로 장인이 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우리가 믿고 있는 신념이 통념임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어적 운율을 사용하며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던진다면 의미의 임팩트는 클 것이다. “기억하십시오. 신화 창조의 원동력은 뇌력이 아니라 바로 '체력'입니다! 운동하는 동안은 언제나 ‘동안(童顏)’입니다! 당신의 열정과 미래는 바로 당신의 몸에서 시작됩니다!”와 같은 강한 확신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화룡점정을 하는 또 다른 방법은 시적이고 은유적인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오늘 저는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불꽃 하나를 지폈을 뿐입니다. 이제 그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 거대한 불길로 키워나가는 것은, 오직 여러분의 '도전력'에 달려 있습니다. 한계는 한 게 없는 사람의 핑계입니다. 부디 그 핑계를 벗어나 위대한 도전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영감을 주며 행동을 촉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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