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와 추상명사 사이는 가슴과 머리 사이다
나와 함께 살아온 형용사와 추상명사
힘겨운 사투
지겨운 일상
불안한 하루
불확실한 내일
외면당한 부탁
응어리진 상처
불타는 분노
삭히는 서글픔
막연한 희망
깨끗한 절망
처참한 몰골
비참한 희망
음산한 욕망
허망한 목표
뒤틀린 활로
흔들린 경로
꾸준한 실패
험난한 실력
치열한 노고
치졸한 관계
안일한 불면
검푸른 불멸
차가운 침묵
무거운 항변
모호한 흉금
투명한 지금
담담한 다짐
덤덤한 실천
현란한 명분
가벼운 본분
익숙한 작별
즐거운 이별
길잃은 보행
길없는 행보
웃자란 관념
탈진한 의지
어려운 이해
가려운 오해
비루한 행동
고달픈 번뇌
침울한 고독
그리운 고생
속깊은 심지
속상한 마음
낮아진 자신감
높아진 자괴감
가득한 슬픔
시원한 아픔
막막한 허공
삭막한 성공
서늘한 질문
집요한 의문
지루한 반복
꿈꾸는 보루
마침내 반전
드디어 역전
오로지 한 길
오롯이 이 길
지나간 ‘우두커니’와
견뎠던 ‘멍하니’가
떠나는 ‘물끄러미’를 만나
‘와락’이라는 눈물을 쏟으며
한 마디 던진다
지금까지 전반전
지금부터 후반전
후반전이 반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