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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위기가 아닌 기회로!

청년기후긴급행동 운영위원 김동희 / 2021 기후정의 공감의 숲 캠페인

  기후위기와 관련된 발제문이나 기고문을 쓰려고 하면 항상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지기만 한다. 사실 이번 글도 써야지 하고 며칠간 생각했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생각이 나지는 않으면서 마음만 무거워져 꽤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그래서 내가 왜 기후위기라고만 하면 마음이 무거워질까 이번 기회에 생각해봤는데, 기후위기는 이름에서부터 나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어두운 미래를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생각해봤다. ‘과연 기후위기가 나에게 ‘위기’이기만 할까? 아니면 오히려 나에게 ‘기회’로 다가오지는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나니 나는 기후위기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나에게만큼은 기후위기가 ‘위기’가 아닌 ‘기회’였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아니 어떻게 기후위기가 기회일 수가 있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나의 삶이 기후위기를 통해 어떻게 변했는지 읽게 되면 생각이 바뀌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실 기후위기를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무기력함을 많이 느끼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열여덟 자퇴생이었다. 나는 18살 때 건강상의 이유로 자퇴를 한 뒤 내가 미래에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몰라 혼란을 느끼며 큰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우연한 기회로 지역의 한 환경운동가께서 하시는 기후위기 관련 강의를 듣게 되었다. 약 30분 간 진행된 강의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입고, 먹고, 사용하는 모든 것들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있고, 특히 이것이 지구 생태계와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는 내용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강의 말미에 당시 강의를 듣고 있던 나를 비롯한 여러 청소년들에게 강사님께서는 “너희들은 멸종위기종이야!”라고 하셨는데, 나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기후위기 또는 기후변화하면 해수면이 올라 고통받는 남태평양 투발루의 주민이나 북극의 빙하가 녹아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기후위기로 인해 내가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나는 그 강의를 듣고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으며, 그 당시 발생한 호주 산불을 지켜보면서 엄청난 공포에 시달렸다. 이와 더불어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만든 기성세대를 크게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내가 느끼는 무력감, 공포감, 그리고 원망을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을 만든 기성세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나는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지역의 환경단체에 가서 봉사 활동을 하고 비건의 삶을 사는 등의 실천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활동을 하며 살아가던 중 나는 지난여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무엇이라도 변화를 만들어 보고자 직접행동을 하는 ‘청년기후긴급행동’을 만났고, 이들과 함께 활동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의 동료들을 만나 활동하면서 나는 이들에게서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맞서 행동할 용기와 결단력을 익힐 수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무엇이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꿈과 희망이 없던 18살의 나는 기후위기를 접한 지 불과 2년 만에 기후환경운동가라는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즉, 기후위기는 나에게 위기가 아닌 변화의 ‘기회’였던 것이다. 


  우리도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분명한 위기이다. 따라서 기후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되 이를 ‘기회’로 삼아 우리 사회 체제 자체를 변화시키고 기후위기에 대응해 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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